MBC 화면 갈무리
MBC 화면 갈무리

 

[미디어파인=주도현의 연예 칼럼] 지난 10월 26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는 god 멤버 박준형(53)이 김구라(52)와 둘째 아이 문제로 웃음을 안겨 줬지만 다소 억지스러운 느낌을 지우기 힘들었다.

MC들이 “오늘 최초로 공개하는 깜짝 소식이 있다던데.”라며 화두를 던졌고 김구라는 “혹시 둘째 (아이) 가졌냐?”라고 박준형에게 물었다. 그러자 박준형은 “우리 나이에 둘째 소식은 어렵지 않냐?”라며 절대 그럴 리 없다는 식으로 대답했다. 그러자 김구라는 재혼 후 지난해 둘째로 딸을 얻었다.

박준형은 “(우리 나이에도) 어, 했네!”라고 말하자 김구라는 “박준형 부부가 워낙 사이가 좋아서 둘째 소식인 줄 알았다.”라고 말했다. 과연 이게 재미있는 상황일까? 박준형은 한국계 미국인이다. god 초창기 한국어가 짧아 매우 고생했다는 에피소드를 들려주고는 했다. 이게 과연 미국식 유머일까?

미국의 가수 겸 프로듀서 데이비드 포스터(72)는 34살 연하의 아내인 가수 캐서린 맥피(48)와의 사이에 생후 20개월 된 아들 레니를 두고 있다. 원로 배우 알 파치노(82)는 54살 연하의 여성 누어 알팔라(28)와 교제 중이다. 포스터는 70살 때 레니를 낳았다. 파치노가 알팔라와 손만 잡고 다니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 조상들은 중국의 영향으로 오래전부터 일상생활이나 문화에서 나이를 매우 중요하게 여겼다. 물론 환갑, 진갑 등을 기념한 데서 보듯 그리 오래 살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의학과 과학의 눈부신 발전으로 평균 수명이 늘었고, 그래서 노인들의 성생활이 자연스러운 화두나 화제가 될 정도이다.

예전 같으면 의미가 컸을 환갑잔치가 1990년대부터 머쓱해져 이제는 거의 보기 힘들 정도이다. 박준형의 ‘우리’라는 표현에서 보듯 김구라와 그의 나이 차이는 1년 2개월 정도이다. 50대 초반이면 보편타당한 남자의 경우 얼마든지 성생활이 가능하다. 심지어 그 나이에 늦둥이를 출산하는 여자도 있다.

물론 구한말만 하더라도 50대가 되면 할아버지였다. 특히 자외선 노출을 피하기 힘든 평민들은 더욱 빨리 늙었다. 그러나 그건 그야말로 ‘호랑이 담배 피우던’ 옛날이야기이다. 미국인 준 박은 아마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와 건강 상태가 아직도 19세기에 머물러 있는 줄 착각하는 듯하다. 아니면 유머 감각이 매우 둔하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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