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식박사

[신수식의 세상 읽기] 지금까지 우리 대한민국의 정치는 이런저런 정치적 이유로 인하여 자신들의 반대편에 서 있는 세력들에 대해 부정하고 치열하게 비난하고 비판하며 대립과 갈등을 전개해 왔으며 이로 인하여 결국 국론은 분열되고 국민은 정치를 외면하고 정치는 엉망이 되었다. 이런 와중에 최근에 여야 대표적인 정치인들이 우리 현대정치사에서 상징적이었던 정치인들의 묘소를 찾아 참배하는 모습을 보이며 역사니 통합이니를 외치며 자신의 지금까지 행동에 마치 반성을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해 정치권을 중심으로 언론 등에서 찬반으로 나뉘어 말들이 많다. 2015년 2월 14일 오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찾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했다. 이는 지난 1월 1일 신년을 맞아 김무성대표가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찾아 이승만 전 대통령, 박정희 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한 것의 연장 선상이라고 할 것인데 이날 오전 9시 30분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에 도착해 헌화하고 분향한 이후 수행한 인사들과 함께 묵념을 올렸다. 김무성대표는 방명록에 “망국병인 지역주의와 권위주의 타파를 위해 온몸을 던지셨던 서민 대통령께 경의를 표합니다. 참 멋있는 인생이셨습니다”라고 적었다고 한다. 짧은 대한민국헌정사에서 국정을 책임졌거나 주요한 역할을 행했던 상징적인 인물들에 대해 참배를 하는 행위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닐 것이며 어쩌면 필요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그 참배행위가 진정성도 책임성도 없는 그저 필요에 따라 그때그때 이용하는 정치적 수단이고 도구에 지나지 않는 정치적 쇼에 불과하다는 사실에 필자를 포함한 양식이 있는 우리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있고 심지어는 분노하게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당은 정치에 대한 이념이나 가치, 정책 등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정치적 이상을 실현하기 위하여 조직하는 정치집단이기에 과연 국가, 국민, 사회 등 공공정치를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가장 최선의 결과를 만들 수 있을 것인지를 두고 각각 정치적 이념, 가치, 정책이 다른 정치집단들이 모인 정치의 장에서 서로 치열하게 토론하고 협상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문제로 정치의 장은 언제나 복잡하고 시끄럽게 마련이다. 이를 나쁜 정치로 이야기하는 사람은 없다. 결론적으로 정치는 사적 이익을 추구하기 위하여 치열하게 논쟁하고 협상으로 타협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국가, 국민, 사회 등 공공적 이익을 위해 그렇게 치열하게 싸워야 한다는 것이다.

김무성 대표는 참배 후 기자들에게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망국병인 지역주의, 권위주의 타파를 위해 온몸을 던지셨던 서민 대통령이었기 때문에 그 점에 대해서 정치인으로서 존경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으며 "우리 사회가 너무 진영논리에 빠져서 정치권이 진영으로 나뉘어서 극한 대립을 해온 것은 잘못된 일"이라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함으로써 우리 정치가 서로 화해와 화합의 정치가 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도 말했다고 한다. 이에 더해서 김무성 대표는 "과거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참 많이 했던 사람"이라면서 "너무 잘 아는 사이였기 때문에, 그래서 거기에 대해 후회하는 마음이 상당히 있다"고도 강조했다고 한다. 그러나 김무성대표는 이미 지난 2012년 대선 때 많은 논란과 문제를 야기했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NLL(북방한계선) 포기 발언 논란과 관련한 비판에 대해서는 "정치적 소신에 대해서는 사과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그 문제와 이 문제는 다른 이야기"라고 말했다고 하는데 이에 대해 필자는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만약에 노무현전대통령뿐만 아니고 다른 어떤 국가통치권자, 정치인이든 아니 일반적인 국민 누가 되었든 간에 NLL를 포기했다면 우리 국민 단 한 명도 이를 인정하고 환영할 국민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NLL포기 문제는 주권의 문제며 영토의 문제인데 이 문제가 어찌 정치적 소신의 문제가 될 수가 있단 말인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참배정치에 대해 신뢰가 가지 않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일 것이다. 또한 예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바람이 불 때 '노무현이를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발언을 비롯하여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임기 중에도 반대를 위한 반대, 비판을 위한 비판을 일삼았으며 노무현대통령이 퇴임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NLL이니 뭐니 계속 태클을 걸어온 사람들의 중심에 있었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에 대해 스스로 공식적인 사과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러했던 사람이 이번 이완구 총리후보의 청문회에서 국민들의 비난과 함께 새누리당의 지지도가 크게 하락함과 동시에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가 국민화합을 목적으로 이승만 전대통령과 박정희 전대통령의 묘역에 참배함으로써 새정치연합의 지지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자 이에 위기감을 느끼고 자신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에 참배해서 마치 국민통합을 꿈꾸고 있다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싶은 정치적 쇼로 오해 받을 수 있는 행위였다고 생각되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새정치연합의 정청래 최고위원은 2월 14일 자신의 트위터에 경남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한 김 대표를 향해 “지난 대선 때 반말로 ‘노무현이가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포기했다’며 부산 유세장에서 증오와 저주의 허위사실을 유포하고선… 참 얼굴 두껍습니다”라고 적었으며 ‘김무성의 두 얼굴’이란 제목의 글을 올리며 “두 얼굴의 사나이는 대통령이 될 수 없다. 진정성 결핍증을 앓고 있는 양심불량자는 현직을 유지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같은 편인 박근혜 대통령도 노여워하시고”라고 덧붙였던 글을 두고 정치권과 언론이 갑론을박으로 시끄럽다. 특히 정청래 의원이 바로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문재인 대표를 겨냥한 '히틀러 참배' 발언에 지역구를 포함한 보수단체 회원들의 거센 반발이 일어나면서 더 시끄러워졌다. 그는 최근 한 언론인터뷰에서 박정희, 이승만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문재인 대표의 행보에 대해 '히틀러 참배'에 비유해 비난했는데 ‘독일이 유대인의 학살에 대해서 사과했다고 해서, 유대인이 그 학살현장이나 히틀러의 묘소에 가서 참배할 수 있나? 일본이 우리에게 사과했다고 해서 우리가 야스쿠니 신사에 가서 참배하고, 천황 묘소에 가서 절 할 수 있나? 아직 그 정도의 사과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런 행보는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 보수단체들이 집단으로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며 거세게 항의하고 나서며 대립되는 모습이다. 이상에서 언급한 정청래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해 우리 국민들은 동의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며 이와 반대로 인정하지 않고 분개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필자의 생각은 정청래 최고위원의 발언이 너무 과했느냐 아니면 그렇지 않고 정당한 발언이었느냐의 문제보다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진정성이 없는 그리고 필요에 따라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과 당리당략을 위한 정치의 일환으로 참배정치라는 행보를 가졌다는 것이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는 차원에서 필자를 비롯하여 국민들은 매우 불쾌한 것이다.

지금 우리 대한민국은 그 유구한 역사에서 가장 어려웠다고 평가했던 국난 중의 하나인 1997년 IMF때 보다도 더 어렵고 힘든 상황에 놓여 있는 오늘날의 현실이다. 이 어려운 상황을 국가적 차원에서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민대통합으로 국력을 총결집하여 각고의 노력을 해도 과연 극복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다는 것이 작금의 상황이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 대한민국 여야 정치인들은 국가의 위기감은 전혀 없고 오직 정치권력, 정치적 이익을 얻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을 뿐이니 이 어찌 통탄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우리 국민은 지금이라도 정치인들이 꼼수와 가식의 가면을 벗고 진정으로 국가, 국민을 위해 걱정하고 심각한 많은 우리 대한민국의 현안문제들의 해결을 위해 혼신으로 노력하는 정치인들의 모습으로 그리고 그러한 자신들의 본래의 자리로 돌아오길 바라고 있는 것을 알고 행동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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