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구 박사의 행복한 교육] 지난 3월 11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아이들이 받는 학업 스트레스가 UNICEF 조사 대상국가인 29개국중 가장 높다고 합니다. 학교생활 만족도는 말할 나위가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쉽지만, 이러한 상황이 우리 아이들이 처한 오늘의 현실이죠.

우리 어른들은 왜 아이들을 행복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하지 못하는 것일까요? 지금까지 수 많은 교육학자들도 아직까지 풀지 못하는 대한민국의 비정상적 사회적 현상에 대해서 교육에 대한 비전문가가 나서 의견을 피력한다고 해서 당장 해결 될 일은 아니지만 살면서 몇 가지 깨닫는 바를 함께 공유하며 지혜를 모아 중장기적으로 우리 아이들을 행복하게 공부시켰으면 하는 바람에서 몇 자 적어 보고자 합니다. 그 첫 번째 사례로 과외와 학원 학습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을 피력해 봅니다. 극히 주관적인 사견이니 맞다 그르다를 논하는 것 보다 어떤 관점이 우리 아이들에게 더욱 좋을 지에 대한 키워드를 공유하고 함께 나누었으면 합니다.

아이들에게 과외를 시키는 것은 매우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많은 부모님들이 과외 혹은 학원에서의 선행 학습이 아이들의 공부 능력을 향상시키리라 기대하지만, 안타깝게도 그것은 매우 극히 제한적인 경우에만 해당되는 사항이며, 대부분의 경우는 기대하는 바와 다른 결론을 얻게 됩니다.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는 없지만, 아이들에게 있어서 과외와 학원 학습의 기대효과는 초등학교나 중학교 저학년 정도에서의 쉬운 시험에서 약간의 효과를 볼 수 있겠지만, 결국 고등학생쯤 되면, 투자한 돈은 매몰비용으로 나가고 고생은 고생대로 하며 과외로 얻고자 하는 학습 능력에 대해서는 일말의 진보도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 반복되는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내 주변만 보아서 그런 걸까요?

도대체 왜 그런 것일까요? 자전거나 자동차의 운전 방법을 배울 때를 생각해보면 우리가 공부를 할 때와 그 원리 측면에서 조금은 유사한 공통점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비록 과외를 통해 이론적인 면을 모두 공부하였다 하더라도 실전에서 배운 지식을 바로 써 먹을 수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고 보아야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두뇌 속에 있는 지식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반드시 거쳐야 합니다. 이 과정이 바로 공부의 능력이 배양되는 시기이며 소위 중요하다고 하는 공부 과목들은 모두 이러한 연습을 거쳐야 합니다. 특히, 수학, 영어, 국어, 과학 등이 그러합니다. 그래서 학교 공부만으로도 사실은 제대로 공부하는 법을 알면 과외 없이도 교과 과정을 따라가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두에게는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과외는 한정된 시간에 많은 지식을 아이에게 전달해줘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이 일방적일 수 밖에 없으며, 과외 당시에는 아이들이 듣고 이해하더라도 실전에서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지식으로 습득 되기는 위와 같은 이유로 실상 매우 어렵게 됩니다. 사고의 능력을 키우는 것은 생각하는 힘에 의해 기초가 되는 것인데 과외는 특정 문제에 대해서 그렇게 심사숙고 할 시간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백 만 가지의 문제 유형을 모두 풀 수는 없는 일이며 그렇게 해서도 안 될 일입니다. 근본 원리를 깨닫고 이를 응용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곧 학습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며 이는 우리 아이들이 특정 원리와 개념 있는 문제를 충분히 심사숙고하고 고민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질 수 밖에 없으며 이것은 과외가 도저히 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초등학교에서는 공부가 즐겁고 친해지는 시기가 되어야 하고, 중학교는 고등 공부를 위한 내공을 길러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이를 위해서 실제 부모님들은 아이들의 행복한 공부를 위해서, 그리고 과외로 인한 매몰비용을 들지 않게 하려면 어떤 액션을 취하는 것이 좋을까요?

먼저, 매우 어렵겠지만 부모님 스스로 어떻게 하는 것이 아이들을 행복하게 하는 공부인 지를 연구하고 고민하고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만들어 보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아이가 행복해 지는 공부는 곧 부모님의 관심과 배려입니다. 공부를 하고 싶어하고 학교를 가고 싶어하도록 아이들을 제대로 관찰하고 이에 걸맞은 가이드를 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물론 바쁜 일상 속에 아이들 공부까지 챙겨야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지만 그러지 않고서는 아이에게서 행복한 학교생활, 즐거운 공부 생활을 누리는 것은 어느 정도는 포기해야 합니다. 아이들을 배려한다는 것에는 물론 공부로 경쟁하는 것, 심지어 대학을 보내지 않는 것도 포함되어야 합니다.

필자는 이러한 실험적 교육관(?)으로 두 아이를 키웠고, 그들은 지금 중학교 2학년, 고등학교 2학년이 되었습니다. 확실한 것은 이 두 아이들이 특목고를 가지도 않았고, 소위 하버드나 서울대를 우습게 갈 정도의 내공을 기른 것도 아니지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인 행복하고 즐거운 학교 생활에 대해서는 매우 동의하고 인정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고등학생인 아이가 최근 하는 말에서 저는 이 아이의 내공을 격려하고 믿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앞으로 대학 입시에 대해서는 절대 관여하지 마세요! 제가 다 알아서 할께요!”

그리고 필자를 비롯하여 부모님들이여, 우리 대부분은 하버드/예일대, 혹은 대학을 나오지 않고서도 이렇게 행복하게 잘 살고 있지 않나요?

[김승환 박사]
한양대 공대 기계공학사
충남대 대학원 법학석사 / 법학박사 수료

저작권자 © 미디어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