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희의 건강한 삶을 위해] 복부 때문에 고민이 늘어가는 분들을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다. 과식을 한 다음날 체중과 허리둘레의 증가는 피할 길이 없다. 체중계와 줄자로 하루를 시작하는 분들은 필자의 말에 공감할 것이다. 축적의 속도가 빠른 만큼 해소도 쉽지 않을까 라고 생각한다면 어느 정도 맞는 생각이다. 글리세롤과 분리되어 나온 유리지방산이 숨을 헐떡이는 유산소 형태의 운동을 통하여 에너지원으로 쓰일 수 있다면 모레 아침쯤 어제의 체중과 허리사이즈로 되돌아 갈 수 있다. 단, “오늘과 내일 식이와 운동을 잘 조절할 수 있다면”이란 단서가 붙는데 그것은 각자의 몫으로 남겨둘 수 밖 에 없다.

우리 몸이 지방을 축적하는 것은 먹을 것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과거에 살아남기 위해 진화한 인체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과거에 거두었던 성공시스템이 지금은 오히려 우리에게 비만해소라는 새로운 도전을 던져주고 있는 셈이다. 지난주에 이어 현재 비만율의 지표로 쓰이고 있는 인체의 체지방 비율에 대하여 좀 더 알아보자. 사람들은 자신의 몸이 타인의 눈에 어느 정도 사이즈로 보일 것인가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한다. 특히 여성의 경우는 날씬한 몸을 사람들이 자신을 판단하는 중요한 가치 기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한 달 후 있을 동창모임에 나가야 하는데 오랜 친구를 본다는 기쁨보다 자신의 체중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자신이 건강한가에 대한 관심보다도 타인의 눈에 비칠 자기 몸의 형태에 대하여 더욱 많은 걱정과 근심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체중의 적고 많음이 사람의 건강을 판단하는 척도는 될 수 없다. 그 사람의 키를 비롯하여 신체적 조건에 적합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건강한 삶을 영위함에 꼭 필요하다는 인식을 가진다면 그런 조바심에서 벗어날 수 있다.

최근 많은 사람들이 체중을 건강 또는 수명과 관련시키려는 시도를 하였고 그 결과, 비만과 질병 발생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무수히 많은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를 통하여 건강하게 체중을 줄여 나가는 것이 육체적 이득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긍정적 영향이 많다는 것이 밝혀졌다. 비만이나 과체중에 해당되어 체중 감량의 의지를 갖고 있는 사람들의 예를 들어보자. 이들이 건강 체중을 갖는 수준까지 감량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현재 체중에서 10%정도만 감량하게 되면 건강 및 자아존중감이 크게 향상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것은 과체중인 사람의 감량 노력이 그 자체로도 삶의 긍적적 요소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가장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인체의 체지방량을 측정하여 과체중 및 비만 등의 판정을 내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정확도가 높은 반면 일상에서 쉽게 쓰일 수 없는 연구용 등을 제외하면 일명 인바디라고 하는 생체전기저항분석법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지난 호에 잠깐 언급했지만 이는 다리와 팔에 미세한 전류를 흐르게 하여 신체저항을 측정한 후 돌아온 수치 값을 적용하여 체지방량을 추정하는 방식이다.

신체 내 수분은 전해질을 포함하고 있어 전류를 잘 통하므로 전기저항이 낮다. 반면에 지방은 수분함량이 적어 전류가 잘 통하지 않아 전기저항이 높은 편이다. 이와 같은 원리를 이용하여 신체 내 총수분량, 체지방량, 제지방량을 산출한다. BIA 방식이라고도 불리는 이 방법은 측정이 간편하고 재현도가 높으며 저렴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널리 사용되고 있다. 올해 4월4일 안산 상록수 보건소에서 시민들의 체지방량 무료검사를 시행한 바로 그 방법이기도 하다.

운동 전, 후 또는 수분 및 식사섭취량 등에 따라 측정치에 변동이 있을 수 있다. 심지어 손바닥에 화장품을 발랐다거나 급하게 뛰어온 직후에도 측정치가 달라지므로 수치에 너무 연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다이어트 전문가의 체지방율에 봉사자들의 호기심이 집중된 상황이다. 드디어 양말을 벗고 올라간 필자의 체지방율은 11.1%로서 대략 10∼20%사이를 정상범위로 볼 때 양호한 수치로 볼 수 있다. 주위에서 감탄사가 터져 나왔지만 전문가 입장에선 겨우 체면유지를 한 셈이다.

▲ 박창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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