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화의 지방체육회 이야기] '무(無)에서 유(有)’를 만들어가는 세종특별자치시 체육회(하)

정태화 한국체육언론인회 사무총장,l승인2015.04.10l수정2015.04.1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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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화의 지방체육회 이야기] 충청권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는 세종특별자치시(이하 세종시)는 동으론 충북 청주시, 서쪽은 충남 공주시, 남으론 대전광역시, 북쪽은 충남 천안시와 경계를 이루고 있다. 충남 연기군이 중심이 돼 충남 공주시 일부와 충북 청원군의 일부를 편입해 행정중심 도시인 세종시가 탄생한 것이다.

아직도 곳곳에서 건설이 한창 진행 중인 신도시는 금강을 중심으로 남북이 나뉘어져 있으며 강남에는 세종시청과 경찰서 등이 강북에는 서울에서 이전한 각종 중앙행정기관들이 들어서 있다.

초미니 조직…내실 다지면 발전 가능성 높아

2014년 연말을 기해 국무총리실을 비롯한 재경부, 문화체육부 등 각종 중앙행정기관들이 이전을 완료했지만 세종시는 아직 완전한 도시라기보다 반쪽 도시에 가깝다. 중앙행정기관에 근무하는 공무원들 상당수가 세종시로 이주하기보다 서울 등에 여전히 터전을 두고 출퇴근을 할 정도로 신도시 입주를 꺼리고 있는 탓이다.

이는 세종시의 행정구역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세종시는 아직까지 유일하게 시(市)가 없는 광역단체로 3개 동(洞), 1개 읍(邑), 9개 면(面)으로 이루어져 있다. 면적은 465㎢로 서울의 78%에 이르지만 인구는 겨우 16만 명에 불과하다. 굳이 비교할 필요도 없이 다른 중소도시의 시 규모다.

2020년 인구 60만 명을 목표로 하고 있을 만큼 아직은 제대로 행정수도라는 말이 어색하기만 하다. 이러한 세종시의 구성은 풍부한 인적 자원이 토대가 되어야 하는 세종특별자치시체육회(이하 세종시체육회․회장 이춘희 세종시장)의 가장 큰 약점이자 발전의 장애물인 셈이다.

이를 그대로 반영하듯 세종시체육회는 세종시의 유일한 읍(邑)인 조치원읍의 한편에 예전 파출소(현 지구대) 건물에 둥지를 틀고 있다. 명색은 총무팀, 운영팀, 훈련팀 등 3개 팀으로 나누어져 있으나 직원은 석원웅 사무처장을 포함해 모두 8명에 불과하다. 총무팀에만 팀장이 있을 뿐 운영팀이나 훈련팀에는 팀장조차 아직 없다.

기껏 3~4명이 근무하던 조그마한 읍의 파출소니 만큼 체육회 직원 8명이 근무하기엔 버거울 만큼 좁기만 하다. 각 경기단체들을 한데 모아 회의를 여는 것은 언감생심이고 방문객과 편안히 앉아 대화를 나눌 장소조차 없다.

체육회의 사정이 이럴진대 가맹경기단체 사정은 더욱 어렵다. 세종시체육회에는 정가맹단체 26개, 준가맹단체 2개 등 모두 28개 경기단체가 소속되어 있고 겨울종목은 컬링이 유일하다. 정가맹단체만 57개에 이르는 대한체육회의 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또한 이들 경기단체들은 대부분이 제대로 된 사무실조차 아직 가지지 못하고 있고 직원들도 거의 없다.

이처럼 모든 것이 부족하고 열악하지만 세종시체육회의 미래는 바로 지금부터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무(無)에서 바로 유(有)를 창조해야 하기에 지금부터 얼마만큼 튼튼한 주춧돌을 세우느냐에 따라 ‘행정수도다운 체육회’가 지어질 수도 있고 아니면 ‘만년 하위 체육회’에 머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세종시체육회는 직원들 대부분이 선수출신이란 점이 최대 강점이다. 어려운 환경에서 같은 지역에서 운동을 해 온 선후배들로 짜여 있어 현장 이해도가 높고 상호 협조도 잘 이루어지고 있다.

세종시체육회 최청락 이사(건국대학교 체육과 교수)는 “세종시체육회는 직원 8명이 28개 경기단체와 12개 읍면동 체육회를 모두 관리해야 하는 작은 조직이지만 체육회 업무를 모든 직원들이 공유함으로써 업무의 유기적인 협조가 잘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최대 강점이다.”고 서슴없이 자랑할 정도다.

시민과 함께 하는 명품 도시 구현을 비전으로 제시

세종시체육회는 모든 것이 부족하고 어려운 여건이면서도 출범 3년째를 맞는 올해 처음으로 ‘시민과 함께하는 명품도시 구현’을 정책 비전으로 제시하고 엘리트 체육 전략 육성, 경기단체 저변 확대, 시민 스포츠 활동 증진, 전국체전 성공 참가 등 4가지를 핵심과제로 선정했다.

아직 초보단계에 불과한 엘리트 체육 육성을 위해서는 스포츠 꿈나무 발굴과 종목별 우수 선수 육성으로 선수층을 강화하고 학교 스포츠 발전을 위한 체계적인 지원책을 마련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협회장기 등 종목별 대회 개최 지원 등 경기단체 활동 사업 지원을 통해 저변 확대에 적극 나서고 우수성적 입상 가능성을 갖춘 스포츠 인재를 발굴 육성해 체전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향후 향토의 스포츠 스타 배출을 통해 지역 홍보자원으로 활용하겠다는 장기 전략도 함께 세웠다.

또 소년체전이나 전국체전에 대비해 단순 참가에 치중하기보다는 메달 가능 및 고득점 종목을 우선 선발해 3월부터 체전에 대비한 강화 훈련을 실시하고 대학 실업팀 등 관외 지역 우수 팀 유치에도 힘을 쏟기로 했다.

즉 재정 여건 등 여러 가지 열악한 사정을 감안할 때 참가 종목을 늘이기보다 안정적인 메달이 기대되거나 새로운 도전이 가능한 종목을 선정하고 집중적으로 지원해 동기 부여와 함께 성과나 효과를 배가 시키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스포츠에 대한 시민의 이해도를 높이는 한편 세종시의 스포츠 가치 창출을 위해서는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세종시민체육대회의 성공적 개최와 읍면동 체육대회 및 한마음 행사 지원을 통해 시민 스포츠 활동 증진에도 체육회가 적극적으로 앞장서기로 했다.

특히 테니스 검도 궁도를 육성특화종목으로 선정해 세종시장기 송산검도대회, 조치원복숭아배전국테니스대회, 세종시장배전국궁도대회 등 전국규모대회를 열고 오는 9월에는 전국마라톤대회도 개최하는 등 세종시체육 저변 확대에 적극 나서고 대통령기(배) 등 전국규모대회 출전을 독려하기 위한 지원책도 마련해 놓았다.

한편 이와 함께 선수들이 안심하고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건전한 스포츠 환경 조성을 위해 초중고 선수 및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스포츠 인권 교육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계획이다.

스포츠 테마파크 건립이 최대의 과제

세종시체육회가 2015년을 맞아 나름대로 정책비전을 제시하고 4대 핵심과제를 선정했지만 다른 광역자치단체와 비교하면 사실 초보단계나 다름없다.

전국체전에 기껏 3번 참가했을 뿐이고 외국과의 체육교류도 한 적이 없으며 제대로 된 실업팀이나 대학팀도 없고 초, 중, 고에 이르기까지 저변은 거의 백지 상태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세종시체육회의 예산도 26억 여 원에 불과해 다른 광역시의 30%에도 미치지 못한다.

먼저 학교 운동부 현황을 보면 초등학교는 조치원대동초(육상 검도) 조치원명동초(테니스 수영) 전의초(씨름) 등 3개교밖에 되지 않는다. 중학교는 조치원중(검도) 조치원여중(테니스 육상) 부강중(태권도) 전의중(씨름) 연서중(레슬링) 등 초등학교와 같은 5개 교뿐이고 고등학교는 세종고(검도) 조치원여고(테니스) 세종하이텍고(세팍타크로) 한솔고(육상) 등 4개교다. 대학은 고려대와 홍익대의 세종캠퍼스, 대전카톨릭대 등 3개 교 가운데 고려대가 여자축구팀을 육성하고 있을 뿐이다.

행정기관들의 이전과 함께 한화그룹의 첨단소재 기업과 삼성전기, KCC 본사 등이 세종시로 이전해 과연 이들 기업들이 실업팀 창단에 어느 정도 적극성을 보여주느냐가 세종시체육회로서는 도약의 발판이 될 전망이다.

그야말로 초보 중에 왕초보 단계임을 증명하고 있지만 세종시 출범 첫해 총 311명에 불과하던 선수가 2013년 563명, 2014년 573명으로 조금씩이나마 증가하고 있다는 것에서 조금 위안은 삼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런 부족한 인적 인프라와 함께 최대 난제는 스포츠 시설 부족이다. 세종시가 된 옛날의 충남 연기군은 충남도민체전조차 개최하지 못할 만큼 스포츠 시설 인프라가 전무한 곳이었다. 이를 반영하듯 축구장이라고는 조치원생활체육공원과 전의생활체육공원에 들어선 2곳이 고작이고 실내체육관은 세종시민체육관 한 곳 뿐이다. 나머지는 대부분 면에 설치된 게이트볼, 족구, 국궁장 등이다. 즉 공설운동장조차 없는 곳이 바로 세종시인 셈이다. 이 바람에 전국체전에 출전하는 세종시 육상 대표 선수들은 400m 트랙이 있는 인근 공주시로 가서 훈련을 하는 촌극마저 벌어졌다.

세종시체육회 석원웅 사무처장은 “세종시 체육의 지속적인 성장 발전을 위해서는 인프라 구축이 우선으로 실업팀 창단 등 선수 육성책은 그 이후에 생각해야 할 일”이라며 스포츠테마파크 건설의 당위성을 역설하고 있다.

세종시는 금강의 하천부지에 종합운동장과 보조경기장, 그리고 실내체육관을 갖춘 종합체육시설을 갖추기로 하고 이미 부지로 확정해 놓고도 아직 기본 계획이나 설계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시설에 드는 엄청난 재원을 둘러싸고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일명 행복청)과 서로 이견을 보이고 있는 탓이다. 세종시는 공공필요성이 인정되는 체육시설 등 공공 문화체육시설의 설치 및 관리는 행복청의 업무인 만큼 국비로 체육시설을 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행복청은 세종시 전체인구를 고려해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하고 체육시설은 세종시가 추진해야 하는 사업이라고 맞서고 있어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문제가 무엇이던 간에 세종시의 스포츠가 업그레이드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특별자치시라는 명칭에 걸맞는 스포츠 인프라 구축이 선행되어야 되는 것만은 틀림없는 것 같다.

세종특별자치시체육회 이춘희 회장 인터뷰

“세종시는 체육에 대한 기본 골격이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세종시의 중․장기 체육진흥계획을 2016년까지 수립해 이를 토대로 단계적, 체계적으로 실행해 나가겠습니다.”

세종특별자치시체육회 이춘희 회장(세종특별자치시장)은 세종시의 체육이 기초 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라고 시인하면서 평생 체육의 근간이 되는 학교 체육의 활성화와 엘리트 체육의 균형 발전을 도모하기 하는 한편 다양한 계층의 모든 시민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체육 시설 인프라 구축에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중앙 부처 및 국책 기관의 이전 완료로 급속한 도시화가 이루어지면서 젊은 층 시민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스포츠 활동에 대한 열의와 욕구가 증대되고 있으나 이를 뒷받침할 인프라가 태부족”이라는 이 회장은 “시민들에게 다양한 스포츠 참여 기회와 수준 높은 전국대회 유치를 위해서는 종합운동장이 필수적이지만 전국 17개 광역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종합운동장이 없는 만큼 종합운동장의 조기 착공을 시정의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종합운동장 건립은 건립주체, 건립시기, 국비 확보 등과 관련해 이견이 있어 부지를 확보했으나 착공시기가 불투명한 만큼 우선은 시민들의 스포츠 욕구를 조금이나마 충족시키기 위해 내년부터 2018년까지 총 210억 원을 투입해 금강, 미호천의 하천변 부지를 이용한 스포츠공원과 축구장 야구장 파크골프장 테니스장 등을 갖춘 부강생활체육공원을 먼저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행정도시 건설로 신도시는 부동산 가격이 큰 폭으로 올라 체육시설 확충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한 이 회장은 국정의 3분의 2을 수행하는 행정도시의 위상에 걸맞게 스포츠 인프라 구축, 모든 시민이 스포츠 활동하기 좋은 건강도시, 스포츠를 통한 시민의 삶의 질이 우선시되는 스포츠 모범도시를 조성해 나가는데 온 정열을 쏟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승리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자세와 상대방보다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려고 노력하는 열정이 바로 스포츠가 갖는 진정한 매력”이라는 이 회장은 건강을 위해서라도 운동을 시작해야겠다고 다짐을 매번 하면서도 실질적인 행정수도 건설을 위해 시장이 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어 아직도 시작도 못하고 있다면서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 정태화 한국체육언론인회 사무총장

정태화 한국체육언론인회 사무총장,  전 서울신문 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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