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마의 세이보리 로그(Savory Log)] 많은 미국 언론에서는 맥도날드가 더이상 영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맥도날드의 전형화되고 시스템에서 찍어내는 생산, 판매 방식 및 매출은 성장하고 있는 기타 햄버거 브랜드들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고, 맥도날드의 실적도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맥도날드의 2014년도 실적보고를 보면 전년대비 매출 1% 감소, 영업이익 9%가 감소했고 방문고객수도 감소했다고 나오고 있다. 미국에서 현재 크게 대두하고 있는 식음료의 큰 트렌드는 로컬 푸드 및 건강한 음식에 대한 수요 증가와 콜라 대신 커피와 물로의 대체로 볼 수 있다. 햄버거 사업에서도 서부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한 인앤아웃, 서부의 신흥 강자 해빗버거, 동부의 자랑 파이브 가이즈, 뉴욕의 쉑쉑 등 지역을 기반으로 다양한 브랜드들이 자리를 잡고 성장하고 있다. 이 브랜드들의 가장 큰 공통점은 맛이다. 특히 해빗버거는 Consumer Report에서 인앤아웃을 근소한 차로 1위를 하면서 미국 내에서도 인기몰이를 단단히 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 이러한 브랜드들의 안정적이고 성장 지속적인 실적은 미국 내 트랜드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간과해서는 안될 부분이 하나 있다. 여전히 맥도날드는 미국 내 1위 브랜드이고, 꽤나 큰 격차로 2위를 따돌리고 있다는 점이다. 2013년 매출 기준으로 맥도날드는 358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 매출은 2위인 서브웨이(127억), 3위인 스타벅스(117억), 그리고 4위인 웬디스(87억)을 합쳐야 도달할 수 있는 꽤 격차 있는 수준이다. 여기서 알 수 있는 점은 맥도날드가 꽤나 거대한 공룡기업이고, 미국 시장을 여전히 주도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같은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에게는 꽤 친숙한 버거킹은 5위로 85억 수준이다. 단순 비교로 버거킹은 버거 비즈니스에서 3위이고 맥도날드의 매출은 4배 이상이다. 즉 절대우위의 브랜드 가치와 규모를 가지고 있는 맥도날드는 미래 성장 가치 확보를 위해 업계 2,3위 브랜드에 비해 우위를 지속하고 격차를 늘려나갈 수 있는 Leader’s Strategy가 현 시점에서 더욱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스타벅스의 커피가 미국의 표준이 된 시점부터 맥도날드는 새로운 전략을 진행하고 있었다. 스타벅스는 커피라는 매개체를 통해 휴식의 공간, 커뮤니케이션의 공간과 먹는 즐거움의 융합을 이루어낸 브랜드이다. 당시 연 평균 4% 이상 성장하고 있던 시장이었고, Occasion(하루 식사와 간식이 이루어지는 24시간 내의 기회요소)에서 아침, 점심 이후, 저녁시간을 아우를 수 있는 새로운 블루오션임이 틀림없었다. 커피와 어울릴만한 빵류와 사이드까지 개발된다면 맥도날드의 강점과 함께 안정적인 시장 진출이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이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름은 맥카페(Mc Cafe) 그리고 경쟁사들보다 20~60% 정도 저렴한 가격 책정, 새로운 인테리어와 분리된 맥카페 전용 부스 등으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번에는 1948년부터 현재까지 70여년 동안 항상 1등의 자리에 있었고, 패스트푸드 나아가 QSR(Quick Service Restaurant: 재료를 미리 조리해놓고 주문이 오면 조립하여 제공하는 형태의 모든 프랜차이즈의 통칭)에서도 최고의 자리에 있을 수 있었던 맥도날드에 대해 조명해보도록 하겠다.

1. SOS(Speed Of Service)

우리가 식당에서 가서 가장 먼저 기분이 좋아지는 단계는 어디일까? 주문한 음식이 테이블에 세팅이 될때? 아니면 한 입 먹었을 때 본인의 입맛을 충족시킬 때? 필자의 생각은 주문한 음식이 빨리 나왔을 때 일 것이다. 기다리는 시간 없이 바로 먹을 수 있다는 것은 생각보다 중요하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30분을 기다리게 한다면 실망을 하고 말 것이다. 맥도날드나 버거킹 같은 프랜차이즈는 그 시간을 3분 내(현재는 약 2분 30초)로 규정한다. 이 시간은 고객이 카운터 앞에 와서 주문을 하고 제품을 제공받는 시간까지를 말한다. 그리고 이것은 중요한 KPI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 SOS는 회사에 어떠한 임팩트를 가지고 있길래 MBO의 KPI로 되어있을까? 만약 고객만족의 극대화라는 생각을 한다면 아래 내용에 대해 실망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1인당 생산량을 극대화할 수 있다. 세트 하나에 5,000원이라고 가정할 경우 SOS가 5분이라면 시간당 60,000원의 매출이 발생한다. 반면 SOS가 3분이면 100,000원의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다. SOS를 단축함으로써 매출이 67%가 상승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1948년부터 발전한 맥도날드의 SOS 시스템은 일하는 직원의 동선까지도 고려하여 SOS의 고민을 시작했기 때문에 SOS는 곧 맥도날드의 생명이라고 할 수 있다. 맥도날드가 버거킹과 같은 직화구이를 검토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직화구이를 통한 제품 제공 시간이 맥도날드의 현 시스템보다 느렸기 때문에 진행하지 않았다고 알고 있다.

카운터 서비스 개선 관점에서 보았을 때 웃는 얼굴, 친근함, 고객에 대한 관심같은 요소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지만, 맥도날드는 위 요소에 집중하는 대신 본질적 개선을 다루는데 더 집중을 하였다. 왜냐하면 두번쨰 이유이기도 한, 친근함은 제품을 구매하는 데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고, 다양한 접객 서비스를 카운터 앞에서 실시한다고 하여 5,000원(세트 하나 가격)이 2~3배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매출이 떨어질 확률이 높다. 마지막으로 서비스 속도가 빨라진다면 고객은 서비스의 품질이 좋아졌다고 느낀다는 점이다.

2. 아름다운 가격 1달러 버거

맥도날드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일까? 빠른 서비스도 좋지만, 무엇보다 저렴한 가격이 아닐까? 분명 내 주머니에서 나가는 적은 돈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존재일 것이다. 맥도날드가 1948년 태어날 때 맥도날드 형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저렴한 가격와 빠른 스피드, 그리고 많은 물량이었다. 이것을 실현하기 위해 당시 서비스 전형이었던 드라이브인 과 Carhop(드라이브인 식당에서 웨이터. 주문한 식사를 차량까지 가져다 주는 역할을 함)을 적용하지 않았다. 유지관리비를 줄이는 대신, 햄버거, 후렌치후라이, 소프트드링크 등의 메뉴를 1~2다임(10센트)에 판매했다. 고객이 머리속에 저렴하다는 인상을 남기기 위해 잔돈은 항상 다임으로 준비를 하고, 심지어 다임을 아침마다 깨끗이 닦아 윤이 나도록 했다. (매장을 리뉴얼 하면서 10센트의 햄버거는 15센트로 바뀐다.)

운영적 측면에서 박리다매 형태의 레스토랑은 저렴한 가격으로 매장을 운영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많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어야 하고, 많은 물량이 필요하다. 맥도날드 형제는 기존에 서빙을 해주는 웨이터 21명을 해고하고, 카운터와 카운터 앞 창문을 만들어 주문을 받고 바로 뒤에서 햄버거 등을 제공하는 시스템을 개발하였다. 나아가 제공속도를 높이기 위해 주방의 동선을 바닥에 그려가면서 주방 구조를 수정하고 최적화시키는 노력도 한 몪을 했다. 그리고 숙련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직원들에게 다른 업무를 맡기지 않았다. 당시에 기본적으로 3명의 그릴만 담당하는 사람, 2명의 밀크 쉐이크 전담자, 2명의 후렌치 후라이 전문가, 2명의 드레서(제품을 조립하고 싸는 업무를 담당), 마지막으로 3명의 카운터가 각각의 업무만을 수행하였다. 여담으로 2명의 밀크 쉐이크가 관리하던 밀크쉐이크 기기는 8대였고, 나중에 밀크쉐이크 머신을 판매하러 온 영업사원이 바로 맥도날드라는 브랜드를 창시한 레이크록이라는 점이다.

맥도날드 전략은 현재에도 크게 차이가 없다. 저렴한 가격에 만족할만한 제품의 품질을 빠른 시간에 제공하는 것이다. 필자가 몇 번 언급했지만 박리다매 생태계 구축이 가능하다면 그 시장에서 독점적 위치를 가지는 것이 가능하다. 유니클로, 맥도날드는 매우 유사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엄청난 구매력, 경쟁자들의 도전을 무위로 만드는 가격 경쟁력, 그리고 고객을 만족시키는 기능적 요소가 바로 그러할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가치소비라는 키워드가 큰 유행이다. 본인이 가치있게 생각하는 제품에 대해서는 최고를 추구하지만, 일상적인 소비 형태에서는 가격민감도가 높고 저렴한 것을 찾는 현상을 말한다. 이러한 현상이 장기화된다면 맥도날드, 유니클로와 같은 브랜드는 더욱 고속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3. 맥도날드의 위생은 전세계 프랜차이즈의 표준이다.

프랜차이즈의 위생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첫번째는 매장의 위생, 두번째는 제조공장의 위생이다. 필자는 버거킹에 입사하기 전까지 패스트푸드점에 근처에 가지 않았다. 정크푸드, 비위생, 닭머리 패티, 카운터 서비스 문제 등 매장에 대한 실로 다양한 루머들이 내 고정관념이 되버렸기 때문이다. 그런 중 KFC와 버거킹 매니저 교육을 각 한 달 반씩 받았고, 결과는 매우 충격적이었다. 매우 더러울줄 알았던 주방은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각 주방의 위치와 제품의 보관시간은 모두 관리가 되고 있었고, 품질 또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유지되고 있었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이러한 위생 관리는 맥도날드 창업자인 레이크록에 의해 널리 전파되었고, 식음료 업계의 위생 수준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필자가 단언하건데 맥도날드, 버거킹과 같은 패스트푸드 시스템에서 관리되는 위생 수준을 따라올 수 있는 곳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를 들면 양상추는 개봉과 동시에 4시간이 지나면 무조건 폐기를 해야한다. 구워진 패티는 짧게는 30분 길게는 45분이 지나면 버려야 한다. 그리고 각 매장을 돌면서 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업무 담당자가 별도로 존재한다.

우리나라의 공장들은 불과 10년전만 해도 HACCP나 ISO와 같은 인증부문에서 매우 약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정부에서 요구하는 HACCP 기준에 맞추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였고, 이제는 HACCP가 법적 기준이 되었기 떄문에 많은 곳이 부합하고 있다. 필자가 주기적으로 기존 공장 실사 및 신규 공장 평가를 위한 실사에 참석해서 보았을 때 공장은 크게 두 분류로 나눌 수 있었다. 외국 프랜차이즈들을 대상으로 거래를 하는 공장과 아닌 공장이 바로 그것이다. 그렇지 않은 공장은 위생에 대한 개념이 매우 약하였고 공정, 절차, 기록, 관리 등에 대해 약점이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필자도 공장 실사에 대해 외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이력이 있는지에 대한 것이 매우 중요한 척도 중 하나였다. 다행이 이제는 많은 곳이 높은 수준으로 운영, 관리되고 있지만 여전히 그렇지 않은 곳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4 마치며

미국 기업의 흥망성쇠는 10년 앞을 알지 못하는 곳이지만, 맥도날드는 1948년부터 70여년간 미국의 프랜차이즈 비즈니스를 개발하고 발달시킨 장본인이다. 맥도날드의 성장과 함께 성장한 미국내 비상장 기업들도 상당하다. 그건 바로 맥도날드의 동반성장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맥도날드의 지속적인 성장이 없었다면 식음료 비즈니스 성장도 없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맥도날드를 악의 축으로 표현하는 곳이 많지만, 글로벌 시대에 우리가 배워야할 그리고 배워야만 하는 분명한 것이 있다. 단순히 위에서 언급한 제공 속도, 가격, 위생 뿐만이 아닌 그 이상의 것들이 맥도날드는 존재한다. 맥도날드가 현재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재도약 하여 새로운 지표를 제시할 수 있는 브랜드가 되길 바란다.

[마케터 윤현탁]
버거킹 마케팅팀 프로덕트 매니저/브랜드 매니저
한솥 마케팅팀 커뮤니케이션 파트 과장
현) 한국하인즈 마케팅팀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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