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화의 지방체육회 이야기] 땀과 열정으로 하나 되는 희망 충북 체육 (하)

정태화 한국체육언론인회 사무총장l승인2015.06.22l수정2015.06.23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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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화의 지방체육회 이야기] 청주시, 충주시, 제천시 등 3개 시(市)와 진천군 등 8개 군(郡)으로 이루어진 충청북도(이하 충북)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바다를 끼지 않고 있는 내륙도다. 이 덕분인지 폭설이나 폭우 등 자연재해가 거의 없는 지역으로 유명하다. 충주와 청주의 첫 글자에서 유래한 충청도가 모두 충북에 몰려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청주시와 충주시, 바로 충북의 대표적인 두 도시이자 충북 체육의 중심이다. 그리고 서로를 이끌어 주는 선의의 라이벌이기도 하다.

12년 만에 통합 청주시에서 열리는 충북도민체전
우리나라 엘리트 스포츠가 지방 스포츠를 토대로 발전해 왔다면 지방 스포츠는 시․ 군(市․ 郡)으로부터 자양분을 공급받는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시․ 군에서 육성하는 스포츠는 우리나라 엘리트 스포츠의 세포조직이자 젖줄이나 다름없다. 시․ 도(市․ 道) 체육회가 주최하는 도민(시민)체전이 언론의 주목을 끌지는 못하지만 전국체전 못지않은 의미를 지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충북체육회가 오는 7월 2일부터 4일까지 11개 시군 4,500여 명의 선수단이 참가해 청주시 일원에서 열리는 제54회 충북도민체육대회에 쏟고 있는 정성은 지극하다.

충북은 지금까지 도민체전을 청주를 제외한 다른 10개 시군에서만 개최해 왔다. 청주보다 뒤 떨어진 다른 시군들의 균형적인 체육발전을 위한 배려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2002년 이후 13년 만에 청주시에서 열리게 됐다.

청주시는 2004년 주민투표법이 시행된 이후 청원군과 주민들의 반대로 세 차례 행정구역 통합이 무산됐으나 2014년 7월 1일 기초단체로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주민투표에 의해 통합을 이루었다. 따라서 이번 도민체전은 청주시의 통합 1주년을 기념하는 축제의 의미에다 2년 연속 전국체전과 동계체전에서 종합 8위에 오른 자축의 성격까지 띠고 있다.

충북체육회와 청주시가 이미 지난 3월 ‘하나 된 청주, 행복한 충북’을 슬로건으로, 청주시 캐릭터인 자모도리와 청원군 캐릭터인 초롱이를 리뉴얼한 ‘하나’ ‘행복’을 캐릭터로 선정하고 도민체전 준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무엇보다 충북도민체전이 관심을 끄는 또 다른 이유는 일반부 24개 경기 종목에 육상, 축구, 씨름, 태권도 등 학생부 4개 종목을 합쳐 치른다는 점이다. 충북체육회는 2012년부터 미등록선수인 초등학교부를 도민체전 종목으로 추가해 남녀노소 모두가 참여하는 명실상부한 160만 도민의 화합을 다지는 축제로 승화시키는 한편 학생선수 발굴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충북체육회는 수영 등 우선 충북이 열악한 종목 위주로 미등록선수들의 종목수를 늘이고 점차 유도 레슬링 등 격투기 종목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충북이 낳은 스포츠 스타들
충북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국제무대에서 명성을 떨친 스타의 산실로도 이름이 높다. 양궁을 비롯해 축구, 수영, 배드민턴, 핸드볼, 사격, 역도, 펜싱, 태권도 등 다양한 종목에서 세계적인 스타들이 탄생했다.

그 가운데서도 양궁이 가장 돋보인다. 충북이 배출한 최고의 양궁 스타는 바로 김수녕. 청주여고 2학년 때인 1988년 서울올림픽에 혜성같이 등장해 개인전과 단체전을 석권하며 2관왕에 오른 김수녕은 하계올림픽 통산 4개의 금메달을 건 우리나라 하계 올림픽 최다관왕. 특히 국제양궁연맹(FITA)에서 20세기 최고의 궁사로 선정될 정도로 한때 전 종목에서 세계신기록을 보유해 말 그대로 명궁의 경지를 넘은 신궁으로 명성을 떨쳤으며 지금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공주들에게 양궁을 지도하고 있다.

김수녕이 여자 양궁의 대들보였다면 충북상고를 졸업한 박경모는 남자 양궁의 선두주자였다. 박경모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임동현(청주시청)과 호흡을 맞춰 단체전 금메달을 따내 올림픽 남자 단체전 2연패를 일군 주인공이었다. 이런 양궁의 전통을 이어받아 임동현, 김우진, 홍수남(이상 리커브) 최보민(컴파운드․이상 청주시청)이, 양영호 김종호(이상 중원대)는 컴파운드 부문에서 현재 국가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도 단체전 금메달을 따낸 임동현은 우리나라 스포츠계의 아이콘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충북이 명궁의 고장답게 괴산군에 국내 유일의 김형탁양궁훈련원이 자리잡은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닌 셈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의 주역인 골키퍼 이운재는 청주상고를 졸업했고 송종국은 단양출신이며 한때 우리나라 대표적인 스트라이커인 최순호도 청주상고를 나왔다. 프로야구 한화에서 40살이 넘도록 선수생활을 해 고무팔로 명성을 날린 송진우는 세광고 출신이며 1988년 서울올림픽 탁구 남자 개인전 은메달리스트 김기택은 청주고, 2004년 아테네올림픽 여자 개인전 은메달리스트인 석은미는 대성여상을 졸업했다.

이밖에도 육상 여자 창던지기의 이영선, 남자 높이뛰기의 이진일을 비롯해 수영의 지성준, 한때 명사수로 이름을 날린 차영철, 서울올림픽에서 ‘우생순의 신화’를 일군 여자 핸드볼의 손미나 김영숙 한화수 김명희도 모두 자랑 스런 충북인들이다.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깜짝 2관왕에 오른 사격의 김청용을 비롯해 2012년 런던올림픽 공기권총 은메달리스트 최경래 등 올해에도 복싱, 사이클, 펜싱 등 11개 종목에서 총 23명(남자 15명, 여자 8명)이 국가대표와 지도자로 활약하며 충북의 명예를 빛내고 있다.

무한한 충북 체육의 잠재력
충북은 앞서 말한 대로 3개 시와 8개 군으로 이루어져 있다. 인구는 160만 명을 갓 넘었다. 도세(道勢)로 따지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11~12위권이다. 하지만 충북체육회의 2015년도 예산은 79억 여 원으로 세종시를 제외하고는 가장 적다. 그나마도 2010년 59억 원에 견주면 거의 40% 가까이 늘어난 덕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북은 전국체전과 동계체전에서 2년 연속으로 종합 8위를 지켰다. 중위권으로 올라서기까지 무려 32년이란 긴 시간이 필요했지만 그만큼 저변을 단단히 다져왔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제 충북 체육은 한 계단 더 도약을 꿈꾸고 있다. 충북 체육은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고 무한한 잠재력도 갖고 있다. 바로 다른 시도들이 갖고 있지 못한 장점들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진천선수촌의 활용이다. 충북도-충북교육청-충북체육회는 2014년 7월 18일 대한체육회 진천선수촌과 진천선수촌의 개방과 활용에 관한 업무 협약(MOU)을 맺었다. 이에 따라 충북의 우수 선수들은 국가대표와의 파트너십 훈련을 통한 경기력 향상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꿈나무들과 충북도민들은 진천선수촌을 견학하면서 국가대표로의 꿈과 희망을 가지는 계기가 됨은 물론 체육에 대한 이해도를 넓혀 저변 확대에도 큰 몫을 할 것으로 보인다.

또 2017년 제98회 전국체전 주개최지인 충주에는 종합스포츠타운이 들어서고 다른 10개 시군들도 지역 특성에 맞는 종목 경기장들이 신설, 혹은 개보수돼 최신시설로 탈바꿈하면서 지역 특화 종목 육성이 가능케 됐다. 특히 충주종합스포츠타운은 지난 1968년 건립돼 47년 동안 사용되어 온 기존 운동장을 대체해 태양광 발전시스템 등 최신 시설을 갖춘 국내 최초로 사각형태의 운동장으로 건립된다.

괴산군에 위치한 국내 유일의 김형탁양궁훈련원은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양궁 전용 훈련장으로 이름이 높다. 양궁훈련원을 세운 김형탁은 1984년 LA올림픽 여자 양궁 금메달 서향순, 동메달 김진호를 지도했던 우리나라 제1세대 전문코치로 국제무대에서도 최고의 지도자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지난해 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를 치르면서 조성된 탄금호 조정경기장은 충북 수상경기 활성화에 선봉장이 되고 있다.

여기에 스키장은 고사하고 전국에서 세종시와 함께 유일하게 사설 실내 빙상장 조차 없는 악조건에도 동계체전에서 선전을 거듭하는 등 충북의 스포츠 잠재력은 그 어디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이시종 충북체육회 회장(충북지사)

“충북 체육인들이야말로 진정한 챔피언입니다.”

▲ 이시종 충북체육회 회장(충북지사)

“넉넉지 못한 재정 상황과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전국체전과 동계체전에서 2년 연속 종합 8위를 달성하고 경부역전마라톤대회에서 전국 최초 9연패의 금자탑을 세운 충북 체육인들이야말로 진정한 챔피언입니다.”

이시종 충북체육회 회장(충북지사)은 ‘충북’이라는 이름을 어깨에 메고 끝까지 하면 된다는 투지와 활화산 같은 열정으로 160만 도민들에게 ‘작지만 강한 충북’ ‘영남․충남․호남 시대의 리더 충북’이라는 긍지와 자긍심을 심어준 충북 체육인들에게 먼저 찬사와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과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충북 출신 대표선수들이 금메달을 따냈을 때나 아쉽게 패한 경기에 도민 모두가 하나 되어 가슴 졸이며 응원하던 때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이 회장은 마지막까지 승리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경기에 임하는 모습에서 스포츠야말로 충북 도민들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들을 하나로 묶는 사회 통합의 적극적인 매개체로의 역할을 실감했다고. 선수와 지도자가 흘린 땀과 열정이 그대로 결과로 나타나는 스포츠의 또 다른 매력은 ‘정직’이라며 우리 모두가 배워야 할 교훈이라고도 힘주어 말했다.

충북이 최근 전국체전과 동계체전에서 2년 연속 중위권에 오를 수 있었던 데는 우수선수 연계육성을 위한 팀 창단계획을 체육회의 중점사업 목표로 대학과 기업체, 자치단체들이 합심한 노력의 결과로 풀이했다. 특히 이 회장은 “민선 5기에만 지금까지 실업 20개 팀을 창단하며 212명의 선수를 영입한 덕분에 2013년 전국체전에서 32년 만에 종합순위 8위를 달성했다”면서 앞으로도 학교체육 활성화와 우수선수 육성을 위한 대학․ 실업팀 창단에 더욱 더 노력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1990년 제71회, 2004년 제85회 전국체전에 이어 13년만인 2017년 제98회 전국체전이 충북에서 열립니다. 앞으로 전국체전을 개최하기까지 2년 동안 충북의 열악한 체육시설을 확충하고 현대화에 집중적으로 투자함으로써 충북 체육이 비상하는데 역사적인 디딤돌이 될 것입니다.”

이 회장은 전국체전을 위해 충주시에 1,203억원을 들여 공인 1종 종합경기장을 신설하는 등 도내 11개 시군에 종목별 경기장을 균형 있게 배정함으로써 각 지역 특성에 맞는 인프라를 갖추게 돼 충북 체육이 한층 업그레이드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 달에 두 번 정도 충북의 명산을 찾아 체력 관리를 하고 있다는 이 회장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각종 체육행사에 빠짐없이 참가해 선수들의 힘찬 패기와 열정의 기운을 받아 ‘함께하는 충북, 행복한 도민’ 실현에 정성을 쏟고 있다고 웃음을 터뜨렸다.

정태화 한국체육언론인회 사무총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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