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르네상스 구현에 나선 부산광역시 체육회(하)

정태화 한국체육언론인회 사무총장l승인2015.08.18l수정2015.10.06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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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화의 지방체육회 이야기] 부산광역시(이하 부산시)는 쇄국정책의 빗장이 풀리면서 가장 먼저 서구 문물이 물밀듯이 밀려들어 온 도시 가운데 하나다. 그만큼 빠른 서구 문물과 함께 다양한 스포츠도 함께 도입이 돼 꽃을 피웠다. 그 가운데서도 특히 야구 열기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도시로 정평이 나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연고지인 부산 사직 구장은 야구가 열리는 날에는 구름관중과 함께 ‘부산 갈매기’ 합창으로 덮인다.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이대호가 모두 부산 출신들이다. 지금은 프로야구 열기에 인기가 주춤하지만 경남고, 부산고로 대표되는 고교야구는 전국을 대표하는 야구 명문고들이다. 부산 시민들은 이처럼 스포츠에 높은 관심과 열정을 가지고 있다. 이들의 열정을 어떻게 다른 스포츠에 접목시키느냐가 바로 부산시체육회의 숙제이자 가장 큰 고민이기도 하다.

‘부산체육 50년사’를 통해 본 부산체육의 어제와 오늘

부산광역시체육회(이하 부산시체육회)는 2013년 ‘부산체육 50년사’를 발간했다. 부산시가 경상남도에서 분리돼 우리나라 최초로 직할시(현재의 광역시)로 승격된 1963년부터 2013년까지 부산시체육회의 50년 발자취를 담은 책이다. 부산시체육회가 독자적으로 출범한 50년 역사라고 하지만 사실은 1920년 근대체육이 태동할 당시부터 부산 체육을 총망라해 놓았다.

부산체육의 어제와 오늘은 ‘부산체육 발자취,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서다’로 부제를 붙인 프롤로그에 자세히 언급되어 있다.

“부산체육은 1920년 우리나라 젊은 체육인들이 조선체육회를 조직한 것과 때를 같이해 자생적인 체육조직이 뿌리 내렸다. 동래 방면에 동래체육회, 수정 방면에 수정체육회, 초량 방면에 중앙체육회, 대신동 방면에 서부 체육회, 영도 방면에 영도체육회 등 6개 체육회가 조직돼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당시 부산은 서구 문물을 제일선에서 맞이하는 조선의 대표적 항도로 근대 스포츠 팀의 활동 또한 서울에 버금갈 정도로 활발했다고 태동기 부산체육의 모습을 이렇게 전한다.

이와 함께 부산체육은 일제의 강압에 관제 성격의 경남체육회에 흡수돼 자생적 싹이 잘리는 어려움을 겪었으나 광복과 함께 세계 각지에서 몰려 든 동포들과 외국인들이 들끓으면서 국내 어느 지역보다 많은 체육인들이 유입되고 생소한 종목들이 빠르게 보급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됨으로써 새로운 전기를 맞는 계기가 되었다고 자평하고 있다. 특히 전국이 초토화된 비극적인 한국전쟁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체육이 미약하나마 국제대회에 성과를 거두기 시작한 데는 부산체육의 공로가 크다고 강조한다.

“1963년 직할시 승격으로 한국체육사 전면에 등장한 부산체육은 내부적인 체계 정비를 통해 체육 저변의 확대와 경기력 향상에 매진했으며 1970년대에는 2차례의 전국체육대회와 전국소년체육대회 개최를 통해 대회 운영의 노하우를 쌓고 경기시설 등 체육 인프라를 확충했다. 우리나라 스포츠 대도약기인 1980년대와 1990년대에는 우수선수 확보와 배출을 통해 우리 스포츠의 국제화에 일익을 담당했으며 21세기에는 2002부산아시아경기대회와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통해 세계 일류의 스포츠 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일대 전기를 마련했다.”(부산체육 50년사에서 일부 발췌)

한편 ‘부산체육 50년사’는 기록집인 ‘부산 체육의 성과’가 별책으로 붙어있다. ‘부산 체육의 성과’에는 1963년 부산시체육회가 창립해 첫 참가한 이해 10월 4일부터 9일까지 전북 전주에서 개최된 제44회 전국체육대회를 시작으로 지난 50년까지의 전국체육대회와 동계체육대회 기록을 한데 묶어 놓은 것. 바로 동․하계 전국체전 참가와 좋은 성적 거양이 시도체육회의 주요 임무라는 것을 웅변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다소 아쉬운 점은 수록된 선수와 기록들이 모두 메달리스트들이고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들은 아예 이름이나 기록조차 찾아 볼 수 없다는 점이다. 당연히 메달리스트들의 기록도 중요하지만 이들에 못지않게 함께 출전했지만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나 지도자들도 모두 부산시 대표선수들로 이들 또한 부산체육의 밑거름이 되었다는 점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실업팀 창단 추진단 구성으로 기업체 창단 적극 권유

부산체육이 이처럼 다른 어느 도시에 견주어도 스포츠에 대한 열의가 뒤지지 않지만 최근 들어 다소 침체된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이는 굳이 부산시체육회만의 문제가 아니라 거의 대부분 지방체육회가 공통적으로 겪고 있고 이를 풀기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쉽사리 풀리지 않고 있는 당면필수과제나 마찬가지다. 바로 실업팀 문제이다.

부산시체육회는 한때 전국 어느 지역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실업팀을 보유해 타시도의 부러움을 산 적이 있었다. 체육회나 기초단체들이 전국체전 출전을 위해 어떤 특정 종목을 육성하는 것이 아니라 은행, 조선, 고무 회사 등 다양한 부산 지역 기업체들이 팀을 육성했다.

부산은행의 육상, 사이클을 비롯해 태화고무와 국제상사의 사격, 협성해운 수영, 대양고무 테니스, 송월타올 레슬링, 경남모직 펜싱, 대선주조 핸드볼, 한국화이바 양궁, 동성화학 배드민턴, 공동어시장 씨름, 동국제강 역도, 진양화학 유도 등 전국 무대를 휩쓴 실업팀들이 즐비했다. 무려 20개 종목에 34개 팀이나 됐다. 앞에서 보듯 종목도 다양해 사실상 부산체육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 주었다. 하지만 부산지역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노동집약적이던 산업들이 사양길로 접어들면서 덩달아 실업팀들도 하나둘씩 해체가 돼 지금은 아예 송두리째 사라져 버렸다.

사기업팀으로는 부산은행의 육상이 간신히 남아있을 뿐이다. 이를 대신해 부산시청에서 레슬링, 볼링, 사격, 요트, 유도, 펜싱 등 6개 종목 7개 팀, 구․군청에서 수영, 태권도, 정구, 테니스 등 12개 종목 13개 팀, 부산도시공사 등 공사와 공단에서 6개 종목 8개 팀, 부산시체육회에서 20개 종목 23개 팀을 육성하고 있다. 모두 34개 종목에 52개팀이다. 그런대로 구색을 갖추고는 있으나 체육회와 시청, 구․군청이 육성에 손을 놓는다면 사실상 부산체육은 명맥조차 이어갈 수 없는 형편이다.

이런 심각성을 타개하기 위해 서병수 회장(부산광역시장)이 취임하면서 실업팀 창단을 통해 체육 분야 일자리 창출 및 청년 실업난을 해소하는 한편 부산출신 우수선수들의 타지역 유출 방지 및 연계육성 시스템 구축한다는 목표아래 ‘실업팀 창단 추진단’을 구성하고 부산지역 기업체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실업팀 창단에 나서고 있다.

부산시체육회는 특히 창단 방안의 하나로 시와 기업이 운영비를 각각 50%씩 부담하는 매칭펀드 방식을 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매칭펀드로 창단할 경우 창단 기업은 팀 명칭과 팀을 활용한 마케팅 권한을 갖게 된다.

이밖에도 기업이 전액 운영비를 부담하는 방식과 후원기업이 운영비를 20~40% 부담하고 실제 운영은 부산시체육회가 하는 방식도 도입했다. 창단 권장종목은 근대5종을 비롯해 당구, 레슬링, 배구, 보디빌딩, 볼링, 사격, 스쿼시, 씨름, 요트, 탁구, 펜싱 등 12개 종목으로 전국체전 불참종목 해소에 중점을 두었다.

“무엇보다 실업팀 창단에 서병수 회장께서 적극적이어서 성과가 기대됩니다.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밝힐 단계는 아니지만 몇몇 기업체로부터 호의적인 반응이 오고 있어 곧 좋은 결실을 맺을 것 같습니다.” 부산시체육회 김동준 사무차장의 귀띔이다.

2028년 하계올림픽 유치 선언

부산시가 하계올림픽 유치를 선언한 것은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부산은 2020년 하계올림픽 유치를 선언했다가 평창이 동계올림픽 유치 3수를 하는 바람에 자연스레 뒤로 밀리고 말았다. 게다가 2020년 하계올림픽마저 도쿄로 결정되는 바람에 2028년으로 목표를 수정했다.

부산은 월드컵, 아시아경기대회, APEC정상회의, ITU 전권회의 등 대규모 국제 행사를 개최한 풍부한 경험과 아시아드 주경기장을 비롯해 수영만 요트경기장, 낙동강 수변경기장, 경마공원, 금정․강서․기장 체육공원, 구덕 종합운동장 등 올림픽 개최에 필요한 경기시설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여기에 국제공항, 국제여객부두, KTX 등 광역교통망 구축 및 숙박 등 기반시설이 갖추어져 있는 것도 장점이다.

무엇보다 부산시가 하계올림픽 유치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IOC의 ‘올림픽 아젠다 2020’에 따라 올림픽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부산시는 울산광역시와 공동개최를 염두에 두는 한편 인근의 창원, 양산, 김해 소재 경기장 시설도 최대한 활용해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

한편 부산시는 2028 하계올림픽 부산․울산 공동 유치를 위해 ▲ 2015∼2016년 올림픽 유치 분위기 조성 ▲ 2016년 올림픽 유치 기본계획(타당성 조사 포함) 수립 용역 ▲ 2017∼2019년 국내 승인절차 이행 ▲ 2019∼2021년 IOC 승인절차 이행(2021년 9월 IOC 개최도시 승인) 등 로드맵에 따라 올림픽 유치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서병수 부산광역시체육회장 인터뷰

▲ 서병수 부산광역시체육회장

“체육 분야 일자리 창출을 통해 체육인들의 처우 개선에 앞장서고 지도자와 선수에 대한 지원 강화로 경기력을 최대로 끌어 올리는데 모든 노력을 경주하겠습니다.”

부산광역시체육회 서병수 회장(부산광역시장)은 무엇보다 먼저 체육인들의 일자리 창출에 방점을 찍었다. 일자리 창출만이 체육인 처우 개선의 지름길이며 이는 또한 선수들이 경기력 향상을 이루는 첩경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서 회장은 이를 위해 올해 초부터 부산시체육회에 실업팀 창단을 위한 TF팀을 구성하고 체육회 관계자들과 함께 부산지역 우수 사기업들을 대상으로 실업팀 창단을 적극 권유하는 강행군을 거듭하고 있다. 아직은 주류업체인 ‘골든블루’에서 정구 팀을 창단한 것이 유일하지만 많은 업체들이 실업팀 창단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조만간 좋은 결실이 있을 것이라고 귀띔한다.

“야구의 박찬호, 골프의 박세리 선수가 IMF의 어려움에 빠져 있을 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의지를 주었다면 피겨의 김연아 선수는 한국인의 자긍심을 고취시켰습니다. 이처럼 스포츠는 우리 국민들에게 다시 할 수 있다는 격려와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 주었습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힐링이 되고 어려움을 극복해 낼 수 있는 모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스포츠의 매력이라는 서 회장은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산시민들에게 스포츠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서 회장은 스포츠가 본연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지역체육인재 발굴과 체육인들의 화합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고 전제하면서 부산 체육인들이 꿈나무 선수 발굴에 진력하고 체육인들끼리 화합과 소통을 통한 분위기 조성에도 노력해 줄 것을 당부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서 회장은 “부산은 지역 여건상 요트 조정 카누 등 해양 스포츠 분야가 발달돼 다른 어느 지역보다 우수 인재들이 지속적으로 배출되고 있고 근대5종 레슬링 수영 등의 엘리트 종목도 기반 조성이 잘 되어 있다”며 나름대로 부산체육을 진단한 뒤 우수 꿈나무 발굴과 육성을 통한 저변 확대와 체계적인 육성 계획 수립, 스포츠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지속적인 부산 체육 발전책을 모색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특히 서 회장은 KOC(대한올림픽위원회), 중앙정부에 꾸준히 하계올림픽 유치 의사를 타진해 왔다면서 2028년 하계올림픽 부산 유치에 적극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2005년에 2020년 하계올림픽 유치를 공식 선언했으나 2018 동계올림픽이 평창에서, 2020년 하계올림픽이 도쿄로 결정되면서 부득이 목표 연도를 2028년으로 변경했던 부산은 시민 120만 명이 서명운동에 동참하는 등 시민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어 최대 강점이라는 서 회장은 울산광역시와 공조해 올림픽 유치 로드맵에 따라 내실 있게 만반의 준비를 갖추어 나가겠다는 뜻도 밝혀 눈길을 끌었다.

▲ 정태화 한국체육언론인회 사무총장

정태화 한국체육언론인회 사무총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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