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식의 세상 읽기] 2015년 9월 1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새누리당 연찬회에서 총선필승의 건배사를 한 발언이 선거법 위반이 아니라고 결론을 내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이러한 결정은 여야를 정쟁의 한 복판으로 끌어드리는 판과 기회를 제공하였고 결국 대한민국을 매우 시끄럽게 만들었다. 이미 우리 대한민국은 정쟁이 심각한 수준에 놓여 있으며 국민들은 심각한 정쟁에 정치를 외면하고 있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지속되는 세계경제위기로 우리 대한민국경제상황이 너무나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고 국민들의 근심과 걱정으로 인한 주름살도 늘어만 가고 있다. 이러한 국가적 위기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정치라도 제 역할을 해야 하는데 우리 정치권은 전혀 그럴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우리 정치권은 정쟁이 필요하면 없는 빌미를 만들어서라도 정쟁을 하는 모습을 보여 왔기에 국민의 비난과 지탄을 받아 왔는데 어떤 정쟁의 빌미가 주어진다면 여야의 정쟁을 중지시킬 가능성은 없는 것이다. 이번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새누리당 연찬회에서 행정자치부 정종섭장관과 경제부총리며 기획재정부 최경환장관이 새누리당의 20대총선승리를 위한 지지발언과 건배사에 대해 선거법 위반이 아니라고 결론을 내린 사건은 정치권을 정쟁에 돌입하게 하는 계기를 제공한 것이다. 여기서 필자가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 정치권의 정쟁을 야기시킨 문제만을 지적하고자 하는 의미는 아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이번 결정이 반대로 발표되었다고 해도 여야의 정치권은 정쟁에 돌입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여권인 새누리당은 이번 결정에 대해 당연한 결과라고 성명을 발표하였고 야권인 새정치민주연합은 국가기관으로서 준사법기관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정치화 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나서면서 정쟁은 격화되었다. 특히 다음해인 2016년 4월에 실시될 예정인 20대 총선이 다가온 시점에서 마지막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여야 정치권으로서는 정치적 주도권을 잡기 위한 모든 행동과 행위를 다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선거실무를 책임지고 있는 주무부서 행정자치부의 장이 그리고 기획재정부의 장이며 경제부총리라는 주요 국무위원들이 민감한 시점에서 민감한 사안인 특정 정당인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총선필승발언을 했다는 사실은 그것이 덕담이든 다른 의도가 있든 간에 충분히 논란이 되는 상황이라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이 전개되는 우리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후진적 정치행태와 정치수준을 국민에게는 물론 대외적으로도 만천하에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는 점일 것이다.

필자를 비롯해 양식이 있는 우리 국민들 대다수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맡은 바 공무를 수행하는 중앙행정부가 그 책무를 공정하고 공평하게 성실히 제대로 수행하여야 한다고 믿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믿음과 달리 정부의 국무위원들, 특히 관련 업무를 다루는 주무부처가 특정 정당을 위한 총선필승의 발언을 했다는 사실에 대해 국민들은 그 어떤 변명으로도 용납될 수도 용서 받을 수도 없다는 사실이다. 양식이 있는 대한민국 국민 대다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내린 결론인 유권해석은 지극히 편파적이고 불공정한 처사였다는 점에서 실망과 함께 분노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할 것이다.

이번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잘못된 판단과 결정은 당연히 비판을 받아야 한다. 국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국정을 담당하는 여당이고 공당으로서 새누리당 또한 이번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잘못된 판결에 대해 객관적인 평가와 이에 준하는 성명을 통해 자당과 관련된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이 당연한 모습이라고 본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이러한 태도나 모습은 고사하고 이번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결론을 상식적이고 당연한 결과라고 평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적으로 그리고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의도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으며 매우 개탄스러울 따름이다. 새누리당 대변인은 공직자로서 좀 더 신중히 처신했어야 한다는 지적에는 공감한다고 하면서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결정처럼 당시 여러 정황상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선거운동을 펼쳤다고는 볼 수 없다면서 이들의 행위를 감싸는데 급급하고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새정치민주연합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요 공직자로서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저버리고 공직선거법과 공무원법을 명백하게 위반을 한 최경환, 정종섭 두 장관들에게 면죄부를 줬다고 주장하면서 서둘러 탄핵소추안을 제출한 사실에서 다분히 이 사건을 정치적 쟁점화로 몰고 가려는 의도와 정치적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저의가 있었을 것이라는 점에 대해 분명히 의혹을 받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새정치민주연합의 행보와 행태도 매우 실망스러운 것이 사실이며 당연히 비난 받아야 할 점이다. 그 이유는 비난이나 서둘러 탄핵소추안을 제출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법과 원칙에 충실하고 절차와 과정을 제대로 전개하여 지금까지 힘있는 주요 국가기관과 그 구성원인 공직자가 공직선거법과 공무원법을 위반하고 무력화는 행위들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근본적인 대책과 방안을 찾는 것이 우선적으로 먼저 행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런 여야 공당의 태도와 행태에서 대한민국 정치가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를 잘 확인할 수 있는 것이 분명한 사실이다. 우리 정치권은 지금까지 수도 없이 법과 원칙이 무시되거나 유린되는 사건들이 일상적으로 발생하여 왔으나 그럴 때마다 국민도 국가도 안중에도 없고 모든 것을 자신들이 소속된 정당의 당리당략을 위한 정치적 공격과 정치적 이용의 기회로 삼는데 혈안이 되어 왔을 뿐이다. 이러한 한심스럽고 부끄럽기 짝이 없는 후진적 정치상황이 지속되는 현실을 접하면서 우리 국민들은 정치권에 대해 실망이나 절망을 넘어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우리 대한민국은 정상적인 영역이 단 한 곳이 없다고 판단될 정도로 그 심각성은 대단히 크다. 따라서 비정상인 대한민국이 정상적인 대한민국으로 변화해 가기 위해서는 그 중심이 그리고 그 핵심이 바로 정상적인 정치, 국가와 사회, 국민을 위한 공공정치가 되어야 가능하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이러한 관점에서 필자는 우리 정치권의 각성을 촉구하는 한편 국민의 각성도 촉구하는 바이다. 굳이 비정상의 현실적 대한민국을 위한 각성에서 정치권이나 국민이냐를 따질 필요를 느끼지 않지만 굳이 각성의 중요성을 필자에게 따지라고 한다면 필자는 정치권의 각성보다는 국민의 각성이 더 중요하고 가능성도 훨씬 크다고 본다. 그 근거가 이번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보여준 사례에서 잘 보여주고 있듯이 권력, 정치적 이해관계를 가진 자들이 스스로 이를 포기하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015년 9월 14일 오후에 전체위원회의를 열고 정종섭장관과 최경환부총리에 대해 선거법 위반이 아니라고 결론을 내리고 다만 정종섭장관에 대해서는 선거중립을 의심받을 수 있는 행위를 했다며 강력한 주의를 촉구키로 했다는 사실을 접하면서 선거법위반과 선거법위반이 의심되는 행동의 차이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 결국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법위반이 의심되는 행동은 곧 선거법위반이라고 보는 것이 필자와 양식 있는 국민들의 생각이고 정상적인 판단인 것이다.

얼마 전 한 여론조사기관에서 조사한 결과에서 20대와 30대의 절반이상이 대한민국이 부끄러울 때가 있다고 답했다고 한 것처럼 선진사회, 선진국가를 지향하는 우리 대한민국이 더 이상 국민이 조국을 부끄럽게 여기게 해서는 안 된다. 국가기관의 판단과 결론은 불편부당의 공정하여야 하며 그 어떤 부정적 의혹이나 의심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국가의 공무를 담당할 국민의 대표를 선출하는 공직선거를 관리하는 주무기관으로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더욱 더 불편부당함이 없는 공명정대한 판단과 결론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우리국민들은 요구하는 것이다. 특히 국가기관의 행위는 정쟁과 국론분열을 방지하고 그 사회의 신뢰와 통합의 기준이 될 뿐만 아니라 정치와 국민의 수준을 향상시키고 나아가 국제사회의 신뢰와 상호 관계의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국가기관의 판단과 결정, 발표와 행동은 그 어떤 의심이나 의혹도 용납되지 않는 공명정대하고 정의로워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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