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식의 세상 읽기] 2015년 10월 1일부터 시작된 7일 간의 중국 국경절연휴와 이에 맞추어서 행해진 10월 1일부터 시작된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방한하는 중국인 관광객(유커ㆍ遊客)들이 수 십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는 뉴스가 연휴 훨씬 이전부터 한국에서는 주요 뉴스로 방송되었다. 연휴가 시작된 이후 매일 한국의 뉴스에는 중국관광객들의 쇼핑과 그 행태에 대해 언급하는 뉴스로 거의 모든 채널이 이 소식을 다루고 있고 이러한 방송의 뉴스가 너무 지나치다고 할 정도였다. 특히 각 언론사 뉴스들은 중국관광객들이 화장품들을 중심으로 어떤 상품을 싹슬이 했다는 점을 특히 강조하는 행태는 이전의 역사적 관점에서 평가해 볼 때도 결코 좋은 관점이 아니었다는 사실에서 필자는 싹쓸이표현과 같은 부정적인 표현의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는 점을 언급하고자 한다.

▲ YTN 방송화면 캡처

대체로 언론사들은 중국관광객들의 쇼핑을 뉴스로 다루면서 명동거리를 비추고 관광객들의 쇼핑행태를 언급하고 있다. 중국관광객들을 비롯해서 우리나라에 오는 관광객들은 예전부터 명동이 한국에서 외국인관광지로 유명했다. 특히 중국에서 한류가 크게 상승하게 되면서 그 인기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으며 명동을 중심으로 중국관광객들이 인기인 한국화장품 등 한국상품을 사고 있다. 중국관광객들에게 인기인 한국화장품의 장점은 값싼 가격과 유명 브랜드 화장품과 비교해도 품질의 차이가 거의 없다는 중국인 사이에서 바이럴마케팅(viral marketing)이 적용되어 한국으로 관광 오는 많은 중국인들이 꼭 사가는 물품 중의 하나가 화장품이 된 것이다.

중국에도 한국화장품 회사들이 진출을 많이 했지만 중국의 높은 세금과 중국에서는 수출 외국브랜드의 물품을 받으려면 제품 모두 검사를 받아야 하며 이에 대한 까다로운 행정절차와 수반되는 비용도 커서 상대적으로 중국에서 한국화장품이 비싼 편이다. 또한 중국인들에게 한국화장품이 인기가 큰 이유는 환경오염이 심각해서 대도시 사람들은 자신의 피부를 지키기 위해 한국화장품을 사고 한국 마스크팩을 구매하여 사용한다. 중국의 소비는 젊은층이 중심이며 성형, 화장품, 연예인, 스마트폰 등 젊은층들에게 관심이 많은 것들이다. 중국에서 그에 맞는 마케팅을 하기 위해서는 사회주의국가인 중국정부의 정책과 중국의 젊은 층에서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보다 정확하게 인지하고 중국 젊은층들이 독창적이고 남들에게 주의를 끄는 무언가에 관심을 갖는다는 점을 잘 활용할 방안이 필요하다. 하지만 중국에 맞는 마케팅전략은 여전히 미흡한 상황이다.

2015년 10월 4일 관광 및 유통업계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들을 대거 유치하기 위한 초저가 한국 여행패키지가 범람하면서 3박 4일 일정을 항공비ㆍ숙박비 포함 20만원에 소화하는 상품까지 등장하고 있는데 올 여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사태와 엔화 약세로 인한 큰 손실을 만해하기 위한 국내 여행사 간 제 살 깎아먹기식 경쟁이 치열해진 탓이라고 한다. 2015년 5월 이후 메르스사태 때문에 성수기인 7월과 8월 중국인 관광객 예약률이 지난해보다 80% 이상 줄었고 여기에 엔화의 약세까지 겹쳐 중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이 아닌 일본으로 그 발길을 돌리면서 국내의 여행사들은 물론 국내경제침체에 큰 영향을 주었기 때문에 관련 업체 간 경쟁이 더 심해졌다.

▲ sbs 방송화면 캡처

이러한 경쟁으로 여행사들은 특히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초저가 여행상품을 내놓고 손님유치로 쇼핑센터 등에서 받는 수수료로 손실을 대신 메우기 때문에 이러한 행태는 오히려 중국관광객들에게 한국관광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만 높이고 있는 꼴이 되고 있다. 일부 여행가이드는 쇼핑을 거부한 중국인 관광객의 트렁크를 관광버스 밖으로 집어 던지는 등 과도한 쇼핑 강요행위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러한 행태들은 결국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주어 이들의 국내 재(再)방문율은 20.2%에 그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잘 확인시켜주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더하여 우리 한국여행사들이 중국여행사들에게 돈을 주고 중국인관광객을 유치하는 이상한 관행까지 있어서 그 심각성은 대단히 클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자 중국정부가 이달부터 저가 한국관광상품을 단속하기 위한 칼을 빼 들었고 해당 여행사의 부당수입 몰수, 3개월 영업정지, 영업허가 취소 등 강제할 수 있는 단속방안을 발표하고 이를 행하고 있다. 특히 중국 국가여유국이 여행사 대표에게도 불법소득 몰수와 벌금 2만 위안(370만원) 부과 등 책임을 묻기로 해 국내 여행업계가 이에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란다. 우리 대한민국 정부도 중국정부와 같이 이에 상당하는 관리와 감독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관리 및 감독과 함께 정부는 방한하는 중국인 관광객 및 전세계 관광객 숫자를 늘리는 관광콘텐츠개발 등 관광체질의 개선을 위한 정책과 기획, 전략에 노력해야 하는 단계에 왔으나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나 정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사실 중국관광객을 비롯하여 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제대로 보여줄 관광 지 등 관광요소가 별로 없다 보니 관광의 핵심이 쇼핑이 되고 있고 이로 인한 부정적 현상들이 크게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오늘날 무한경쟁의 세계화 시대에 국가에 이익이 되는 것이라면 다 좋은 것이라고 할 정도로 국가 간 경쟁은 대단히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관광객들이 많은 양의 쇼핑관광을 하고 그 결과 경제위기, 경제침체에 도움이 되어 경제성장이나 경제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은 우리 대한민국의 입장에서는 분명히 좋은 소식일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싹쓸이라는 표현이 중국의 입장에서는 우리와 달리 결코 좋은 이미지가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러한 싹쓸이 표현의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 YTN 방송화면 캡처

지난 20년 동안 중국경제는 수출입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왔으며 세계생산공장으로서 그리고 제2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으나 2008년 세계경제위기 이래 그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 이에 중국 정부는 내수소비 활성화에 고민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인들의 해외여행팽창과 상품구매에 대해 제재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중국은 2014년 국제전자상거래 교역액은 전년 대비 30%가량 증가한 4조 위안을 기록했으며 중국 무역총액의 약 15%에 해당하는 규모로 팽창했다. 리서치기관인 CECRC에 따르면 중국의 온라인산업은 지난 4년 동안 매년 30%가량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으며 향후 10년 동안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기존 수입물품에 부과되는 수입관세, 증치세 등은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자가소비가 목적인 경우 해외 직수입물품은 수하물 및 택배물류 수입세인 행우세정책을 적용하고 있다. 이 정책으로 우체국을 통해 들어오는 해외 직수입물품의 세금은 해관을 통해 정식 수입되는 물품의 세금(관세+부가가치세+소비세)보다 약 30% 낮게 책정된다.

대부분의 전자상거래 웹사이트에 기재된 제품가격은 행우세를 포함한 가격이며 개인우편 수입물품은 개인물품 행우세에 따라 징수하는데 10%, 20%, 30%, 50%의 4단계로 구분된다. 다만 행우세가 50위안 이하이면 세관은 세금을 징수하지 않고 세금이 50위안보다 많으면 실제 금액에 따라 징세하는데 이러한 행우세가 최근 폐지되었다고 한다. 행우세는 중국 관광객들에게 해외구매를 하는데 유용하게 사용하는 세금제도였으며 법률상으로는 불법은 아니지만 중국정부 입장에서 행우세를 장려하거나 환영하는 소비행태는 아니었기에 이에 대한 규제로서 이번에 행우세를 일단 폐지하는 결단을 내린 것이 아닌가 하는 분석이다. 물론 현행 행우세를 폐지하고 새로운 세율의 행우세를 다시 내놓을 수도 있으며 다른 조세제도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을 것이다. 조만 간 중앙정부가 어떤 정책적 결론을 내 놓겠지만 아직은 확정된 그 어떤 결론은 없는 상태이다.

이상에서 언급한 중국정부의 정책이 우리 언론사들이 뉴스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중국관광객들이 명동에서, 백화점에서, 면세점에서 화장품을 비롯해서 한국상품들을 싹쓸이 했다고 방송한 것처럼 우리경제에 긍정적인 경제이익만을 주고 있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사실이다. 여기에 더하여 요즘 중국 관광객들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초저가 관광상품이 기승을 부리면서 일부 여행사들은 적자나 다름없는 초저가 상품으로 중국관광객을 유치한 뒤 수수료를 챙기기 위해 쇼핑으로 내몰면서 국가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있는 어두운 단면이 그 심각성을 크게 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소식이다.

예전과 다름없이 이번 국경절 연휴기간에 중국인 관광객들이 전 세계 곳곳에서 관광과 쇼핑을 즐겼다는 뉴스는 한국에서는 화장품, 일본에서는 감기약을 싹쓸이했고 보스턴과 뉴욕 등 미국 곳곳에서도 중국관광객들의 쇼핑행렬이 이어졌다고 관광열기를 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앞에서 언급한 부정적인 소식들에 대해 반드시 우리는 생각해 봐야 할 문제라는 사실을 강조하고자 한다. 우리 언론사들이 사용하는 싹쓸이표현이 이번 중국정부의 조치를 가져왔고 그 조치가 결국 중국관광객들의 해외상품구매에 악영향을 주는 결과는 결코 우리 대한민국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필자는 이제 우리 언론도 중국관광객들의 쇼핑행태에 대해 싹쓸이와 같은 품격없는 표현을 사용해서는 안되며 오히려 정부의 대중국 관광객을 유치에 필요한 제대로된 관광정책의 필요성과 그 정책이나 대책에 대한 방안을 촉구하는 뉴스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사실을 강조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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