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곱 살 어린 소녀가 난생 처음 꿈을 가졌다. 1990대 말 어느 날 그 아이는 아빠 손을 잡고 대구시민야구장 나들이를 했다. 고향 팀 삼성 라이온즈 경기를 구경하러 갔던 것. 녹색 그라운드 위 원색의 유니폼, 수 많은 관중들의 열광적인 응원, 치고 받고 달리는 선수들의 멋진 모습에 꼬마는 시선을 뺏겼고 야구에 반해버렸다. 그리고 꿈을 꿨다. 야구선수가 되기로.

# 세월이 흘렀다. 그 사이 야구에 대한 소녀의 꿈은 열정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2015년, 대한야구협회 홍보위원이라는 타이틀을 얻었고 세계 최초 여자 연예인 야구단 한스타팀의 주축선수로 자랐다. 어린 꼬마에서 성숙미가 물씬 나는 숙녀가 된 그의 이름은 박지아다.

# 그에게는 또하나의 희망이 있다. 15살에 우연히 본 액션영화 한 편이 그의 뇌리에 박혔다. 두 번째로 반해 버린 액션배우는 사춘기의 그에게는 하고 싶은 일로 자리잡았다. 초등학교 때 육상을 했고 청소년기엔 각종 무술을 익혔다. 2014년 폭스바겐 모델로 얼굴을 알렸고 같은 해 영화 ‘덕수리 5형제’에 단역으로 출연하며 스크린에 데뷔했다. 올 7월 개봉된 영화 ‘암살’에선 전지현의 액션 대역으로 출연했다. 배우의 길을 차근차근 밟아나가고 있다.

박지아의 야구 행로는 순탄하지 않았다. 여자야구가 거의 없던 시절 ‘일곱 살 꼬마의 꿈’은 피어나기 어려웠다. 동네 오빠들과의 캐치볼도 여자가 무슨 야구냐는 부모님의 반대로 글러브를 놓아야 했다. 대신 중고등 시절엔 합기도, 우슈, 태권도, 복싱, 씨름 등 격투기 종목에 매달리며 액션배우의 기초를 닦았다. 야구의 꿈은 가슴 속에 고이 품은 채.

고등학교을 졸업하고 서울로 온 박지아는 무작정 파주의 정두홍 무술감독을 찾아갔다. 체육복과 속옷만 챙겨 상경한 박지아는 정두홍 감독에 매달렸다. 오디션에 붙었고 서울액션스쿨 17기로 당당하게 뽑혔다. 그리고 2년 간 3번이나 죽을 뻔한 혹독한 고비를 넘기고 40명 중 8명만이 최종 테스트를 통과했다. 그리고 1년만에 A급 배우 배역을 따냈다. 이 기간동안 박지아는 다시 야구를 시작할 수 있었고 하루 5시간이상 몰두했다.

지난 5월 말 야구에 미쳐있던 박지아는 여자 연예인 야구 선수를 모집하는 한스타미디어를 찾았다. 야구모자와 야구복 차림에 야구가방을 멘 박지아는 예뻤다. 곱상하면서도 시원스런 얼굴은 배우였지만 172㎝의 콘 키와 탄탄한 몸매는 야구선수였다. 한스타 여자야구 선수로 활약하며 2016년 세계 여자야구월드컵 한국 대표선수가 소원이라고 했다. 그의 지원은 접수됐고 그는 현재 한스타 유니폼 등번호 11번을 달고 있다. 11번은 우리나라 최고의 투수로 업적을 남긴 고 최동원선수를 기려 원했다고 했다.

7월부터 시작된 한스타 연습에서 박지아는 사회인 야구에서 활동하는 스포츠 모델 황유미, 김정화와 개그우먼 황지현과 팀의 주축으로 자리잡았다. 투수와 지명타자를 원하는 그는 황지현과 함께 마운드를 책임질 재목으로 꼽히고 있다. 최고 90㎞ 속구를 가진 박지아애 대해 한스타 양승호 감독은 국가대표 투수로 손색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지아는 직구 외 슬라이더, 커브, 투심 등의 변화구도 장착하고 있다.

야구로 알려지며 연예계 활동이 뜸해지자 당돌하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박지아는 절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는 야구가 우선이다. 내년에 월드컵이 있다. 연예계 활동을 거절한 적 없다. 야구에 전념하기 위해 스케줄을 조절하고 있을 뿐이다. 대표선수를 한 다음 본격적인 연기자로 돌아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야구와 연기를 병행하는 그로서는 그 다운 선택이었다.

한국 야구 레전드 이승엽을 가장 좋아한다는 박지아는 그 이유에 대해 “처음 야구장 갔을때 홈런볼을 주웠고 톱스타 임에도 늘 성실하고 겸손한 인성이 좋아서”라고 답했다. 야구 외엔 취미가 없다는 그는 남자친구도 없다. 오로지 야구와 연얘 중이라고 했다. 지난 5월 9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NC-SK전 시구를 하기도 했던 박지아는 투구판을 밟고 포수 미트에 정확히 공을 꽂아 개념시구녀로 인터넷을 달구기도 했다.

인상 깊었던 영화에 대해 박지아는 ‘베테랑’과 ‘암살’이라며 서울액션스쿨에서 마지막으로 찍고 나온 영화이기 때문이라며 사심섞인 답변을 내놨다. 지금까지 영화 ‘우는 남자’ ‘신의 한 수’ ‘순수시대’를 통해 얼굴을 알리고 KBS-2TV ‘빅맨’으로 안방을 노크했던 그는 꾸준히 노력하는 배우이자 야구선수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마운드에 설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박지아는 “늘 하던 연습이지만 한스타에 입단하고 더 집중해서 하고 있다. 단체연습 외 프로코치에게 하루 5시간 이상 개인레슨도 받고 있다. 팀에 도움이 되고 싶고 빠른 시간내 정상급 팀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 다은 동료들도 의외로 열심히 하고 잘하려고 해 가능성을 봤다”고 각오와 느낀 점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스타를 바탕으로 내년 부산 월드컵서 국가 대표로 마운드에 서고 싶다. 태극마크가 부끄럽지 않은 선수가 되겠다”고 목표를 강조했다. 또 연기자에 대해선 “많이 배우고 꾸준히 노력해 발전하는 모습 보이겠다. 단역이나 액션배우로 출발했지만 앞으로 전천후 연기자가 되도록 최선을 다해 보겠다”고 인사말을 남겼다.

쉽지 않은 두 가지 꿈과 희망을 향해 달려가는 박지아. 남다른 미모와 빼어난 몸매로 이미 연기와 야구 두 분야에서 가능성을 인정받은 박지아. 소녀에서 숙녀가 되기까지 소망했던 그 길을 위해 자신을 갈고 닦으며 고난을 뛰어 넘는 그의 도전은 아름답다. 그에게 박수를 보낸다.

국내 최초 여자 연예인 야구단인 한스타 여자 연예인 야구단은 내년 한국여자야구연맹에 가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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