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화가 만난 스포츠 人 : 안양옥 통합준비위원회 위원장 인터뷰] “대한체육회 역사성과 정통성을 최대로 존중하면서 학교체육을 포괄하고 생활체육까지 모두 아우른다는 대승적 접근으로 대한민국의 진정한 체육발전만을 생각하는 코디네이터로의 역할을 하겠습니다.”

‘체육단체 통합을 위한 통합준비위원회’(이하 준비위원회) 안양옥 위원장(59․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은 100년의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 체육을 되살리기 위한 리모델링 작업이 곧 체육단체 통합이라며 “체육단체 통합이 또 다른 갈등의 불씨가 안 되도록 전원합의의 정신으로 중재와 화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안양옥 통합준비위원회 위원장

- 중책을 맡았는데?
▲ 고민 많이 했습니다. 정부 추천 위원이 위원장을 맡기로 사전에 약속에 되어 있었던 것 같고…. 한분은 현역 기자고, 또 다른 분은 변호사인데 내가 유일한 전문체육인이라서 맡은 것 같습니다. 또 대한체육회는 학교체육위원회와 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고 국민생활체육회는 교육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 회장으로 참여를 해 중립적이라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 각오는?
▲ 과정적 어려움은 있겠지만 추구하는 가치가 분리보다는 통합이고 내 자신 삶의 가치 또한 통합과 융합이므로 서로 잘 맞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체육의 질적 향상을 위해 한 알의 밀알이 되고자 합니다.

- 평소 체육에 대한 소신은?
▲ 난 학교체육 전문가입니다. 학교체육을 발판으로 전문체육과 생활체육이 발전하는 역삼각형 구도가 가장 이상적입니다. 학교체육이 유명무실화되면 무엇보다 전문체육이 위기를 맞을 수 있습니다. 통합체육회가 학교체육과 협력구도를 형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체육통합에 대해서는?
▲ 국민들은 체육계가 국위선양이라는 큰 공로도 세웠지만 각종 비리와 부정이 많고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개혁이 미흡하다는 인식도 동시에 갖고 있습니다. 체육계 통합을 통해 국민들이나 정치권 등 모두에게 체육인들은 ‘한다면 한다’는 인식의 전환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고 확신합니다.

- 지금까지 준비위 활동은?
▲ 두 단체에 서로 민감한 내용은 아직 논의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모두 결의된 것은 서로 이론이 없는 보편타당한 것들입니다. 통합체육회장 선출을 리우올림픽이 끝난 뒤로 한 것은 대한체육회의 주장을 수용한 결과입니다.

- 대한체육회에서 준비위원을 선임하지 않았는데?
▲ 준비위원이 직접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여러 경로로 김정행 회장, 이기흥 추진위원장과 자주 만나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5차례 준비위원회에서 결의한 내용도 모두 대한체육회가 동의한 것입니다.

- 국민생활체육회 위주로 통합이 될 것이란 시각도 있는데?
▲ 통합체육의 수혜자는 결국 대한체육회입니다. 통합체육회는 100년 역사를 가진 대한체육회를 되살리기 위한 리모델링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위원들도 대한체육회의 역사성과 정통성을 유지해야 한다는데 동의를 하고 있습니다.

- 준비위원회가 정부주도로 간다는 우려도 있는데?
▲ 위원장으로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간다면 내가 먼저 위원장을 그만 둘 것입니다. 절대로 그런 일은 없습니다. 이번 통합작업이 또 다른 갈등의 불씨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전문체육, 생활체육, 학교체육을 모두 아우르는 대승적 접근으로 대한민국의 체육발전만 생각하는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겠습니다.

- 대한체육회는 1대1 통합에 마땅찮은 눈치인데?
▲ 힘의 균형이 달라졌습니다. 대한체육회의 역사를 보면 조선체육회는 분명히 자발적 단체입니다. 하지만 대한체육회는 예산이나 시설 등 모든 면에서 국가 종속적 측면이 강합니다. 이를 현실적으로 극복하는 방법은 국민생활체육회와 학교체육을 끌어 들여야 합니다. 국민생활체육회는 하부조직이 난립되어 있습니다. 이를 상호 정립하기 위해서라도 통합이 필요합니다.

- 좀 더 보충 설명을 해 주신다면?
▲ 잘 알고 계시듯 지금 전국체전, 소년체전은 와해직전입니다. 학교 운동부도 프로가 있는 종목은 그런대로 버티고 있지만 나머지는 엉망입니다. 종목별 부익부 빈익빈이 심합니다. 근본적인 하부구조 시스템이 변화하지 않으면 앞으로 우리나라 전문체육은 10년 내로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생활체육의 힘을 끌어내야 전문체육이 삽니다.

- 통합체육회 출범과 통합체육회장 선거에 7개월의 공백이 있는데?
▲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라 준비위원회가 관리를 할지 임시 회장과 이사회를 운영할 지 긴밀하게 논의를 할 겁니다. 대한체육회 김정행 회장과 국민생활체육회 강영중 회장이 임시 공동 회장을 맡을 수도 있습니다.

-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수장이 바뀌면 영향이 있지 않을까요?
▲ 통합과 올림픽에서의 성적은 관계가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올림픽에 대비한 국가대표 선수 체제는 이미 시스템화되어 있습니다. 통합체육회 문제로 흔들릴 수 있는 수준을 훨씬 넘어섰습니다.

- 통합체육회 명칭문제는?
▲ 현재 대한체육회, 대한민국체육회, 한국체육회 3가지 안이 나와 있습니다. 나름대로 다 논리적인 근거가 있습니다. 앞으로 심도 있게 논의를 해야지요. 개인적으로는 고종황제 때 대한제국체육회라고 한 적이 있는데 이를 근거로 대한민국체육회라고 하는 것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KOC 분리는?
▲ 통합체육회에서 KOC를 분리하는 것은 반대합니다. 체육에 올림픽 정신이 사라진다면 말 그대로 놀이가 될 뿐입니다.

- 끝으로 두 단체에 당부하고 싶은 말은?
▲ 준비위원회는 철저하게 전원합의제로 운영하겠습니다. 통합체육회를 통해 앞으로 우리나라 체육이 더욱 발전할 수 있는 새로운 모티브 창출에 나서야 합니다. 정부나 국회는 개입이나 간섭이 아닌 훈수만 하겠다고 이미 약속했습니다. 서로가 자존감을 내려놓고 말 그대로 페어플레이의 스포츠 정신에 입각해 대한민국의 체육발전만을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안양옥 위원장의 인터뷰 후기

▲ 안양옥 통합준비위원회 위원장

안양옥 위원장과의 인터뷰는 강릉전국체전 개막 하루 전인 10월 15일 오후 서울시 중구 무교로에 있는 본회 사무실에서 이루어졌다. 인터뷰가 끝나고 난 뒤 본지가 발행되기까지 보름 가까이 지나는 동안 통합체육회 문제는 급물살을 탔다. 10월 19일 대한체육회가 무조건 준비위원회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이어 23일 통합준비위 5차 회의에서 두 단체에 이해관계가 없는 정관의 일부 내용들을 통과시켰다. 10월 26일에는 대한체육회가 추진위원회를 열었고 28일 준비위원 2명을 통보했으며 11월 2일 제6차 준비위원회부터 완전 정상화됐다.

동성고에서 핸드볼 선수로 활약한 정통 스포츠맨 출신인 안 위원장은 서울대학교를 졸업했으며 2010년 3년 임기의 교총 회장으로 당선된 뒤 연임을 하고 있다. 교총 회장 6년을 하는 동안 전체를 보는 눈이 생겼다는 안 위원장은 스스로를 원칙주의자이자 합리주의자로 자평하면서 교총 회장을 하면서 정치권 인사들과 자연스럽게 접촉할 기회가 많아지는 바람에 일부에서 오해를 하고 있으나 정치를 할 생각은 없다고 못 박았다.

▲ 정태화 한국체육언론인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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