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민경의 스포츠를 부탁해] 지난 10월 31일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 5차전 경기, 9회 초 두산의 마무리 투수 이현승이 마지막 투구를 던졌고 스트라이크 삼진으로 경기는 종료되었다. 포수 양의지 선수와 이현승 선수의 포옹과 함께 모두 얼싸안으며 두산 베어스의 14년 만의 우승을 자축했다. 두산 베어스는 2015 한국시리즈서 통합 5연패에 도전하는 삼성 라이온즈를 총 4승 1패로 꺾으며 14년 만에 V4를 달성하였다.

▲ 사진=백민경 청춘칼럼니스트

대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두산은 유희관 선수를, 삼성은 피가로 선수를 선발로 내세웠다. 경기 초반에는 두산이 삼성에 5대 0으로 앞서갔다. 두산이 손쉽게 이기는 듯했지만 나바로 선수의 스리런 이 경기의 분위기를 삼성 쪽으로 가져갔다. 또한 선발 유희관이 잘 버텼음에도 불구하고 두산 불펜의 난조와 오재일 선수의 실책으로 경기가 9대 8로 뒤집어지는 삼성의 역전 쇼가 펼쳐졌다.

이어지는 2차전에서는 두산의 에이스 니퍼트의 완벽투가 또다시 위기의 두산을 구해냈다. 니퍼트는 이날 7이닝 3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삼성에 6대 1 승리를 거두었다. 니퍼트의 역투 덕분에 두산은 불펜 투수들을 아낄 수 있었다. 그에 반해 삼성의 장원삼 선수는 잘 던지다가 5회에 4실점을 하며 무너지고 말았다. 이로써 두산과 삼성은 시리즈 전적 1대 1의 균형을 맞추게 되었다.

균형을 맞춘 상태에서 잠실로 온 두 팀은 3차전에 두산은 장원준 선수를, 삼성은 클로이드를 선발로 내세웠다. 선취점은 삼성의 몫이었다. 두산은 0대 1로 끌려가다 4회에 박건우 선수의 2타점짜리 역전 결승타로 5대 1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선발 장원준은 127구의 역투를 펼쳤으며 7⅔이닝 동안 6피안타 1사사구 5탈삼진 1실점으로 막아 두산 승리의 MVP가 됐다.

▲ 사진=백민경 청춘칼럼니스트

시리즈 전적 2대 1로 두산이 우위를 점하며 4차전에 들어섰다. 4차전에는 두산의 이현호 선수가 선발로 나왔으며 삼성은 3일 쉬고 나오는 피가로를 선발로 세웠다. 두산은 경기 초반 두산의 선발 이현호가 부진하자 노경은 선수로 교체를 하는 강수를 두었다. 노경은은 무려 92개의 공을 던지며 선발 투수와 같은 역할을 충실히 했다. 이는 이날 승리의 결정적 요인이 됐다. 3대 3으로 맞서던 5회 말, 두산은 투아웃 상황에서 정수빈, 허경민의 연속 안타로 1, 2루 기회를 잡았고 여기서 두산 민병헌의 적시 2루타는 경기 흐름을 가져오기에 충분했다. 이후 팽팽한 1점 차를 유지해갔지만 이 상황을 삼성 타자들이 끝내 바꾸지 못 했다. 특히 9회 초 1사 만루의 상황을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하며 타선의 답답함을 드러냈다.

시리즈 전적 3대 1, 삼성을 벼랑 끝으로 내몰며 두산은 홈에서 우승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5차전에서 두산은 초반부터 타선이 폭발하며 삼성에 13대 2로 완승했다. 두산은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인공이 됐고 홈구장인 잠실에서 우승 샴페인을 터뜨릴 수 있었다. 선발 유희관 선수는 6이닝 2실점 호투를 하며 그동안의 부진을 만회했고 뒤이어 니퍼트, 이현승을 내놓으며 승리를 결정지었다. 또한 1차전에서 손가락 부상을 당한 정수빈이 승리를 자축하는 스리런을 날리며 한국시리즈 MVP에 선정되었다. 삼성은 끝내 터지지 않은 4번 타자 최형우를 비롯해 타자들은 살아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우려했던 투수진이 부진하면서 두산에 우승컵을 내주게 됐다.

▲ 사진=백민경 청춘칼럼니스트

두산 베어스는 시리즈 내내 디펜딩 챔피언 삼성을 압도하며 시리즈를 5차전 만에 종결시켰다. 2013년 두산은 이번처럼 3승 1패로 삼성에 앞서갔었다. 두산이 우승을 하나 싶었지만, 내리 3연패를 당하며 우승을 코앞에서 놓치는 경험을 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준 플레이오프부터 올라오며 체력을 소비하고, 주전 포수 양의지의 발가락 미세골절 부상과 손가락 부상을 당한 정수빈까지. 오히려 13년도 보다 전력이 약하다고 평가받았지만 이 모든 것을 극복하고 14년 만에 V4를 달성하게 되었다.

혹자는 삼성의 주력 투수들인 세 명이 빠졌기 때문에 두산 베어스의 우승의 반쪽짜리 우승이라 말한다. 하지만 두산 역시 니퍼트 외에는 이렇다 할 외국인 선수도 없었고 부상과 체력의 부담 속에서 경기했다. 또한 삼성은 팀타율 1위에도 불구하고 답답한 경기를 보여주었기에 패배할 수밖에 없었다고 본다.

▲ 사진=백민경 청춘칼럼니스트

이렇게 2015 KBO 한국시리즈는 두산이 새로운 챔피언으로 등극하며 막을 내렸다. 두산 베어스는 지난 2013년도의 아픔을 극복하며 새로운 기적의 드라마를 완성했다. 3위로 시작해 한국시리즈까지 우승하며 가장 길고도 행복한 시즌을 마무리하게 됐다. 지난 몇 년간 아름다운 패배자, 2인자의 설움을 딛고 정상에 올랐기에 더욱 뜻깊은 우승이 아니었나 싶다.

앞으로 두산 왕조 건설을 위해 해야 할 일도 많다. 니퍼트의 뒤를 받쳐줄 외국인 투수를 영입해야 한다. 또한 제대로 된 외국인 타자도 들여와야 한다. 그동안 보여준 두산의 외국인 타자들을 보면 국내파 선수들이 나을 정도로 형편이 없었다. 그리고 올 시즌 오재원 선수와 김현수 선수가 FA를 맞게 되는데 잡느냐, 아니냐에 따라 전력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와 같은 문제들을 보완해야 계속적인 우승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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