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모의 테마토크] 그동안 전 소속사 폴라리스엔터테인먼트 및 사주 이규태 회장과 분쟁을 벌여온 클라라가 소송이 끝나자 코리아나 출신의 아버지 이승규의 지원을 받아 1인 기획사 코리아나클라라를 통해 활발하게 활동을 속개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 매체에 따르면 클라라는 그동안 복수의 작품 출연 제의를 받았고, 현재 1~2 작품의 출연을 구체적으로 논의 중인데 복귀작은 영화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1년 전 음주운전으로 MBC ‘무한도전’ 및 모든 방송을 떠난 뒤 지난 추석 때 파일럿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으로 컴백의 시동을 건 노홍철이 건강상의 이유로 정형돈이 떠난 MBC ‘무한도전’의 빈자리에 적격자로 거론되고 있다. ‘잉여’는 사실상 정규 편성이 무산됐다.

‘50억 원 협박녀’ 사건으로 순식간에 도덕성이 풍비박산 난 이병헌은 지난여름 논란 후 첫 작품인 영화 ‘협녀, 칼의 기억’이 50만 명의 형편없는 박스오피스 기록으로 제작비 100억 원이 넘는 영화의 몸집에 흠집을 냈다. 그리고 오는 19일 두 번째 영화 ‘내부자들’로 ‘최후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다.

노홍철은 스스로 범죄를 저지른 ‘현행범’으로 입건됐다. 클라라는 이 회장과의 공방으로 때론 가해자인 듯, 때론 피해자인 듯 비쳤지만 결국 법원의 판결로 인해 피해자로 판정받았다. 이병헌은 처음부터 피해자였다. 재판이 끝나자 오히려 그는 가해자들을 선처한 마음씨 좋은 아저씨가 됐다. 그러나 여론은 아직까지 클라라에게도 이병헌에게도 부정적이다. 오히려 분명한 범법자인 노홍철의 복귀를 바라는 의견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 노홍철 SNS 캡처

노홍철은 평소 자기관리가 뛰어났거나 대중에게 보여준 모습이 그의 ‘정체’였기 때문이다. 그는 압구정동의 자신의 아파트 앞에서 괴청년에게 흉기로 테러를 당했을 때 침착했고, 오히려 그 청년을 달래거나 챙겨주는 모습을 보여 거의 모든 사람들의 칭찬을 받으며 확실하게 심성이 올곧은 청년으로 이미지를 구축했다. 그리고 평소 다소 어수선하고 제멋대로이긴 하지만 ‘홍철카’로 거액의 소득을 올리는 연예스타임에도 수수하고 소박한 성품의 건실한 모습을 보인 점 등이 더욱 그의 착한 이미지를 단단하게 응고시켰다.

음주운전이 살인미수죄라는 법적 개념에 적용되긴 하지만 당일 그가 운전한 거리가 매우 짧았고, 특히 피해자가 없다는 점 역시 어느 정도 면죄부 발부의 근거로 작용했다. 그런데 가해자인지, 피해자인지 가려지기 전의 클라라와 논란의 출발 때부터 피해자였던 이병헌은 왜 미운털이 단단히 박힌 것일까?

클라라의 경우 확실한 정체성의 부재에 있다. 가수인지 배우인지 그것도 아니면 개그우먼인지 전문분야가 애매모호한 클라라는 프로야구 경기 전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시구로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단숨에 각종 방송의 고정출연을 따낸 뒤 연기력을 갈고닦기보다는 계속 섹시이미지만 앞세워왔다. 그녀는 그동안 예능 프로그램을 필두로 영화와 드라마에 쉬지 않고 출연하는 가운데 음반까지 발표했다. 그야말로 정상급 걸그룹 멤버가 무색하리만치 문어발식으로 활동영역을 확장해온 것.

하지만 단 한 번도 그녀가 예능에서 김새롬이나 김나영보다 더 낫다는 시청자의 평가는 없었다. 가창력이나 연기력 면에서 그녀의 가수나 배우로서의 값어치가 평가된 적 역시 아예 없을 정도였다. 그건 그녀가 버라이어티쇼 등에서 유머감각이나 재치와 위트가 담긴 말솜씨로 시청자를 웃긴 게 아니라 제작진이 일반인에겐 없는 성적 이미지의 고취만을 앞세운 4차원적 캐릭터를 활용하고자 한 덕에 ‘다족류’가 될 수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을 품게 만든다.

▲ 영화 워킹걸 홍보영상 캡처

더불어 영화와 드라마 역시 한결같게 그런 말초적 장치에 근거한 설계도면 위의 한 부품으로 그녀를 활용했다는 분석이 가능할 정도로 그녀의 연기력이 거론된 바 없다. 그녀의 컴백 소식에 대한 댓글이 시큰둥하거나 부정적인 이유다. 대중은 한 매체의 ‘탐사보도’(카카오톡)대로 그녀가 이 회장에게 먼저 ‘손짓’을 했는지, 아니면 이 회장이 그녀를 성추행하거나 협박했는지 따위의 진흙탕 싸움에는 관심이 없다. 다만 양측의 다툼조차도 평소 클라라가 자신의 이미지의 ‘팥소’로 사용한 성이 주요 쟁점이라는 게 기분 더러울 따름이다.

물론 영화에는 섹시한 여배우도, 근육질의 남배우도 필요하다. 그럼에도 안소영은 영원한 ‘애마부인’일 뿐 다른 작품으로 대중에게 기억되지 못하고 있고, 성인용 에로비디오 전문배우 진도희 역시 영원한 16mm 영화 ‘젖소부인 바람 났네’의 ‘젖소부인’일 뿐이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배우 역시 전문직업이지만 연기가 전문이어야지, 특정 장르 혹은 분야만 전문이라면 그건 완성된 배우가 아니다. 그나마 안소영과 진도희는 연기력이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른 적이 없다는 사실 역시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병헌은 한국 배우 중 할리우드에서 가장 상품가치를 인정받고 그래서 현재 제일 활발하게 할리우드 영화에 연속출연하는 주인공이다. 그 첫 번째 이유는 안정된 연기력이고, 두 번째는 블록버스터에 캐스팅해도 될 만큼 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시장에서도 어느 정도 티켓파워를 가졌다는 데 있다. 물론 한국은 예외다. ‘협녀’의 흥행성적이 형편없었던 근거는 영화의 재미가 뒤떨어지고 플롯과 스토리의 개연성이 많이 부족했기 때문인 데 있지만 아무래도 이병헌의 악영향이 미미했다고 보긴 힘들다. 링겔만효과 혹은 역시너지효과였다.

▲ 영화 '내부자들' 스틸. 쇼박스 제공

그러나 ‘내부자들’은 좀 다른 분위기다. 일단 이병헌은 대중에게 밉상이 단단히 박히긴 했지만 연기 하나만큼은 보증수표였다. 여기에 더해 그가 맡은 정치깡패 캐릭터가 살아 숨 쉬는 가운데 드라마의 중심축 역할을 확실하게 했다. 그건 ‘나무’일 뿐인데 ‘숲’은 더욱 훌륭했다. 파트너인 조승우와 백윤식의 연기력은 믿어 의심할 여지가 전혀 없는데다가 구성과 스토리 전개 그리고 반전과 메시지는 원작자에게 내놔도 부끄럽지 않을 만큼 쫀쫀하고 탄탄했다.

관객들이 ‘내부자들’을 볼지, 말지 고민하고 있는 이유다. 클라라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아주 중요한 교훈이다. 그렇다고 연기력이 모럴해저드를 극복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참고로 노홍철은 음주운전 전까진 완벽에 가까운 바람직하고 긍정적인 현대 연예스타로서의 몸가짐과 마음가짐, 그리고 마인드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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