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우부장

[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정관헌] 광해군의 경운궁에서 대한제국의 본궁이 된 덕수궁. 궁의 대표적인 서양식 건물인 석조전과 덕수궁 미술관 그리고 덕수궁의 가장 높은 곳엔, 덕수궁 건물 중 가장 이른 시기에 지어진 양식 건축물이 하나 있다. 정관헌. 이름 그대로 고요하게 내려다본다는 뜻의 이 회랑은 대한제국의 황제였던 고종이 다과를 즐기던 휴식공간이자 외교사절을 접대하는 등 행사와 만찬을 즐겼던 연회장이었다.

명성황후가 시해된 뒤 아관파천으로 러시아 공관에 피신해 있던 고종은 환궁 후 덕수궁 안에 여러 전각을 완성하였는데 일본을 견제하기 위해 러시아의 기술을 이용하였는데 그 공사에는 정관헌, 돈덕전, 구성헌, 중명전, 환벽정 등의 양관도 포함되어 있었다.

1900년 정관헌 역시 러시아 건축가 사바찐이 설계한 건축물로 정면 7칸 측면 5칸 발코니와 아케이드를 설치한 콜로니얼 양식으로 로마네스크풍의 기둥, 팔작지붕, 그리고 최초의 궁궐 양관으로서 한양(韓洋)절충식이다. 대한제국을 상징하는 오얏꽃 문양과 소나무, 사슴, 박쥐, 장초문 등을 새긴 난간 등이 이색적이다.

너른 홀 뒤편, 벽돌로 지어진 부속실은 연회를 베풀 때 다과 등 음식을 준비하던 공간으로 추정되고 있다. 조선 제일의 장인과 자재로 최고의 품질을 갖추는 전통 고건축의 전시장 궁궐. 궁의 첫 양식 건물로 등장한 정관헌이야말로 대한제국의 대표적인 근대 건축물이라고 할 수 있다.

한때 정관헌이 찻집이 된다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지만 실제로 개방된 것은 아니고 덕수궁 행사 때 차와 관련된 행사가 있었을 뿐이다. 연희장이면서 덕수궁의 화재로 한때 조선 태조의 어진을 모시기도 했던 정관헌. 황후의 시해와 아관파천을 겪고 해방과 한국전쟁을 거치면서도 정관헌은 남아있다.

궁궐 최초의 양식건물이면서 조선의 문화와 정서가 깃든 곳.
대한제국 시절을 증명하는 그곳엔 여전히,
대한제국의 황제 고종이 즐겼던 차향이 배어있다.

      <정관헌 편> 프로그램 다시보기 : http://tvcast.naver.com/v/115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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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 약력] 2013 미디어어워드 유료방송콘텐츠 다큐멘터리 부문 우수상 수상,
2014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PP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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