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화의 지방체육회 이야기] 서울특별시와 인천광역시를 둘러싸고 있는 경기도의 북쪽은 북한의 개성시와 황해도, 동쪽은 강원도, 남쪽은 충청도, 서쪽은 서해와 접해 있다. 31개 시군(市郡) 가운데 군(郡)은 3군데(연천 가평 양평)뿐이고 시(市)가 28개나 될 정도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측면에서 서울과 엇비슷하거나 오히려 우위에 있다. 이 때문에 다른 시도와 마찬가지로 남과 북으로 나누어 경기남도, 경기북도로 분리해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형편이다. 체육도 예외는 아니다. 서울과 함께 우리나라 체육의 양웅(兩雄)으로 군림하고 있는 경기도의 책임은 그래서 더 막중하다.

글로벌 체육 인재 육성에 적극 나서
‘스포츠로 세계를 감동시켜라.’세계적인 스포츠 스타 양성을 위한 글로벌 인재육성 사업은 경기도체육회의 자랑거리 가운데 하나다. 2007년부터 시작된 글로벌 인재육성 사업은 경기도내에 거주하는 중·고생들을 대상으로 ▶국가대표(시니어 및 주니어)선수로 한국 신기록 수립 또는 보유자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에 참가한 선수로 기량을 인정받은 자 ▶국제적 스타로 발돋움 할 가능성이 있는 자를 대상으로 매년 10명 내외를 선발한다. 글로벌 인재로 선정되면 국내·외 전지훈련 비용을 포함해 훈련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경기도체육회의 글로벌 인재육성 사업은 당초 목표 이상으로 성과를 거두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피겨 퀸’ 김연아, ‘여자 헤라클레스’ 장미란, ‘한국 테니스의 미래’ 정현 등 한국 남녀 스포츠의 간판들이 바로 이 사업의 혜택을 받았다.2007년과 2008년 연거푸 글로벌 인재로 선정된 김연아는 새삼 설명이 필요 없는 대한민국이 낳은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다.

▲ 김연아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 여자 피겨스케이팅에서 환상적인 연기로 세계를 감동시켰던 김연아는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내고 은퇴를 했으나 지금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스포츠 스타로 2018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대사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 장미란

김연아와 함께 글로벌 인재로 선정됐던 장미란도 그 이듬해인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역도 금메달을 획득하고 세계역도선수권대회 3연속 우승을 일궈내 ‘세계를 들어 올린 아름다운 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장미란은 최근 다양한 사회활동을 통해 ‘여자 헤라클레스’에서 ‘행동하는 천사’로 변신,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몸소 실천하고 있다.

▲ 정현

정현은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점에서 한국 테니스의 희망이다. 국제테니스연맹(ITF) 세계랭킹 167위로 2015년을 시작한 정현은 광주유니버시아드 개인전과 복식에서 금메달을 딴 것을 비롯해 한국선수로 7년 만에 그랜드슬램 승리를 기록하는 등 세계랭킹 51위로 시즌을 마무리, 무려 116위나 수직 상승해 세계에서 주목하는 선수로 떠올랐다.

▲ 최민정

경기도체육회는 이와 별도로 쇼트트랙 주니어대표인 황대헌(부림중)과 국가대표 에이스인 최민정(서현고)을 2018평창동계올림픽에 대비한 글로벌 유망선수로 선정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동안 지원하는 등 스포츠 스타 배출에 앞장서고 있다.한편 2015년 글로벌 인재로 정현(경기일반)을 비롯해 정주미(포천 일동고ㆍ바이애슬론), 이준형(단국대ㆍ피겨스케이팅), 김민석(안양 평촌고ㆍ스피드스케이팅), 박지수(분당경영고ㆍ농구), 여서정(경기체중). 엄도현(용인 기흥중ㆍ이상 체조) 등 총 7명을 선정했다.

경기도체육회의 3가지 약속
‘경기도체육회는 체육회의 가치 창출의 근본인 1,200만 경기도민을 위해 최고의 전문성과 신뢰를 바탕으로 스포츠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다음과 같은 사항을 성실히 수행하겠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존재 이유가 고객만족에 있음을 늘 생각하고 행동하겠습니다.
우리는, 고객과의 소통을 업무의 최우선 영역으로 생각하며, 늘 고객의 소리에 귀 기울이겠습니다.
우리는, 모든 업무를 합리적으로 신속하고, 공정하게 진행하겠습니다.우리는, 고객과의 약속을 늘 소중히 생각하고,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경기도체육회의 CS(Customer Service·고객만족) 헌장이다. 전문체육단체 최고의 고객 서비스를 하겠다는 경기도체육회의 다짐이다. 여기에서 고객이란 경기도 전 체육인뿐만 아니라 도민 전체를 모두 포함한다. 다른 시도체육회들이 경영목표의 하나로 고객 만족을 제시하는 것과 달리 고객만족 헌장까지 제정한데는 전 도민들의 역량이 결집된 체육회를 만들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경기도체육회는 이러한 고객만족 경영을 위해 고객 중심 조직 문화 정착, 고객 지향적 업무 서비스 개선, CS 역량 전문화를 추진전략으로 삼아 2013년~2014년을 CS 경영기반 구축기, 2015년~2016년을 CS 경영 도약기, 2017년 이후를 CS 경영 정착기로 하는 중장기 로드맵을 수립놓았다. With Impression, With Sports, With People로 표현한 CS 비전이 바로 경기도체육회의 3가지 약속이다. 즉 ‘도민과 함께 하는 경기도체육회’를 만들어 경기도체육회의 미션인 ‘21세기 글로벌 스포츠 리더’를 달성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생활체육회와 통합한 경기도체육회 출범해
경기도체육회와 경기도생활체육회가 12월 22일 이사회와 총회를 잇달아 열어 두 단체의 해산과 통합을 의결하고 12월 29일 ‘경기도체육회’로 정식 출범했다. 경기도체육회 출범은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가 2016년 3월 27일까지 대한체육회로 통합하기로 합의한 이후 17개 시·도 단위 체육회로는 가장 먼저 통합을 이루었다.

▲ 경기도체육회·경기도생활체육회 통합계획(안)’에 대한 브리핑 장면. 사진 왼쪽부터 최규진 경기도체육회 사무처장, 이진찬 경기도 문화체육관광국장, 강병국 경기도생활체육회 사무처장.

지난 10월 17일 통합을 위한 1차 회의를 시작으로 12월 10일까지 5차례 통합추진위원회를 연 두 단체는 그동안 통합체육회 명칭, 규정, 임원 구성과 임기, 조직 구성 및 체육회 가맹경기단체와 생활체육 종목연합회 통합 종목대상에 대해 논의한 끝에 이날 해산과 통합을 동시에 의결했다. 이날 의결된 사항으로는 통합체육회 명칭은 ‘체육단체 통합을 위한 준비위원회’ 합의에 따라 경기도체육회로 결정했으며 대의원은 정회원단체 회장과 시군통합체육회 회장에게 자격을 부여하고 통합 종목단체는 정가맹, 준가맹, 인정단체로 구분했다.

단 (구)정가맹단체회장, (구)종목연합회장, (구)시군체육회장, (구)시군생활체육회장은 해당 단체가 통합될 때까지 대의원 자격을 유지하고 임원은 4년 임기로 중임할 수 있으며 초대임원은 2020년 2월 정기총회까지로 확정됐다.임원은 회장, 부회장을 포함해 19인 이상 35인 이내로 하고 회장은 당연직인 경기도지사가 맡기로 했으며 부회장은 수석부회장직 신설을 포함해 6인 이내로 했다.

두 단체 직원들은 모두 고용승계를 하고 조직은 1처 1본부 3부 9과 체제로 출범한다. 통합 종목 대상은 중앙의 결정사항에 따르되 중앙과 상이한 종목과 시·군 체육 단체는 추후 협의를 통해 통합을 추진하기로 했다. 아직 통합체육회의 정관이나 경기단체 등급 분류와 회장 선거 제도 등 상당 부분들이 중앙의 준비위원회에서 결정이 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경기도내의 시·군 체육단체 통합이 다소 늦어질 수는 있겠지만 시·도체육회 가운데 가장 영향력이 큰 경기도체육회가 통합을 이루고 출범함에 따라 다른 시도에서도 통합체육회 출범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도체육회 남경필 회장(경기도지사)은 서면 인터뷰를 통해 “통합체육회를 통해 Sports Life Cycle에 충실한 체육정책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가겠다”면서 “엘리트-생활체육이 한데 어우러져 우수선수 발굴과 육성을 위한 저변이 확대되고 생활체육이 활성화돼 선수의 입문-성장-성공-은퇴의 맞춤형 체육정책 구현이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 경기도체육회 남경필 회장(경기도지사)

남경필 경기도 체육회장(경기도지사)
선수와 체육인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경기 체육의 주인공으로 이들의 노력에 힘입어 국내·외 각종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면서 경기체육의 위상을 높였습니다.
경기도체육회 남경필 회장(경기도지사)은 경기도가 동·하계 전국체전에서 14연패(連敗)의 금자탑을 쌓을 수 있었던 것은 체육인들의 단합된 노력 덕분이라고 치하하면서 앞으로도 경기도를 대표한다는 책임감과 페어플레이 정신으로 체육 현장에서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당부했다. “경기도 체육의 강점은 우수선수·지도자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노하우와 체육 인프라의 우수성에 있다”는 남 회장은 우수선수와 지도자 발굴 육성을 위해 매년 12억 원의 예산을 편성해 350여 명에 대해 지원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 회장은 경기도내 150개 골프장, 42개 종합경기장, 197개 실내체육관에서 보듯 다양한 체육 인프라가 체육 저변을 확대하고 경기력을 향상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자랑했다. 또 전국 스포츠 제조업체의 50%인 2,347개 사가 경기도에 입지하고 있어 스포츠와 스포츠 산업이 상생하고 시너지 효과를 내는 여건을 조성해 다른 여느 시도보다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는 것도 경기도 체육의 강점으로 꼽았다.

스포츠 산업 경쟁력 강화, 기본에 충실한 선수 육성과 성과 창출이 경기도의 스포츠 기본 정책 방향이라고 소개한 남 회장은 “우수선수 및 비인기 종목 육성을 위한 직장 운동부 창단 지원, 취약 종목과 평창 동계올림픽 대비 글로벌 유망선수 지원에 앞으로 더 힘을 쏟겠다”고 약속했다. 남 회장은 스포츠가 경기도민의 삶의 질 향상뿐만 아니라 국내·외 정치, 사회적 갈등의 실타래를 풀어내고 화합을 이루어 가는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신념으로 경기도 체육 발전을 넘어 경기도가 우리나라 체육을 선도한다는 마음으로 조직과 정책 운영에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는 다짐도 잊지 않았다.

특히 “경기도는 북한과 맞닿아 있어 남북 스포츠 교류를 통해 통일을 준비해 나가는 의미와 역할이 매우 크다”는 남 회장은 지난 8월 남북한 긴장 속에서도 2002년부터 교류전 형태로 추진해 온 ‘남북 유소년 축구대회’를 국제대회 규모로 격상시켜 꿈나무 스포츠 교류를 통한 동북아 평화와 미래 통일 한국의 메시지를 전 세계에 알리고 싶다는 희망도 피력했다.

이와 함께 남 회장은 2002년 한·일 월드컵, 2002부산 및 2014인천아시안게임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개최되었을 때 온 국민이 하나가 되고 북한과 일본 등 동북아 국가들과 평화와 협력의 메시지를 주고받은 사례를 언급하며 “스포츠는 국내의 정치적, 사회적 갈등의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내고 화합을 이루는 첫걸음이 되고 밖으로는 한·중·일 패러독스를 해결해 나가는 효과적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스포츠의 중요성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개인적으로 야구와 축구를 아주 좋아하고 국회의원 시절 축구 동호회 회장을 맡은 적이 있다는 남 회장은 요즘은 도정 일정 때문에 운동을 할 시간이 많지는 않지만 가끔씩 도청 주변 팔달산 산책로를 걸으며 머리를 식힌다고.

▲ 정태화 한국체육언론인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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