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우부장

[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옛 광통관] 100여 년 전의 근대건축물 중 드물게 본래의 기능이 이어져 내려오는 곳이 있다.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 점포 중의 하나로 서울 중구 남대문로에 위치한 광통관이 바로 그것이다. 1909년 신축된 이후 지금까지 은행 점포로 사용되고 있으며 근대 건축물로는 보기 드물게 본래의 기능을 변함없이 이어오고 있다.

일제강점기 시기 자국의 은행을 앞세운 일본의 경제 침략이 본격화되고 1899년 정부 관료와 조선인 실업가가 참여한 민족계 은행 대한천일은행이 설립되었다. 초대 은행장은 탁지부 대신 민병석이었고 2대 은행장으로는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이었다.

일제강점기 시기 남대문로 일대는 옛 조선은행인 한국은행과 조선식산은행, 동양척식주식회사 등이 모여있던 경성의 자본이 들고나는 이른바 경성의 월스트리트였다.  그곳에 일찍이 붉은 벽돌과 화강암이 어우러진 2층의 서양식 건물로 들어선 은행 점포 광통관.  근처에 광통교가 있어 광통관이라 이름 붙은 이 건물은 탁지부 건축소가 설계한 건물 가운데 가장 정교한 건축물로 평가받고 있다.

신축 당시 벽돌과 석재를 혼합해 사용했는데 전면은 화강암의 이오니아식 붙임기둥으로 장식하고 중앙 상부의 페디먼트와 처마 위의 석조 난간 등에도 화강암을 붙였다.           
양쪽 날개 부분의 바로크풍의 쌍 돔은 벽돌과 석재의 대조와 더불어 화려함과 장중함을 주고 있다. 이 건물은 원형 창과 아치형 창, 벽면과 지붕의 장식 난간에 이르기까지 세심하게 처리하고 있어, 현대건축에서는 보기 힘든 섬세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정문 상단에는 조선상업은행종로지점이라고 쓰인 글씨가 남아 있다.

1914년 2월에 화재로 소실된 것을 1915년에 복구 완성했으나 장식부와 개구부, 돔 등이 원형에 비해 많이 변형되었다. 광통관은 연건평 234평의 벽돌 이층 건물로서 1층에는 천일은행과 수형조합을 두고 2층에 광통관으로 회의실을 두었었다.

한일합방 후 일제는 대한천일은행이라는 이름을 조선상업은행으로 강제 변경시켰고 1924년엔 부실했던 일본계 은행과 합병시키면서 대한천일은행의 15년 광통관 시절은 막을 내렸다.
100여 년 전, 일제의 경제 침탈에 맞서 탄생한 민족 은행 대한천일은행. 이후 해방과 한국전쟁, 경제개발과 외환위기를 겪어내면서 옛 광통관은 그 외형뿐 아니라 여전히 고객의 금고 역할을 하며 그 시절의 역사로 살아있다.

  <옛 광통관 편> 프로그램 다시보기 : http://tvcast.naver.com/v/133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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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 약력] 2013 미디어어워드 유료방송콘텐츠 다큐멘터리 부문 우수상 수상,
2014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PP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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