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볼티모어의 압박을 이겨내라. [백민경 칼럼]

백민경 청춘칼럼니스트l승인2016.04.03l수정2016.05.09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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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민경의 스포츠를 부탁해] 신고 선수 출신에서 한국의 간판타자까지, 10년간 통산 타율 3할 1푼 8리. 누구보다 성실하고 기복이 없는 활약을 펼쳤던 김현수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도전한지 세 달 만에 큰 시련을 겪고 있다. 마이너리그행을 수락하느냐, 거부하느냐. 김현수(28, 볼티모어) 선수는 선택의 기로에서 바로 4월 1일에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행사했다. 그는 볼티모어 오리올스 구단의 마이너리그행 압박과 요구를 거부하고, 계약서에 명시된 대로 메이저리그에서 도전을 계속하겠다고 전달했다.

▲ 연합뉴스TV 방송 화면 캡처
▲ 볼티모어 오리올스 홈페이지에 게시된 김현수 선수의 시범경기 기록

이 상황은 김현수 선수의 시범경기 부진에서 시작했다. 21타수 무안타를 기록하면서 걱정을 키웠다. 이후 19타수 8안타를 기록하며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내야 안타로 기록된 것이 많았고 타구의 질도 썩 좋지 못 했다. 이후 두 경기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쇼윌터 감독은 김현수를 경기에 출장시키지 않았다. 총 44타수 8안타, 1할 8푼 2리. 그의 첫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성적이었다. 그에 반해 경쟁자로 꼽히는 리카드 선수는 더블 A보다 상급레벨 경기 출전은 29경기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번 시범경기에서 57타수 22안타를 기록했고, 수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김현수 선수에게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그는 부진했고 경쟁자는 날아다녔다. 그의 성적에 대해 비판의 여지가 없지만,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쇼윌터 감독의 태도였다. 그는 시범경기 초반 김현수의 부진에 대해 적응하는 과정이며, 김현수 선수를 믿는다고 했다. 또한 5월 중순은 되어야 어떤 선수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는 말도 했었다. 하지만 쇼윌터 감독은 3월 말이 되자 말을 바꿨다. 더 많은 기회를 줘야 한다며 마이너 리그행을 압박했다. 하지만 정작 시범경기에서는 기회를 주지 않고, 출전시키지 않으며 이중적인 태도를 보였다.

볼티모어 오리올스는 선수를 설득해 마이너리그로 가게 하겠다며 공개적으로 압박했고 언론 플레이를 하며 김현수 선수의 한국 유턴 가능성을 흘렸다. 이는 선수의 멘탈도 입지도 모두 흔드는 행위였다. 특히 30일에는 김현수 선수는 25인에 들지 않을 것이라고 밝힘과 동시에 마이너리그로 보내기 위해 선수와 상의해야 한다며 비공식적인 사안을 공개적으로 밝혀 비판을 받기도 했다. 감독부터 단장까지 모두 선수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지 않고 있다.

▲ SBS 방송 화면 캡처

현재 볼티모어의 행태는 사실상 그를 버리려 한다고 밖에 볼 수 없다. 만약에 김현수 선수가 볼티모어와 쇼윌터 감독의 뜻대로 한다면 그에게 기회는 없을 것이다. 현재 트리플 A에 외야수는 넘쳐나기 때문이다. 김현수 선수는 이곳에서 지명타자로 뛰게 될 것이고 이는 그의 수비력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더블 A는 사정이 좀 더 나은 편이다. 이곳에서는 매일 좌익수로 출전할 수 있고 빠른 공도 상대할 수 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계약을 하고 온 선수에게 두 단계 낮은 더블 A로 가라는 것은 조국으로 돌아가라는 말이 더 나을 듯해 보인다.

“자존심이 상한다.” 추신수 선수가 이번 김현수 선수와 볼티모어 사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나 역시도 그의 말에 동의한다. 애당초 2년 700만 달러로 메이저리그 계약을 했고 마이너리그 거부권도 줬다. 이런 계약을 했다면 그를 주전으로 쓸 생각이었을 테고 최소한 한두 달은 기회를 줘야 했다. 하지만 볼티모어와 쇼윌터 감독은 겨우 16경기만 보고 선수를 파악한 대단한 일을 해냈다.

이러한 압박에도 불구하고 김현수의 에이전시인 리코스포츠는 4월 1일 "김현수가 볼티모어 구단의 마이너리그행 요청을 공식적으로 거부하고 계약서에 명시된 대로 메이저리그에서 도전을 계속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라고 밝혔다. 이 선택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압박에 굴복하고 만다면 나쁜 선례를 남기게 되고 다른 선수에게도, 특히 대한민국의 미래 메이저리거들에게도 안 좋은 영향을 끼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남은 시간 동안 번복할 가능성은 있지만 김현수 선수가 그렇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이제 그는 기다림만이 남아있다. 볼티모어 오리올스는 700만 달러의 계약된 금액을 주고 김현수 선수를 방출하는 것과 그를 25인 로스터에 포함시켜 메이저리그에서 기회를 계속 주는 두 가지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될 것이다. 볼티모어는 일요일 정오에 개막 25인 로스터를 발표할 예정이다. 여기에 김현수 선수가 포함되지 않는다면 메이저리그에서 그의 모습을 보기는 힘들 것이다. 하지만 어떤 선택이 주어지든 김현수 선수를 응원해주고 싶다.

백민경 청춘칼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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