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경 청춘칼럼] 나는 빠른 93년생, 24살이지만 나의 친구들은 25살이다. 그래서 난 반 오십 25살이기도 하다. 난 9년째 우정 중인 나의 친구들을 소개 하려고 한다. 우린 어느 순간 25살을 맞게 되었고 아직도 실감을 하지 못한다. 더 놀라운 사실은 8개월 뒤면 26살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늘 소름끼쳐 하는 부분이다. 그리고 이제는 25년 째 살아가고 있는 현재 우리의 모습을 보며 아무 생각 없이 웃을 수만은 없다. 그래도 우정중인 우린 아직 서로를 보며 웃는다.
이제, 청춘 반 오십의 나의 웃픈 관계들을 소개하겠다. 그리고 나는 내심 보는 이들도 이 반 오십 클럽에 끼고 싶어 했으면 좋겠다.

지금이라도 한국 갈까..?
해(여,25)

할아버지가 네가 다 하라고 지어주신 한글 이름 ‘다해’를 가진 내 친구. 우리 중에 공부를 제일 잘 했다. 학원하나 안 다니고 혼자서도 공부를 곧 잘 했다. 그리고 이 친구의 가장 큰 특징은 야망이 없다. 정말 소박한 친구다. 자신의 작은 카페를 차리는 게 꿈이다. 그래서 우리 집 앞 카페에서 1년 가까이 일을 했다. 음식도 곧 잘 한다. 그리고 혼자 한 달 넘게 유럽여행을 할 정도로 여행을 좋아한다. 현재 이 친구는 어학연수 중이다. 그리고 혼자 저녁마다 한국 음식을 해 먹으며 한국에 대한 향수를 달래고 있다. 그리고 가끔 나와 전화를 하며 그간 못했던 말을 한다.

‘나 지금이라도 한국 갈까? 근데 한국 가면 뭐 하지. 괜히 왔나?’
‘그리고 오빠랑 얘기했어. 그래서 지금은 연락 안 해.’

이렇게 ‘해’는 해외 생활에 지쳐 있고 어학연수를 가기 전 3년 짝사랑 했던 오빠에게 고백해 나름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지만 지금은 연락도 안한다. 기대했었던 꿈과 사랑에 처절한 실망감을 체험하고 있는 우리 ‘해’. 내가 해 줄 수 있는 건 좌절 속에 파묻혀 보이지 않는 긍정적인 부분을 말해 주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너를 더 부러워 할 수 도 있어! 뭐든 배우면 남는대~ 너 꿈에도 잘 맞춰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어쨌든 한국 오면 나 영어나 가르쳐줘!’
‘그리고 넌 좋아한다고 말이라도 해서 깨달은 거라도 있지 난 아무것도 못 해서 아직도 몰라.’

하지만 이렇게 밖에 말하지 못 한다. ‘해’ 한테 미안하다. 하지만 진심이다. 다음에 통화 할 땐 ‘해’에게 기쁜 소식이 있었으면 좋겠다. 진심을 다해 너를 응원해!

사랑은 타이밍인 거 같아.
진(여,25)

실용음악을 전공 했고 고등학생 때부터 노래, 춤의 여왕, 가수가 꿈인 섹시한 이미지의 그녀다. 지금은 학교를 졸업하고 아버지가 다니시는 은행에서 2년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다. 난 사실 ‘진’한테 물어보고 싶었다.

‘다시 노래 안 할 거야?’

하지만 괜히 마음에 스크래치를 낼 것 같아서 여태까지 못 물어 봤다. 그리고 ‘진’은 회사생활도 꽤 잘하고 있다. 일은 물론 회사 행사 장기자랑에서도 노래와 춤을 춰 회사에서 유명인사가 되었다. 그래서 사실 나는 위의 질문을 굳이 할 필요성을 많이 느끼지 않는다. 그리고 우리 ‘진’은 사랑꾼이다. 우리 셋 중에 연애를 가장 많이 했을 것이다. 오랜만에 셋이 모이면 서프라이즈 선물처럼 사랑에 빠진 새로운 남자들을 공개한다. 그러나 문제는 오래 가지 못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내가 존경하는 점은 시작이라도 했다는 것이다. 사랑에 빠지면 정말 일사천리로 해결이 된다. 그리고 남자들도 ‘진’의 매력에 금방 빠진다.

이런 ‘진’에게 요즘 변수가 생겼다. 시작조차 안 되는 남자를 만난 것이다. 너무 복잡한 남자다. 몇 달간 속만 앓다가 결국 먼저 속마음을 말한 ‘진’. 결과는 참담했다. 그리고 아픔과 미련이 남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그 뒤로 연애를 안 하고 있다. 하지만 좋은 남자가 생기면 다시 연애를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내 친구를 힘들게 했던 그 남자가 밉기도 하다. 하지만 이렇게 사랑의 아픔을 겪으면 더 성숙한 사랑을 할 내 친구 ‘진’을 기대한다. 그리고 난 사랑 앞에서 용기를 내는 ‘진’이 존경스럽고 부럽다. 그리고 난 ‘진’의 꿈과 사랑 모두 끝까지 응원할 것이다.

안녕하세요, 접니다.
갱(여,24 또는 25)

이 글을 쓰고 있는 사람이다. 나에 대해 간단하게 말하면 하고 싶은 공부를 위해 코피를 쏟아가며 편입해 들어간 학교를 자퇴하고 원하던 학교에 다시 편입해 현재 대학생의 신분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3년 째 남자친구가 없다. 지금 할 일도 많은데 연애가 어떻게 가능하냐는 핑계를 대며 지내고 있다. 친구들은 취준생이거나 취업을 했지만 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위해 학교에 다시 들어왔다. 2년간의 사회 경험을 통해 나라는 사람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지 않으면 행복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걸 깨닫고 극단적인 선택을 반복하며 지금의 상황에 이르렀다. 지난 선택들을 후회 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단단해졌다.

우리 세 명도 이렇게 사랑, 꿈,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이렇게 다른데 다른 반 오십들의 이야기는 얼마나 다양할까? 그리고 다른 이야기 속에 같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게 감사하다. 그래서 다른 청춘들과 공감할 수도 있는 이 글을 쓰고 있어 즐겁고 설렌다. 나와 다른 청춘들 자신만의 20대 이야기를 기대하며 글을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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