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집단에 대한 오해와 편견 줄여야 [박진형 칼럼]

박진형 칼럼니스트l승인2016.05.30l수정2016.05.30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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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형의 철학과 인생]
극악무도한 강남역 살인사건...남녀 입장이 다를 리가
온 국민 한 목소리 내야할 때
특정 집단에 대한 오해와 편견 줄여야

내가 아는 외국인 친구는 성실하다.
내가 아는 다른 외국인 친구도 성실하다.
따라서 모든 외국인은 성실하다.

몇 개의 사례를 근거로 또는 대표성이 없는 표본으로부터 어떠한 결론을 도출시키는 추리를 가리켜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고 한다. 기본적으로 인간의 사고 구조는 올바르지 못한 논증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잘못된 추리를 범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직관과 즉흥적인 감정에 지배받는 의사소통 과정을 살펴보면 수많은 논리적 오류를 발견할 수 있다.

최근 발생한 ‘강남역 살인사건’에 대해서도 일부 사람들이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저지르는 모습이 눈에 띈다. 물론 이 사건은 가해자가 여성 집단에 증오심을 가지고 저지른 범행이 맞다. 해당 사건만을 놓고 보면 ‘여성혐오’로 인해 발생한 안타까운 사건인 것이다. 그러나 특정한 사건 하나를 이유로 사회 전체에 ‘여성혐오’ 현상이 심각하다는 식의 주장은 타당하다고 볼 수 없다. 추모현장에 참석한 한 여성이 “사회에 팽배한 여혐정서가 가장 극단적인 형태로 나타난 사건”이라고 주장한 것은 위와 같은 오류의 범주에 속한다.

여성혐오가 사회 전체에 팽배하다는 식의 주장과 프레임은 인구의 절반인 남녀를 대립시켜 사회적 갈등을 부추길 뿐이다. 실제로 이 같은 일이 추모 현장에서 벌어졌다. 남녀가 서로 시비 붙어 과격한 말과 심지어 육두문자까지 뱉어대는 동영상이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물론 해당 사건이 개별 여성뿐만 아니라, 여성 집단 나아가 사회 전체에 정신적으로 심각한 충격을 주었기 때문에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수 있다. 그러나 극악무도한 강남역 살인사건을 두고 남녀의 입장이 다를 리 없다. 원인과 결과를 파악할 때는 감성을 앞세우기 보단 이성과 논리력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아울러 위에서 언급한 논리와 동일하게 해당 사건 가해자가 정신질환자이기 때문에, 모든 정신질환을 가진 환자들을 잠재적 살인자로 낙인을 찍는 행위라든지, 혐오감을 조성하는 일련의 사고방식도 경계해야 한다. 한상우 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에 따르면 정신분열증 환자들이 범죄를 저지를 위험성은 일반 인구보다 낮고, 살인과 같은 극단적인 행동은 매우 드물다고 한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일반화의 오류를 바로잡아 특정 집단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줄여야 한다. 필자를 포함해 대중은 대체로 옳은 판단을 하지만 때론 선동적인 말 한마디, 피켓 하나에도 쉽게 변질될 수 있는 존재이다. 단정적인 표현과 과격한 행동을 삼가야 하는 이유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번 사건을 통해 범죄취약계층을 향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신체적 물리적 약자인 여성과 남성, 판단력이 미성숙한 아이, 정신적으로 결함이 있는 장애인까지.

박진형 칼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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