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형의 철학과 인생] 모바일로 뉴스를 볼 때면 다 읽기도 전에 광고가 3~4개 팝업창이 열린다. 심지어 화면을 다 가리는 동영상도 뜬다. 아예 다른 페이지를 불러오는 경우도 비일비재 하다. 이 정도면 광고를 보는 것인지, 뉴스를 보는 것인지 헷갈린다. ‘네이버 뉴스 미러링’ 어플리케이션 얘기다.

플레이스토어에서 해당 어플의 평점은 매우 낮다. 2.4! 댓글도 악평으로 가득 차있다. “뉴스 한 꼭지 읽는 동안 세 네 번 팝업 광고 뜨면”, “초단위로 광고가 나와서 뉴스는커녕 광고만 보고 있다” 등. 다양한 신문과 칼럼, 주요 뉴스를 비교해서 보여주는 좋은 장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광고로 소비자에게 외면당하고 있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용자수가 급격히 줄어들어 해당 어플이 광고 수익 모델로서 기능을 하지 못할 수 있다.

더군다나 포털은 자체적으로 뉴스를 생산하지도 않으면서 광고 수익은 언론 매체보다 더 많이 가져간다. 콘텐츠 생산 비용은 신문사가 부담하지만, 수익은 포털을 비롯한 온라인 매체가 차지한다. 기형적인 유통 구조라고 할 수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자료에 따르면 2011년을 기점으로 신문의 광고 시장 점유율이 인터넷에 추월당해 3위로 떨어졌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다른 뉴스 어플에서는 독자가 불편을 느낄 만큼 광고로 도배되어 있지 않다. 조선일보 같은 경우 처음 실행할 때만 화면을 꽉 채우는 광고가 나올 뿐이다. 신문을 읽는 도중에 기사 전체를 가리는 경우는 없었다. 그밖에도 10대 일간지 모두를 확인해 봤지만, 기사를 읽는데 크게 문제가 될 요소는 없었다.

다른 한편으로 위와 같은 광고의 형태가 제품의 판매촉진과 직결될지 의문이다. 코카콜라는 ‘뉴스 후 광고 금지’ 정책을 내놨다. 이유가 무엇일까. 바로 점화효과 때문이다. 먼저 제시된 자극이 나중에 제시된 자극의 처리에 영향을 주는 현상을 일컫는다. 보통 뉴스는 미담기사보다 좋지 않은 사건 사고와, 눈을 찌푸리게 만드는 내용으로 즐비하다. 독자는 이러한 기사를 접할 때마다 부정적인 심리적 상태에 놓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감정 상태에서 광고를 접할 경우, 그 광고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심리학 나 좀 구해줘>라는 책에는 점화효과에 대한 예시가 적혀있다.
눈은 무슨 색인가? 흰색
구름은 어떻게 보이나? 하얗게
집의 맞은편 벽은 어떤 색인가? 흰색
암소는 뭘 마실까?

이 질문을 들은 사람 대다수는 ‘우유’라고 답했다고 한다. 먼저 제시된 물음(자극)이 후에 제시된 물음(자극)에 영향을 미친 탓에 잘못된 답변을 한 것이다.

따라서 점화효과를 최소화 하려면 뉴스와 광고의 시간 차이를 두는 게 좋다. 뉴스를 읽는 중에도 동영상이 실행되고, 어플리케이션 마켓으로 이동되는 건 오히려 광고의 역효과만 불러일으킬 수 있다. 독자의 입장에서 보지 않고, 기업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무분별한 광고는 오히려 자사의 이미지에 손해를 가져올 수 있다.

언론사는 공익을 추구하는 공기업이라고 부르기도 어렵고, 사익을 추구하는 사기업으로 분류하기도 애매하다. 뉴스라는 서비스 자체가 공익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네이버는 인터넷 전문기업이지만 뉴스를 유통하고 있는 막중한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무분별한 광고로 인해 국민의 알권리가 침해되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저작권자 © 미디어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