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입규제, 제대로 개선해 보자 [류충렬 칼럼]

류충렬 박사l승인2016.06.30l수정2016.06.30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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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류충렬의 파르마콘] 최근 정부는 인․허가, 신고 등 진입규제(entry regulation)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발표하였다. 그 개선방안으로 ‘자동인허가제’의 도입과 ‘협의 간주(看做)제’를 확대하겠다고 한다. 늦었지만 매우 고무적인 시도이다.

진입규제는 규제방식 중에서도 규제의 강도가 제일 높은 대표적인 규제이다. 진입규제의 문제점을 그간 많이도 지적되어 왔다. 특히 한국에서의 진입규제는 근대법제가 도입된 역사적 배경에서 일제강점기의 모든 것을 금지하고 시혜적으로 조금씩 허용해주는 법제방식의 골격을 유지해 오는 과정에서 헌법의 자유시장 경제원칙을 구현하기 어려운 원칙금지․예외허용인 포지티브(positive)방식이 많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진입규제인 주세법을 살펴보자. 주류제조의 진입에는 엄격하고 대규모 투자만 가능한 높은 허가요건을 설정하고 있어 소규모의 특색있는 주류제조업체의 탄생이 어렵게 되어있다. 게다가 요건을 충족하여도 실제 허가여부는 재량적인 성격이 강하다는 문제도 있다. 이러한 진입규제로 한국에는 소규모의 특색있는 술의 탄생이 무척이나 어렵게 하고 있다.

진입규제의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진입규제는 먼저 진입한 기득권자에게 경제적 지대(economic rent), 즉 기득이익(vested interests)이 발생하게 된다. 결국 기득권자는 기득이익을 지키기 위해 기존제도를 유지하려고 시도하여 규제개혁에 반대하는 경향을 갖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원격진료, 우버(uber)제도의 반대 등 많은 규제에서 나타나고 있다.

또한 진입규제는 부정부패의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통상 진입규제는 자본금, 시설요건, 인적요건, 기술요건 등 진입요건 설정하고 신청자(민원인)는 제시된 요건을 미리 충족한 후에 허가권자에게 신청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허가 신청이전에 사무실 임대, 자본금 확보, 인력의 모집 등 허가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많은 사전투자를 요구한다. 사전투자 이후에 인․허가를 받지 못하면 어떤 현상이 일어나게 될까? 그간 투자한 모든 비용이 매몰(sunk cost)되게 된다. 결국 민원인은 사전투자된 비용을 날리지 않기 위해 갑인 허가권자에게 밀착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된다.

현재 정부가 시도하는 ‘자동인허가제’와 ‘협의 간주제’는 일정한 기간까지 허가관청이 거부의사를 표하지 않으면 허가 또는 협의된 것으로 간주해 보자는 방식이다. 진입규제의 개혁은 자동인허가제의 도입만으로는 제대로 효과를 갖기 어렵다. 여전히 높은 허가요건이 있거나 현재와 같은 포지티브 방식이면 진입의 어려움은 그대로 남기 때문이다. 자동인허가제와 함께 진입요건을 낮추고 법제방식을 원칙허용․예외금지의 네거티브(negative)방식으로 대폭 전환하는 동반 개혁이 필수적이다. 어쨌든 정부의 진입규제 개혁시도는 고무적이다. 그러나 이왕 개선의 칼을 뽑은 김에 제대로 하였으면 한다.

▲ 류충렬 박사

[류충렬 박사]
학력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박사
경력 2013.04~2014.01 국무조정실 경제조정실장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민관합동규제개혁추진단 단장
국무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
국무총리실 사회규제관리관
한국행정연구원 초청연구위원
현) 국립공주대학교 행정학과 초빙교수

저서 : 규제의 파르마콘

류충렬 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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