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왓 위민 원트> 포스터

[미디어파인=김주혁 소장의 가족남녀M&B(Movie&Books)] 사람 간에, 남녀 간에 서로의 마음을 몰라주고 이기적인 언행만 해댄다면 듣는 사람은 누구나 기분이 상할 것이다. 가족과 직장 동료 등 가까운 사람들 사이에서는 더욱 그렇다.

영화 ‘왓 위민 원트’는 여성의 마음을 알아주고 존중하는 능력을 갖게 된 남성의 이야기다. 그로 인해 주변 여성들은 위로받고 행복감을 느낀다. 그들에게는 마음을 들켜버린 느낌이면서도 배려 받는 기쁨이 넘친다.

닉 마샬(멜 깁슨 분)은 한 때 잘 나가던 광고 기획자였으나 어느 날 시련을 겪게 된다. 승진 기회가 왔으나 경쟁사 여직원 달시 맥과이어(헬렌 헌트 분)가 그 자리를 꿰차고 온 것. 두 사람은 사이가 좋을 리 없다. 닉에게 달시는 잔소리꾼이고, 달시에게 닉은 극우 남성우월주의자일 뿐이다.

달시는 소비성 강한 여성들을 위한 제품 광고 기획팀을 꾸린다. 닉은 나름대로 여성을 이해하기 위해 스스로 코 팩을 붙이고, 립스틱을 바르고, 마스카라를 하고, 스타킹을 신기도 한다. 뿌듯한 기분을 느끼려는 순간 욕실 바닥에 넘어져 정신을 잃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다음 날부터 닉은 초능력을 발휘하게 된다. 주변 여성들이 입을 다물고 있어도 닉에게는 그녀들의 속마음과 생각이 다 들린다. 졸지에 고민 많은 여직원들의 상담자 겸 위로자가 된 것.

▲ 영화 <왓 위민 원트> 스틸 사진

닉은 달시에게도 이 능력을 적용한다. 그녀의 아이디어를 도용해 상사로부터 다시 인정받게 된다. 닉의 활약 덕택에 회사 역사상 최대 고객사를 유치하게 된다. 마침내 두 사람은 서로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회사는 달시를 해고하는 대신 닉을 중용하기로 한다. 닉은 양심의 가책을 느껴 대표에게 달시의 복직을 요청해 허락받는다. 달시에게는 아이디어를 훔친 사실을 고백한다. 닉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특별한 이유 없이 결근한 여사환의 집에 가던 중 폭우 속 번개로 전선에 불꽃이 튀기는 상황에서 초능력을 잃게 된다. 하지만 여성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자세는 여전하다.

인터넷에서, 또 생활 현장에서, 적지 않은 남성들이 여성을 혐오하고, 일부 여성들도 반격하는 상황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여성들에게 폭력까지 가하는 상황이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그렇게 해서 얻는 게 무엇일까. 잃는 것은 또 얼마나 많은가. 남녀가 서로의 마음을 알아주고, 가려운 데를 긁어주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 모두 닉처럼 이성의 마음을 이해하는 능력을 갖춰서 좋은 방향으로 써먹는 그런 세상이 하루 빨리 왔으면 좋겠다.

▲ 김주혁 가족남녀행복연구소장

[김주혁 가족남녀행복연구소장]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초빙교수
-전 서울신문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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