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감정하라 [이시우 칼럼]

이시우 청춘칼럼니스트l승인2016.07.23l수정2016.07.2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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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이시우의 감히, 다르게 말하다] 확실히, 당신은 바쁘다. 당신은 안정적인 학점을 위해 이름만 협동심을 기르는 말도 안 되는 조별 과제를 수행하고 있을 테고, 스펙을 위해 공모전과 대외활동, 자원봉사 등에 몰두하며 시간과 노력을 쏟고 있을 수도 있다. 가정 형편상 알바를 하며 등록금이나 생활비를 모으고 있을 수도 있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행복한 추억을 만들고 있을 수도 있다. 또한 취업대비 모의면접을 하며 전교회장 출신이 전국학교 수보다 많다는 것과 모임이나 단체에서 운영진 한 번 안 해본 사람이 없다는 사람들의 말을 들으며 세상엔 다 리더 밖에 없었다는 사실에 놀랄 것이다. 그 많던 팀원들은 다 어디로 간 건지 궁금해 할 수도 있다. 어찌되었든 간에 확실히, 우리는 바쁘다.

성공보다는 실패의 경험이 더 많고, 여유와 휴식을 잘못처럼 여기며, 초조함과 불안함, 다급함으로 꽉 차있는 우리는 성장하기 위해 애쓰는 청춘이다. 그리고 대체로, 우리는 그 불확실함을 확실함으로 바꾸기 위해 달리기 시작한다. 필자 또한 그렇게 달리고 있다. 그러다 가끔씩, 앞서 달리는 사람들 중 무언가 다른 몇몇 사람들을 발견하곤 한다.

그들은 마치 로봇처럼, 뒤에서 무서운 짐승이 쫓아오기라도 하는 것처럼, 말 그대로 미친 듯이 질주한다. 물론 그 질주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남들과의 경쟁이든 자신과의 투쟁이든 이유와는 상관없이 노력은 멋진 것이고 소중한 것이다. 문제는 그들이 너무 빨리 달리는 나머지, 지나쳐버리면 안 되는 것들마저 지나치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무엇을 지나친 것 일까? 미처 생각지 못한 중요한 스펙들? 소중한 사람들과의 인연들? 물론 이것들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앞서 중요시해야 할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그들이 느끼는 감정들을 그냥 지나친다.
바쁨을 핑계로, 젊음을 구실로 그들은 자신들에게 쏟아지는 감정들을 나중에 몰아서 해도 되는 숙제마냥 뒤로 미뤄버린다. 그래도 괜찮다며, 아무 상관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혹자는 어차피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하며 자신에게 찾아오는 감정들을 유예시킨다. 그것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는지 모른 채, 심지어 잘 버텨냈다고 말하며 안도한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감정은 생략할 수가 없다. 무심코 넘겨버렸던 감정들은 쌓이고 쌓여서 넘치게 되고, 걷잡을 수 없이 당신을 물들인다. 당시에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았던 감정들은 더 크고 강하게 다시 돌아온다. 우리의 마음은 강하지만 약해서 순간에 굳어지고 찰나에 부서진다. 그러므로 우리는 감정을 하나하나 온전히 느끼면서 살아가야 한다.

그렇다고 열심히 질주하고 있는 모든 청춘들이 감정을 무시한다는 것은 아니다. 열심히 달리는 와중에 마주친 감정들마저 훌륭히 곱씹어가며 멋지게 살아가고 있는 청춘들도 꽤 많다. 그러나 간혹 자신이 마주친 감정을 제대로 느끼지 않고 대충 넘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은 미래에 대한 생각일 수도, 애인이나 친구, 인간관계에 대한 생각일 수도 있다. 어떤 생각이든지 간에, 나는 그들이 그런 생각들에서 오는 감정들을 조금 더 마주하길 바란다. 분명히 그것은 쉽지 않다. 감정이란 어렵고 때로는 무섭다. 사람이기에, 우리는 각자가 지니고 있는 감정의 무게에 지치기도 하며 나아가 이는 트라우마가 되어 마음에 심각한 상처를 남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감정을 감정하라는 것이 무조건 당신이 상처를 이겨내고 극복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상처를 극복할지 말지는 엄연히 당신의 선택이다. 다만 그것을 무시하지 말라는 것이다. ‘내가 이런 상태구나, 이런 상처가 있구나.’라고 자각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이는 어쩌면 우리가 착각하고 있었는지도 모를 사실들을 말해줄 수 있다. 예를 들어, 바람이 불어서 나무가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나무는 원래 흔들리고 있었고 바람은 때마침 그냥 불고 있던 것일지도 모른다. 물론 정확한 원인은 자신만이 알고 있고, 자신밖에 알 수 없다. 하지만 만약 나무가 원래 흔들리고 있었던 것이라면 불어오는 바람을 원인으로 착각해서 상처를 받거나 힘들어 하게 될 일은 없을 것이다.

누구는 인생을 100m 경주라고 말하고, 누구는 마라톤에, 누구는 혼자 하는 산책에 비유한다. 어떤 사람은 끊임없는 경쟁을 추구하고, 어떤 이는 세속적인 삶에서 한 발짝 물러나 조용히 살길 소망한다. 이러한 비유들은 비슷한 부분도 있지만 대체로 다른 주장을 펼친다. 그러나 각각의 논리가 있고 이는 읽는 사람들에게 나름의 깨달음을 준다.

하지만 내가 마라톤과 산책 중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경쟁하는 삶과 조용한 삶 중 어떤 것을 원하는 지는 자신만이 알고 있다. 이를 위해 스스로 천천히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 당신의 감정을 제대로 감정하라. 그러면 적어도 우리는 멋지게 바쁘지 않을까?

이시우 청춘칼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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