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방송통신대학교 역사기록관] 일제강점기 중등 이상의 관립학교가 몰려있던 광화문통에서 떨어진 경성의 동북 지역(지금의 대학로)에 1907년 처음으로 관립 학교인 공업전습소가 설립되었다. 식민지 경영에 필요한 하급 기술인력에서부터 고급 기술자 양성까지의 역사를 한데 간직한 곳 방송통신대학교 역사기록관의 얘기다. 이 건축물에는 과연 어떤 역사적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

▲ 1907년 경성부 동북부 동숭동 농상공학교에서 분리된 공업전습소 설립

조선인의 고등교육을 억압했던 일제는 기존의 4년제 농상공학교를 분리해 2년제 공업학교 설립을 추진했고 당시 경성에서 가장 저개발 지역이었던 이화동에 학교 부지를 마련했다.

▲ 1911년 당시 운영되고 있던 관립 중학교 입지

그리고 1912년, 조선총독부는 같은 부지에 중앙시험소를 신축, 설립했다. 이후, 1916년 같은 부지에 3년제 경성공업전문학교까지 설립하게 된다.

▲ 중앙시험소 청사 도면(1912)

▲ 1912년 각종 동업에 관한 시험 및 조사 연구를 위한 중앙시험소 추가 설립

▲ 1916년 같은 부지에 3년제 경성공업전문 학교까지 설립

이러한 과정 중에 해방과 6.25전쟁을 겪으며 모두 소실되고 현재 (구)공업전습소로 잘못 알려진 건물만 남게 되었고 건축양식이 같은 양식목조구법을 통해 지어져 지금까지 잘못 알려져 왔다. 하지만, 서울대 건축학 박사 주상훈씨가 1912년에 작성된 중앙시험소부지 지균공사도 검토작업을 통해 이 건물이 중앙시험소 건축물이라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고 공업전습소와는 다른 건물로 규명하게 된다.
      

▲ 중앙시험소(1912년 설립) / 공업에 대한 검정시험, 기술교육 등을 담당했던 일종의 인증기관. 오랫동안 공업전습소 본관으로 알려져 왔으나 2008년 국가기록원의 일제강점기 도면 분석 결과 공업전습소와 별개의 건물로 규명

“1912년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중앙시험소부지 지균공사도를 통해서 구체적으로 내용을 알게 됐습니다. (이 도면이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은) 공업정비소 본관의 형태와 위치 그리고 1912년에 새로 계획된 중앙시험소청사의 형태와 위치가 함께 기재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문제는 자료가 굉장히 부족한 상황에서 공업정비소와 중앙시험소가 같은 부지에서 운영됐고 두 건물이 모두 양식목조 2층 건물이었다는 점에서 초기 연구에서 혼란이 일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 주상훈/서울대학교 건축학 박사

르네상스풍의 2층 양식목조건축물인 중앙시험소는 19세기 중엽 미국에서 만들어진 구법이지만 일본에서 메이지 시대에 그 구법을 도입해서 서구의 근대적 이미지를 표현하고자 전면에 다양한 장식들을 부과했고 그러한 건축물을 보통 의양품 건축물이라고 불렀는데 이런 것들이 1910년대 한국에도 많이 지어지게 된다.

현관과 내부 통로, 계단실이 있는 중앙을 중심으로 건물 좌우를 돌출시켜 ㄷ자형이고, 중앙에 사각형 모임탑을 세우고 돔을 올려 중앙성을 강조하였다. 독일식 나무비늘판으로 외벽을 마감하고 지붕을 붙여 강조한 파빌리온 양식과 궁전식의 반원창을 도입해 전체적으로 화려하고 정교한 느낌을 준다.

해방 후 국립공업연구소와 국립공업시험원을 거쳐 지난 1980년대 방송통신대학교가 인수한 시험소 건물은 근대 초기의 대표적인 양식목조건물로 꼽힌다.

1900년대 초, 가장 주도적으로 지어졌지만 유일하게 남은 양식목조건물. 따라서, 공업전습소 본관에서 중앙시험소로의 제 이름 찾기는 우리 근대 건축사의 귀중한 발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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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bs 백남우 영상콘텐츠부장

[수상 약력]
2013 미디어어워드 유료방송콘텐츠 다큐멘터리 부문 우수상 수상
2014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PP작품상 수상
2015 한국방송촬영감독연합회 그리메상 지역부문 우수작품상 수상
2016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기획부문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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