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뚤어진 부성애 [김주혁 칼럼]

샤인(Shine), 1996, 미국, 스콧 힉스 감독, 아민 뮬러-스탈(피터), 노아 테일러(데이빗 헬프갓, 청년), 제프리 러쉬(데이빗 헬프갓, 성인) 주연, 105분 김주혁 가족남녀행복연구소장l승인2016.08.24l수정2016.08.24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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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샤인> 포스터

[미디어파인=김주혁 소장의 가족남녀M&B] 자녀를 죽음에 이르도록 학대하는 자격 없는 부모들의 소식이 연일 언론을 장식한다. 죽을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자녀를 쥐 잡듯 다그치거나,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언어적 신체적 폭력을 가하는 부모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아동학대 가해자의 80% 이상이 친부모인 실정이다. 그러면서도 우리 부모들은 자식 잘 되라는 마음에서 훈육하고 ‘사랑의 매’를 드는 거라고 합리화하는 경우가 많다. 도대체 ‘사랑의 매’라는 것이 존재하기는 하는가. 가당치 않은 얘기다. 폭력은 자녀의 몸과 마음을 병들게 한다. 천재 자녀마저도 시들게 한다. 아무리 못마땅하고 견디기 힘든 상황이라도 대화로 풀어나가야 한다.

실화를 토대로 한 영화 ‘샤인’은 천재 음악 소년이 독선적인 아버지의 잘못된 사랑에 시달린 끝에 한없이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비뚤어진 부성애로 인해 아들은 10년 동안이나 정신병원 신세를 지게 된다.

가난한 유태인 가정의 엄격한 아버지 피터는 아들 데이빗 헬프갓을 성공한 피아니스트로 키우기 위해 목숨을 걸다시피 한다. 그는 “항상 이겨야 돼. 오직 강한 자만이 이 세상에서 살아남는다.…내가 어렸을 때 좋은 바이올린을 샀지만 할아버지는 그걸 부숴버렸지. 하지만 아버지는 달라. 너는 축복받은 아이란다.”는 말을 아들에게 주문처럼 반복한다.

▲ 영화 <샤인> 스틸 이미지

데이빗은 한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재능을 인정받아 미국 유명 음악학교로 유학 가는 혜택을 받는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얼마 후 도착한 초청장을 아버지는 불 속에 던져버린다. 그러면서 외친다. “데이빗은 미국 못가, 어느 한 사람도 이 가족을 떠날 순 없어.” 아들은 실의에 빠진 채 욕조에 들어가 나올 생각을 안 한다. 그런 아들을 아버지는 젖은 수건으로 때리며 욕설을 퍼붓는다. “역겨운 자식, 욕조에 오줌을 싸다니.” 그러고는 아들에게 다른 말을 한다. “아들아, 아버지를 미워하면 안 된다. 살아남아야 해. 아무도 이 애비만큼 널 사랑하진 못해. 이 아버지가 함께 할 테니 믿고 따르거라.”

데이빗은 다시 콩쿠르에서 실력을 발휘해 영국왕립음악학교 장학증서를 받는다. 이번에는 꼭 가겠다고 말한다. 아버지는 또다시 아들을 때리며 매몰차게 말한다. “네 마음대로 영국에 가겠다고? 난 네 아버지다, 너한테 모든 걸 다 바쳤다. 너는 지금 떠나면 천벌을 받을 거야. 집 떠나면 절대 돌아올 생각은 말아라. 자식으로 받아들이지 않겠다. 그래도 가족을 버리고 갈 테냐?” 아들은 이번에는 아버지의 만류를 뿌리치고 유학길에 오른다.

데이빗은 아버지가 그토록 원했지만 너무나 어려운 라흐마니노프 3번을 교내 연주회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연주한 뒤 쓰러진다. 그를 맞은 곳은 정신병원. 그는 쉴 새 없이 중얼거리는 불안 증세를 보이며 그곳에서 10년을 머문다.

데이빗은 어느 날 정신병원을 빠져나온 뒤 한 레스토랑에서 손님들을 위해 피아노를 연주하며 헬프갓이 아닌 데이빗 샤인으로 거듭나 즐거운 제2의 삶을 산다. “중요한 건 함께 나누고 보호해주는 거예요.” 트렘폴린 위에서 방방 뛰는 그의 표정에는 자유와 행복감이 가득하다.

▲ 영화 <굿 윌 헌팅> 스틸 이미지

영화 ‘굿 윌 헌팅’에서 놀라운 수학 계산 능력 등 천재적인 두뇌를 가진 청년 윌 헌팅이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도 어렸을 때 아버지에게 당한 학대 때문이다. 그의 상처를 치유한 것은 심리학 교수가 그와 상담을 하며 아홉 번이나 계속한 “네 잘 못이 아니야.”라는 말이다. 처음에는 “나도 알아요.”라고 가볍게 넘기던 헌팅이 결국에는 오열을 터뜨리며 과거의 족쇄에서 해방된다.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절대로 고함을 치거나 손찌검을 하지 않아야 한다. 행여 실수로라도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체면 따지지 말고 자녀에게 즉시 사과하고 용서를 구할 필요가 있다. 과거에 그런 기억이 있다면 이제라도 진심으로 사과하자. 자녀를 방임하라는 얘기가 아니라 사랑의 대화를 많이 하자는 얘기다. 정부에서 요즘 활성화하려는 부모교육에도 적극 참여하면 좋겠다. 대화와 사과, 용서를 통해 자녀들의 몸과 마음을 병들지 않고 건강하게 하면 세상은 폭력의 악순환에서 사랑의 선순환으로 흐름을 바꾸게 될 것이다.

▲ 김주혁 가족남녀행복연구소장

[김주혁 가족남녀행복연구소장]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초빙교수
전 서울신문 국장

김주혁 가족남녀행복연구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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