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김주혁 소장의 가족남녀M&B] 인생이란 무엇일까? 슬픈 것일까 행복한 것일까? 톨스토이는 인간이 행복해지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이며, 자신을 희생하여 모든 것에 애정을 쏟는 일이 그들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톨스토이의 말을 실천적으로 보여주는 영화가 여기 있다. 실화를 토대로 한 ‘인생은 아름다워’. ‘동화처럼 슬프고 놀라우며 행복이 담긴 이야기’라는 내레이션으로 이 영화는 시작된다.

무대는 1939년 이탈리아. 숙부가 사는 아레조라는 도시로 무작정 찾아온 시골 총각 귀도는 우연히 만난 도라에게 첫 눈에 반한다. 그녀는 벌집을 태우려다 벌에 쏘여 뛰어내리며 귀도와 부딪힌다. “안녕하세요, 공주님!” 반갑게 인사를 건넨 그는 도라의 무릎에서 벌침을 빨아내 준다. 유머와 재치가 번뜩이는 귀도에게 도라도 끌린다. 그 뒤로도 두 사람은 여러 차례 맞닥뜨린다.

초등학교 교사인 도라에게는 잘 나가는 남자 친구가 있다. 귀도가 웨이터로 근무하는 호텔에서 어느 날 열린 파티의 주인공은 바로 도라. 그녀의 내키지 않는 결혼을 발표하는 연회장의 테이블 밑에서 도라는 귀도에게 키스하며 “나를 데려가 줘요.”라고 속삭인다. 귀도는 도라를 말에 태워 떠난다. 그리고는 행복한 가정을 꾸려 사랑스러운 아들 조수아를 얻는다. 이 가정에는 사랑과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작은 서점을 운영하는 유태인 귀도에게 초대받지 않은 손님들이 찾아온다. 조수아의 5번째 생일을 맞아 그동안 왕래를 끊었던 외할머니까지 모처럼 찾아왔다. 그러나 생일상은 난장판이 됐다. 갑작스레 들이닥친 군인들은 귀도와 조수아를 숙부 등 유태인들과 함께 강제수용소 행 기차에 태운다. 소식을 들은 도라도 기차에 올라탄다. 가족에 대한 사랑이 도라로 하여금 수용소행까지 마다하지 않게 한 것이다.

귀도는 아들을 절망에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해 참혹한 수용소 생활을 단체게임이라고 속인다. 1,000점을 먼저 따는 1등에게 진짜 탱크가 주어지고, 지원자가 많아서 기차표를 아슬아슬하게 샀다는 등 선의의 거짓말이 이어진다. 어느 날 수용소 내 어린이들은 노인들과 함께 가스 샤워장에 간 뒤 모두 사라진다. 조수아는 샤워를 싫어한 덕택에 가스 샤워를 면했다. 귀도는 아들이 희망의 끈을 놓지 않도록 자신들이 1등을 달리고 있다는 말을 계속 한다.

어느덧 전쟁이 끝나고, 독일군은 철수를 준비한다. 귀도는 아들을 파일함에 숨겨둔 채 아내를 찾아 나서다가 발각된다. 총살당하러 끌려가면서도 아들이 숨은 파일함 앞에서 마치 게임의 한 장면인 것처럼 우스꽝스런 윙크와 몸동작을 잃지 않는다. 마침내 연합군이 들이닥치고 조수아는 진짜 탱크에 올라탄다. 결국 도라와 아들이 다시 만나고, 귀도의 아름다운 희생을 기리게 된다. 슬픈 내용이지만 재미와 감동을 주는 것은 귀도의 쉴 새 없는 재치와 무한한 가족 사랑 덕택이다. 이들의 순수한 사랑이 부러움을 자아낸다.

우리는 다른 사람을, 가족을 얼마나 사랑하나? 또 그들로부터 얼마나 사랑받나? 애정을 쏟아 붓기보다 계산된 사랑을 하지는 않는가? 가족을 사랑하기는커녕 그들을 귀찮게 여기며 힘들게 하고 있지는 않는가? 사랑이 없으면 사람들 사이의 관계가 무슨 의미가 있으랴.

▲ 김주혁 가족남녀행복연구소장

[김주혁 가족남녀행복연구소장]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초빙교수
전 서울신문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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