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짱구 박사의 행복한 교육] 어느 중학교 도덕시간에 아이들에게 부모님 칭찬하기 숙제를 내 주었습니다.

(상황 1) 숙제를 가지고 고민하던 아이가 소파에 누워 있는 아버지 앞으로 무작정 걸어가서 불쑥 칭찬의 말을 전합니다.

“아버지가 계시는 그 자체가 사랑스럽습니다.” 하지만 뜬금없다는 표정의 아버지가 날린 한마디, “미친 놈!” 이 아이의 생각은 어땠을까요? ‘젠장, 칭찬하고 욕먹었다.’

(상황 2) 늦은 저녁 딸아이의 학원가는 길을 바래다주는 어머니가 있습니다. 오순도순 걸어가던 모녀. 비록 숙제라고는 하지만 이 때를 놓칠세라 여학생이 엄마에게 칭찬의 말 한마디를 전합니다.

“엄마가 학원에 보내줘서 이렇게 공부를 잘하게 됐어. 엄마, 고마워!”
긴 호흡없이 바로 날라온 엄마의 한마디.
“야, 이 지지배야. 네가 공부를 뭘 잘해? 반에서 00등 하는게 잘하는 거냐? 어?!”

아이들은 유치함, 어색함,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용기를 냈지만, “얘가 왜 이래?”, “너 뭐 잘못 먹었니?”, “너나 잘해!” 등…직설적으로 돌아온 부모의 대답에 무안하고 서러워집니다. 더욱 힘들고 놀라운 사실은 정말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 부모님에 관한 칭찬 거리입니다.

그렇지만 계속 해야만 하는 숙제.
어느 날, 아이는 화장대에서 화장하는 엄마를 보고 “엄마! 되게 예뻐보여요.” 라고 말을 합니다. 그 순간 어머니는 어릴적 소녀 감성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머, 그래?”라는 뜻밖의 반응을 보여줍니다.

회사에서 회식 후 돌아오는 아버지의 불룩한 배를 보고 “넉넉하게 나온 아빠 배가 좋아요.”라고 하니, 아버지도 재치 있는 반응을 합니다. “이 배가 만물의 근원이지!”

숙제를 계속 해갈수록 대화가 풀리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이렇듯 서로의 진심을 알기 어려웠으나 한 두 번이 아닌, 한 달 동안 30가지의 부모님 칭찬거리를 찾기 위한 아이들의 “지속적인 관찰”은 결국 부모님에 대한 “애틋한 관심”으로 바뀌고 결과적으로 이 “애틋한 관심”이 평소에는 생각없이 지나쳤던 가족들의 소소한 행동에서 조차 사랑스러움을 엿 볼 수 있게 됩니다. 무엇보다 긍정적인 효과는 자신과 자신의 가족에 대한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비록 어려웠지만 한 달 동안 부모님 칭찬하기 숙제를 마친 한 아이의 고백은 이랬습니다. “그냥 밥만 먹고 잠만 자는 곳이었는데 요즘 집이 참 좋다.” “부모님을 칭찬하면서 나도 조금씩 변하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무엇보다 스스로에게 두려워하지 않고, 겁내지 않고, 칭찬한 나, “나도 참 괜찮은 사람 같다.” 라는 말로 끝을 맺습니다.

켄 블랜차드(Ken Blanchard)의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Whale Done! The Power of Positive Relationship)’는 책은 이제는 너무나 많이 인용 되었습니다. 이 책을 보면 3톤이 넘는 야생 범고래가 수 많은 관중 앞의 수중 쇼에서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의 멋진 쇼를 어떻게 보여줄 수 있는지 그 과정을 자세히 알려주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범고래도 인간과 별반 다르지 않으며 긍정적인 관심과 칭찬 그리고 마음을 담은 격려가 이러한 멋진 쇼를 보여줄 수 있는 강력한 동인이 된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잘못된 행동의 경우라도 벌을 주는 것보다는 잘못된 행동의 악영향을 설명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방향이 궁극적으로는 더 나은 효과로 나타난다는 것을 여러 사례를 통해 얘기하고 있습니다.

마음을 담은 칭찬은 아이와 어른을 구분하지 않고, 심지어는 고래까지도 매우 긍정적인 관계를 만들어 주는 마법의 상자 같은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맨 처음의 상황1,2 처럼 뜬금없는 칭찬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 아이들이 그랬던 것처럼 어른들 또한 아이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과 애틋한 관심이 필요합니다. 이런 관심을 토대로 하는 따뜻한 칭찬의 말은 우리 아이들의 정서적인 부분까지도 성장시키는 작은 밀알이 될 것입니다. 오늘, 따뜻한 눈길로 아이를 지긋이 바라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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