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으로 새로운 전통을 창조하다 [김영훈 칼럼]

김영훈 세종문화회관 예술단공연지원팀l승인2016.10.14l수정2017.04.26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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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휘 원영석(이화여자대학교 한국음악과 교수), 연주 21세기피리음악연구회

[미디어파인=김영훈의 Arts & Respect] 딱히 글재주가 탁월치 않은 필자 입장에서 나만의 글을 써나가기 위해 일단 고해성사부터 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물론 모두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필자처럼 전문예술교육을 거쳐 순수예술을 공부하며 자란 예술학도 출신들은 인정하지 못하는 것들이 몇 가지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대중음악에 대한 Respect이다. 이는 전통음악, 서양고전음악(Classic)을 비롯한 순수음악 만이 예술적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서 출발하는 자만성 오류로, 대중음악을 그저 순간의 유희 정도로 생각하며, 정작 본인들은 그저 현재의 문화와 대중적 흐름 속에서 소외되고 있다고 간단히 치부해 버리는 것이다. 필자 또한 그러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던 것을 인정하면서 이야기를 이어나가고자 한다.

요즘 방송 콘텐츠를 접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중 하나는 대중음악 기획사의 발전된 시스템과 체계적인 노력이다. 그리고 그러한 노력의 결정체가 대중문화를 선도하는 ‘아이돌’ 문화가 아닐까 한다. 또한 얼마 전부터 재미삼아 시청하게 된 힙합 경쟁 프로그램 ‘SHOW ME THE MONEY’에서 어린 친구들이 보여준, 경쟁에 대한 최선의 자세와 결과에 대한 승복, 그리고 무엇보다 치열한 경쟁 후 그들이 보여주는 서로에 대한 ‘Respect', 바로 존경의 표현도 필자에게 큰 의미로 다가왔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사회 각 분야별로 많은 노력과 열정을 바치는 이들에게 Repect 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리고 순수한 열정으로 치열하지만, 서로를 존경할 줄 아는 그들을 사회의 주인공으로 만들어야 한다. 따라서 필자는 예술분야를 중심으로 본인이 자라온 전통예술, 클래식 등의 순수예술과 대중예술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예술과 그에 대한 존경으로 앞으로의 이야기를 풀어나가고자 한다. Art&Repect의 첫 번째 Repect은 조만간 있을 공연에 관한 이야기이다.

▲ 지휘 원영석(이화여자대학교 한국음악과 교수), 연주 21세기피리음악연구회

‘溫故而知新(온고이지신)’, 논어에 등장하는 말로 ‘옛 것을 익혀 새것을 알아나간다’는 뜻이다. 필자가 전통음악을 공부하기 시작한 후로 가장 많이 접한 고어인 듯하다. 전통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가 원형 그대로 잘 보전하여, 후대에 전하는 일이고, 또 다른 하나가 새로움을 더하여 풍족하게 후대에 전하는 일이다. 전자가 보전, 전승의 의미라면, 후자는 전자를 토대로 후대에 새로움을 더하여 더욱 풍족하게 하는 ‘創造(창조)’이다.

전통음악 또한 많은 예술가들이 전통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전하기도 하지만, 어린 친구들부터 활동이 많은 연주자들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전통을 창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두 길에서 묵묵히 노력하고 있는 그들에게 존경을 표현해 본다.

21세기피리음악연구회 회장 김경아교수(서울대학교 국악과)는 21세기는 전통음악사에 있어 중요한 시기로, 과거 음악에만 집착하지 않고 민족의 혼과 삶을 담은 새로운 시대음악을 만들어 가야한다는 큰 과제를 안고 있다고 말한다. 그에 따라 피리음악연구회는 그동안 피리개량 작업 등을 통해 악기의 한계와 단점을 보완하고, 새로운 피리음악의 틀을 마련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이어왔다. 또한, 다양하고 실험적인 연주회를 통해 전통미와 정제미를 아우른 진일보한 음악을 보다 많은 이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우리의 음악 역사가 그렇듯 정체되지 않고, 더욱 튼튼히 뿌리를 내리면서 발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처럼, 21세기 피리음악연구회는 미래 한국음악의 새로운 장을 열어가는 초석이자 동량이 되고자,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21세기피리음악연구회의 이러한 행보야 말로 전통에 대한 새로운 도전으로 존경받아 마땅하지 않을까 한다.

▲ 지휘 원영석(이화여자대학교 한국음악과 교수), 연주 21세기피리음악연구회

피리오케스트라 포맷은 이미, 2015년 신수제천&절화⋅길타령(작곡 김요섭, 편곡 박한규)을 통해 시도되었고, 성공적인 비전을 제시하였다. 연결선상에서 볼 때 2016년은 피리오케스트라의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연주회 전곡을 피리오케스트라에 무게를 두고 구성하였다고 한다.

물론 현행되는 서양식 오케스트라 연주방식을 차용한(필자는 그리 생각하지 않지만) 국악관현악과 윈드오케스트라(관악합주)에 해당하는 피리오케스트라 포맷에 대해서는 간단한 내용으로 규정되지 않기 때문에 다음 기회에 심도 있게 풀어보고자 한다.

21세기피리음악연구회의 이번 연주회는 피리오케스트라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보다 많은 이들에게 피리라는 전통악기를 통해 감성을 충전하고 감동받을 수 있도록, ‘EMOTION’이라는 주제 아래 영화 및 드라마 OST를 준비했다고 한다.

 

영혼기병 라젠카 중 “라젠카 세이브 어스”(편곡 송 정), 마션 중 “워털루”(편곡 박경훈), 귀향 중 “가시리”와 태양의 후예 중 “You are my everything”(편곡 박한규) 등이 전통음악계의 될성부른 신진 감성작곡가들에 의해 대거 편곡된 부분도 연주회 “EMOTION”이 기대되는 이유이다. 후배들이지만 평소 그들의 음악적 역량을 존경하던 터라 더욱 기다려지고, 기대된다.

또한, 연주회 지휘를 맡은 원영석 교수(이화여자대학교 한국음악과), 협연자 안은경(해금, KBS국악관현악단 수석), 박진희(노래)가 만들어 내는 음악은 벌써부터 필자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쓸쓸한 가을밤, 21세기피리음악연구회가 선사하는 감동의 무대 ‘EMOTION’에 예술인의 한 사람으로, 존경의 마음을 표현해 본다.

전통을 통해 새로운 전통을 창조하는 이들에게 Respect!!!

▲ 김영훈 세종문화회관 예술단공연지원팀

[김영훈 PD]
추계예술대학교 및 동대학원 졸업
공연기획자, 문화예술학 박사
전)네오(NE5) 크리에이티브 대표
서울시국악관현악단 기획담당
현)세종문화회관 예술단공연지원팀

김영훈 세종문화회관 예술단공연지원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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