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가족 [김주혁 칼럼]

라이어 라이어(Liar liar), 1997, 미국, 톰 새디악 감독, 짐 캐리 주연, 86분 김주혁 가족남녀행복연구소장l승인2016.10.17l수정2016.10.17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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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라이어 라이어> 스틸 이미지

[미디어파인=김주혁 소장의 가족남녀M&B] 일과 가족 중 어느 쪽을 더 중시해야 할까? 일의 노예가 돼 가족은 내팽개치고, 가족들과 맺은 약속을 늘 안 지켜서 신뢰가 깨진다면 어떤 결과가 초래될까? 영화 ‘라이어 라이어’는 그런 상황을 보여준다.

플레처 리드(짐 캐리 분)는 가족보다 일을 중시하며,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 악질 변호사다. 소송에 이기기 위해서라면 서슴없이 허위 사실을 말할 뿐 아니라, 가족들과 한 약속도 번번이 지키지 않는다. 거짓말을 하지 않고서는 세상을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생활 철학이다. 그 결과는 이혼이었다. 그는 전처 오드리(모라 티어네이 분)가 키우는 아들 맥스(저스틴 쿠퍼 분)를 가끔씩 만난다. 그러던 어느 날 리드는 아들의 생일 파티에 꼭 참석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번에도 나타나지 않아 아들을 실망시킨다. 맥스는 케이크 촛불을 끄기 전에 아빠가 하루 동안만이라도 거짓말을 하지 않게 해달라고 생일 소원을 빈다.

▲ 영화 <라이어 라이어> 스틸 이미지

그 소원은 이뤄졌다. 리드는 거짓말을 하려고 해도 할 수가 없고 정직한 말만 하게 된다. 엘리베이터, 사무실, 거리 등에서 사실대로 말하면서 곤욕을 치른다. 바람난 여성을 변호하는 법정에서도 거짓말을 할 수 없어 난감해진다. 그러던 중 우연히 사실에 접근해 승소하게 된다. 그에 따라 양육권은 여성에게 넘어간다. 그 순간 패소한 아빠와 아이들의 슬픔에 찬 모습을 보며 리드는 아들을 향한 사랑을 되살린다.

리드의 전처는 새로 사귀는 남자를 따라서 맥스와 함께 멀리 보스턴으로 떠나려 한다. 그러면 리드는 아들을 만날 수 없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아들에게 배웅해 주겠다고 약속한다. 리드는 소송을 끝내자마자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허겁지겁 공항으로 달려간다. 이륙하는 비행기를 세우면서 부상을 당한다. 그러면서 아들과 나누는 대화는 그의 변모를 말해준다. “(심장을 가리키며) 여기가 아파. 늘 널 만날 수 있었는데 그러지 않았어. 그런데 엄마랑 보스턴에 간다니까 깨달았어. 이제는 널 보고, 안고, 놀고 싶어도 그럴 수 없다는 것을. 그러면 아빠는 살 수 없는 거야. 세상 누구보다도 너를 사랑하니까. 사랑해. 다시는 마음 아프게 안 할게. 네게는 늘 정직하고 싶단다.” 맥스의 이듬해 생일 파티에는 가족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부부가 화해의 키스를 나눈다.

▲ 영화 <라이어 라이어> 스틸 이미지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두 번째로 근무시간이 길다. 대한상공회의소와 맥킨지의 ‘한국기업의 조직건강도와 기업문화 종합보고서’에 따르면 상습적 야근 등 국내 기업의 후진적 기업문화가 심각하다. 주당 평균 2.3일이 야근이고, ‘3일 이상 야근’도 43%나 된다. 야근 원인은 비효율적인 회의와 보고문화, 상명하복 불통문화 등이다. 역설적이게도 업무 생산성은 상습적 야근자가 45%로 일반직장인(57%)보다 떨어진다. 보고서는 “기업문화개선의 핵심열쇠는 CEO의 인식과 의지”라고 지적했다. 홍콩상하이은행(HSBC)의 ‘해외 거주자 의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가정을 꾸리기 좋은 나라’ 순위에서 조사 대상 45개국 중 꼴찌를 기록했다.

여성가족부는 ‘일·가정 양립’ 을 위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기업 CEO들이 직접 참여하는 ‘기업문화 개선 캠페인’을 벌였다. “일과 가정의 조화, 가정의 행복이 기업의 성장으로 이어집니다.” “육아휴직은 배려가 아닌 부모의 권리입니다.” “일하는 방식의 스마트한 변화, 직원에겐 행복을 회사에는 성장을” 등의 구호를 CEO들이 직접 외친다. 일·가정 양립 직장문화 확산을 위해 휴가 떠날 때 휴가사유 달지 않기, 근무시간 외에는 업무와 관련된 전화, 문자, 카톡 하지 않기, 일·가정 양립을 응원하는 말을 권장하고 구박하는 말은 피하기 등 4가지 공동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 영화 <라이어 라이어> 스틸 이미지

천재교육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초중생들이 아빠와 하루 대화하는 시간은 ‘30분 미만’이 39.9%로 가장 많고, ‘30분~1시간’이 31.1%로 뒤를 이었으며, ‘대화를 전혀 하지 않는다’도 5.7%나 됐다. ‘30분~1시간(31.4%)’ ‘2시간 이상(27.9%)’ 순인 엄마와 대화 시간보다 적다.

사회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민 사람들의 공통점은 바로 ‘아빠와 교류가 많았다’는 것이다. 영국 국립 아동발달연구소와 옥스퍼드 대학이 조사 분석한 이른바 아빠 효과다.

일 못지않게 가족을 중시하고 ‘아빠 효과’를 자녀에게 전해주는 아빠들이 늘어나면 좋겠다. 이를 위해 개인과 기업, 정부가 함께 노력할 일이다. 물론 거짓말을 일삼는 사람은 누구와도 관계를 유지하기 어렵다. 인간관계에서 신뢰는 기본이다. 정직이 최선의 방책이다.

▲ 김주혁 가족남녀행복연구소장

[김주혁 가족남녀행복연구소장]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초빙교수
양성평등․폭력예방교육 전문강사
여성가족부 정책자문위원

전 서울신문 국장

김주혁 가족남녀행복연구소장  myhappyhome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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