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강정원의 생각스토리] 유아교육현장에서는 아이들끼리의 다툼은 매일 있는 흔한 일상 속 생활이다. 다툼의 대상인 두 아이를 불러서 교사가 이유를 묻는다. 그럴 때면 친구의 블록을 무너뜨린 아이는 “그냥요”라고 대답을 한다.

또 친구를 때린 아이에게도 왜? 때렸는지를 물어보면 “그냥요”라고 답한다. 우리는 흔히 멋 적어서, 대답 할 말이 생각이 나지 않거나 아무 이유가 없을 때도 “그냥” 이란 말을 거리낌 없이 사용한다.

위의 사례를 보면 왜? 친구가 애써 쌓아놓은 블록을 무너뜨렸니? 왜? 갑자기 친구를 때렸어? 모두 답변은 “그냥요”였다.

"그냥요"라고 답한 아이에게 다시 물어본다. "그냥요"란 어떤 느낌이나 생각이냐고? 그럼 아이는 “잘 모르겠어요.” 라고 대답한다.

어린아이는 정말 잘 모른다. 나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또는 친구랑 놀고 싶은데 친구가 놀아주지 않으니까 관심을 받기위해 블록을 무너뜨렸을 것이다. 그런데 왜? “그냥요”를 지나치면 안 되는 걸까?

유아교육 현장에서 수많은 아이들과 20년 넘게 현장교육을 한 경험에 비추어 말한다. “그냥요”는 정말 무서운 말이란 것을…

왜냐하면 “그냥요”라는 말은 죄 의식 없이 습관적으로 자신도 모르게 나오는 행동이나 말의 무책임한 합리화다. 유아기 때 "그냥요"가 청소년기에 이르면 무섭게 변하기 때문이다.

어느 중학교에서 학교폭력신고로 학교폭력위원회가 열렸다. 학교폭력을 조사하기 위해 가해학생들에게 왜? 친구를 때렸니? 상담교사가 물으면 아이들은 "그냥요"라고 답한다. 상담교사는 "그냥요"의 의미를 되묻는다. 학생들은 “심심해서요, 장난으로요, 재밌어서요.”라고 대답한다.

어릴 적 습관처럼 쓰는 아이의 대답 “그냥요”를 부모나 교사는 무심코 지나쳐서는 안 될 것이다. 그 "그냥요"속에 담긴 아이의 내면심리를 생각해 봐야 한다. 어른인 우리들도 가끔 귀찮아서 "그냥요"라고도 할 수 있고, 재미있어서 "그냥요"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이들의 "그냥요"는 심심해서 장난으로 재미로 그냥 친구를 괴롭히고 약 올리고 따돌리는 "그냥요"로 변할 수 있다. 옛말에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 라는 말처럼 어릴적 "그냥요"가 학령기 청소년기에 이르면 친구라는 그룹이 만들어진다. 혼자서는 못하는 행동이 친구 한명만 함께하면 다른 친구를 장난으로 심심해서 재미로 괴롭힐 수 있는 군중심리가 작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과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도 한번 쯤 깊게 고민해 봐야 할 단어이다. 우리들의 귀한 자녀들과 "그냥요"의 의미에 대해 자녀의 생각주머니를 키워보면 어떨까?하는 제안을 해 본다.

우리의 소중한 자녀들이 이 나라의 귀한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라며 충분한 대화를 이 시간 나눠보길 바라면서...

▲ 강정원 연구원

[강정원 연구원]
덕성여대 교육대학원졸업 유아교육학 석사
전) 희망덕양포럼 운영위원
전) 경기도어린이집연합회 공동주택특별위원회장
현) 가치나눔코칭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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