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최성욱

[미디어파인=조영곤의 리얼 드라이빙 토크 시승기] 자동차에게 섹시함과 짜릿한 전율을 느낀다.

이해하기 어렵다고 타박할 수도 있지만 절대 다수의 남성은 필자에게 “맞다”고 고개를 끄덕여 줄 것이다.

사진과 영상 등으로만 대리 만족할 수밖에 없는 머신이 운전석 문을 열고, 질주의 기회를 준다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오늘 주인공은 남심을 저격하는 절대 요소를 모두 갖춘 요물이다. 스포츠 액티비티 쿠페의 시초 BMW X6 M50d다.

제로백 5.2초. 최고 안전속도 250㎞/h. 도로의 느낌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서스펜션. 근육질의 몸매까지 무엇 하나 빠짐이 없다.

‘으르렁’거리는 숨소리는 잠자고 있던 감각을 깨운다.

스티어링휠을 잡는 순간, 원빈과 정우성 등 세상 그 어느 섹시가이도 부럽지 않은 겁 없는 자신감(?)이 샘솟는다. 그만큼 남심을 제대로 흔들어 놓는 머신이라는 얘기다.

존재감
2세대 모델로 돌아온 X6는 정통 쿠페의 우아함을 결합한 세련된 디자인이 매력적이다.

▲ 사진=최성욱

전면부는 좌우로 커진 헤드라이트와 카드니 그릴을 적용해 탄탄한 근육질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측면부는 쿠페 형태의 루프 라인과 역동적이고 날렵한 이미지를 형상화한 두 개의 스웨이지 라인으로 강력한 파워와 스포티한 캐릭터를 강조했다. 후면부는 수평 라인이 눈에 띈다. 뉴 X6의 넓은 폭과 자세를 부각시킨다.

실내를 살펴보면 전 세대 대비 전고가 12㎜ 높아져서 한층 여유로운 공간감을 구현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굳이 회사측의 설명이라고 주석을 단 이유는 그렇게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는 솔직함을 담기 위한 방편이다.

각종 조작 장치와 디스플레이 요소들이 운전자 중심으로 설계된 것은 장점이다. 또 계기판부터 패널까지 이어지는 라인은 차별화된 스포츠 감각을 자랑한다.

오렌지와 화이트, 블루 등 3가지 색상으로 조절 가능한 실내조명은 센스가 넘친다. 시승 모델인 M50d를 수놓은 나파 가죽은 고급스러움의 극치다.

배려
전장과 전고가 넓어지면서 쿠페의 단점으로 지적됐던 적재공간이 한층 넓어졌다. 기본 적재용량은 528ℓ. 뒷좌석 폴딩시 1525ℓ까지 확장된다.

▲ 사진=최성욱

최근 아웃도어를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는 일종의 배려를 했다.

다양한 편의사양도 X6만의 매력이다. 커넥티드 드라이브는 요긴한 녀석이다. 어플리케이션과 차량을 연결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앱으로 연결돼 24시간 응급전화와 긴급출동서비스 등을 요청할 수 있다.

초보 운전자 등을 위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대표적인 것인 360도 서라운드뷰와 주차거리 경보 장치다. 360도 서라운드뷰는 후진시 영상으로 차량의 전체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전운전에 도움이 된다.

세계적인 음향기기 브랜드 뱅앤울룹슨 하이앤드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은 압권이다. 실내를 울리는 스피커의 전율. 질주와 사운드의 결합에 심장이 쿵쾅쿵쾅이다.

본능
X6는 최신 트윈 파워 터보 기술이 적용된 신형 엔진이 장착됐다.

▲ 사진=최성욱

엔진은 30d의 경우 직렬 6기통 3.0ℓ 트윈파워 터보디젤을 장착해 최고출력 258마력, 최대토크 57.1㎏·m의 성능을 발휘한다. 40d에는 다단(multi-stage) 터보차저를 얹어 최고 313마력과 최대 64.3㎏·m의 힘을 낸다. 고성능인 M50d에는 트리플 터보차저 기술이 적용됐다. 최고 381마력과 최대 75.5㎏·m의 힘을 발휘하며 제로백(0→100㎞/h)은 5.2초다. 전 트림에는 스텝트로닉 8단 스포츠 변속기가 기본 탑재됐다.

여기서 잠깐. 터보차저란 기존 내연기관 차량의 엔진에 압축공기를 공급하는 기술로 배기량을 낮추면서도 출력은 높이고, 유해 배출 가스는 줄일 수 있는 다운사이징 엔진들에게 적용되고 있다. 이 때 공기를 압축하는 터빈이 두 개이면 ‘트윈 터보’, 터빈이 세 개이면 ‘트리플 터보’라고 한다.

시승 모델은 M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최고 출력 381마력과 최대 75.5㎏·m의 힘을 발휘한다.

▲ 사진=최성욱

최고 출력은 3000~4000, 최대 토크는 2000~3000 RPM에서 쏟아낸다. 또 다이내믹 댐퍼 컨트롤과 후륜 에어 서스펜션을 포함한 어댑티브 M 서스펜션, M 스포츠 패키지 등 M의 고성능 파워와 감각을 경험할 수 있다.

테스트
시승이다. 인천국제공항 전용도로가 주요 코스다. 시동 버튼을 눌렀다. 이게 디젤이 맞나 싶다. 아이들링 즉, 정차 중 소음이 전혀 디젤답지 않다. 승차감도 좋다. 적당히 딱딱한 것이 독일차답다.

고속주행에서의 짜릿함은 표현할 방법이 없다. 더 달리라고 채근한다. 가진 힘을 모두 쏟아낼 수 있도록 운전 실력을 발휘하라는 것 같다.

급격한 코너각을 이루는 도로에서 150~170㎞/h의 속도로 진입했지만 바퀴 4개가 단단하게 도로를 물고 달린다. 제동도 굉장히 적극적이다.

전 세대 대비 조금 가벼워졌다는 느낌이다. 보닛의 알루미늄과 인스트루먼트 패널에 마그네슘 등을 적용해서 약 40㎏의 체중 감량에 성공했다. 공기저항계수를 0.32까지 낮추는 등 기술이 진일보했다. 여전히 공차 중량은 2톤이 넘지만 분명한 것은 전 모델 대비 날렵해졌다는 것이다.

▲ 사진=최성욱

BMW의 사륜구동은 재미있다. 운전자의 의도를 정밀하게 분석해 실제 차량의 움직임과 유사하다. 그렇기 때문에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자랑한다. 이것이 바로 X드라이브다.

M50d와 같은 머신에게 연비가 아쉽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 오히려 복합연비가 10.7㎞/ℓ라는 것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3박4일 시승 동안 기록한 실제 연비는 이에 살짝 미치지 못하는 10.4㎞/ℓ. 한계로 몰아 붙이는 시승이었다는 점에서 절대 나쁘지 않다.

총평. X6 M50d에게 미안하다. 국내 도로 여건 때문이다. 곡선 주로가 주류를 이루기 때문에 속도감을 제대로 느끼는데 2% 아쉬움이 남는다.

미국 라스베가스로 향하는 쭉 뻗은 도로를 달리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아무튼 X6는 제대로다. 남심을 저격하는 요물이 맞다. 가격(1억120만원~1억4160만원)만 빼고.

▲ 조영곤 민주신문 편집국장

[조영곤 국장]
민주신문 편집국장
네이버 TV캐스트 카앤토크 제작자 겸 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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