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점 투성이인 생명 연장의 꿈 [박창희 칼럼]

박창희 교수l승인2016.12.05l수정2016.12.05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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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박창희의 건강한 삶을 위해] 한 때 생명 연장의 꿈을 이루었다는 기치를 그럴듯하게 전면에 내세운 유제품 음료가 있었다. 지금도 그 제품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몇십 년 후 그 회사 전 직원의 평균연령이 자못 궁금해진다. 대단한 제품을 최초부터 접했을 회장님을 필두로 하여 임원진 순으로 장수하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필자가 생각하는 진시황제의 불로초는 다음과 같다. 몸에 좋은 특정 음식을 찾는 수고스러움을 피하고, 몸에 해로운 습관과 나쁜 음식을 회피함으로써 자신의 몸을 믿고 관리하는 것이다. 간에 좋다 하여 초가 짚 속에 꼭꼭 숨은 굼벵이를 찾아내어 먹었다 치자. 값비싼 굼벵이는 우리 몸이 흡수할 수 있는 단백질의 최소 크기인 아미노산으로 분해되어 대사되고 말뿐이다.

닭고기를 먹든, 굼뱅이를 먹든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다는 얘기다. 피부에 콜라겐이 좋다고 하여 먹는다. 그러나 입과 위에서 으깨지고, 장과 모세혈관을 통과한 콜라겐 성분이 주름진 피부로 헤쳐 모일 거라는 생각은 소설에 가깝다. 그러므로 피부에 직접 바른다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한다.

표면에 무언가 발랐으니 촉촉한 느낌은 들겠지만 본시 피부는 배설기관에 가깝다. 피부가 흡수하면 어떻게 될까. 온갖 물질을 발라대는 우리 인간은 경피독에 의해 벌써 사망했을 것이다. 온갖 병이나 건강, 또는 미용에 좋다는 것들은 우리의 주위에 차고 넘치고 이 순간에도 쏟아진다.

그렇다면 정말 우리의 몸에 유용한 것들은 어떤 것이 있는지 몇 가지만 생각해보자. 자연적인 것 외에 특별한 효험을 발휘하는 인위적 제품을 떠올리기 쉽지 않다. 단순한 논리겠지만, 장수 제품이나 탁월한 발모제가 있었다면 왜 우리가 그 제품을 기억하지 못하겠나. 지난 호에 언급했지만 결국 전 세계에 있다는 장수지역도 잘 포장된 엉터리 제품처럼 허상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우선 대표적 장수지역일수록 정확한 기록조차 못 하는 문맹 지역이 많다는 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본인의 출생 연도조차 정확히 기억 못 한다. 전쟁에 끌려나가지 않으려 남성들이 나이를 부풀린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문맹이다 보니 셈을 5, 10단위로 하는 웃지 못할 경우도 있다. 나이를 65세나 80세로 말하는 비율이 67세나 79세 보다 훨씬 많음이 이를 입증한다.

팔십이 넘으면 즉시 팔십 다섯 살이 되니 일 년 후에 한 살을 더 먹으면 나이는 아예 뒤죽박죽이 된다. 하지만 문자 보급률과 장수 사이에 존재하는 상관 관계가 반드시 의도된 사기만은 아닌 것 같다. 문맹률이 떨어지면 장수 연령대 역시 낮아지니 말이다.

연세가 높은 족장을 추앙하는 산간 오지의 분위기도 나이를 부풀리는 요인이 된다. 안락한 천막 속에 앉아 적을 공격하거나 추수할 시점을 알려주고 담배나 술을 얻을 수 있다면 누군들 나이를 올리고 싶지 않겠나. 장수 지역에서 발견되는 수상한 점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스웨덴이나 일본처럼 기록을 꼼꼼히 잘하는 나라는 100세 이상 노인들의 연간 사망률이 통계적으로 50%에 달한다. 100세 노인이 10명 있었다면 그 다음 해를 맞이하는 노인은 5명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100세가 넘은 노인 중 절반이 105세라고 한다면 그것은 나이를 부풀렸다는 확실한 증거가 된다.

소수민족인 웨이 족은 중국 전체 인구의 1%에 불과한데, 중국 대륙 110세 이상의 84%가 거주한다고 주장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나이 불리기는 양심에 거리끼지 않는 보편적 행위인가 보다. 나이를 속이고 결국은 그것이 탄로가 나 머쓱했던 경험을 가진 이는 주위에 많다. 대부분 호적보다 나이가 많다고 하지, 그보다 어리다고 하지는 않는다.

지금도 필자의 지인은 정확한 자신의 나이를 말하지 않는다. 속인 세월이 오래다 보니 이제 사 밝히는 게 쑥스럽다는 이유다. 결국, 속인 나이를 무덤까지 가져갈 작정인 그는 모임 때마다 충무공처럼 비장한 각오로 필자에게 당부하곤 한다. “내 나이를 남에게 말하지 말라”고 말이다.

박창희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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