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현금의 비상 ‘Another Dream’ [김영훈 칼럼]

김영훈 세종문화회관 예술단공연지원팀l승인2016.12.16l수정2017.04.26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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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김영훈의 Arts & Respect] 역사는 하나의 정설로 후대에 그대로 기억되기도 하지만, 또한 현대에 와서 회자되고, 재조명되어 다른 기억으로 자리 잡기도 한다. 박정희에 대한 향수로 대통령에 당선된 이명박, 박근혜. 그리고 최순실 사태로 인해 박정희 당시 대통령을 암살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에 대한 재평가도 같은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다. 즉 역사의 흐름이라는 것은 아마도 역사적 사실이 변하는 것이 아니라, 후대에 변화된 상황에 대한 인식과 재해석의 문제일 것이다.

문화예술의 역사와 흐름도 이 같은 맥락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데, 이러한 역사적 흐름은 우리악기 부문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오래 전 성행하고, 중심을 차지했지만 조금씩 잊혀져 가는 악기가 있는가 하면, 잠시 잊혀 졌다가 다시금 재조명 받는 악기들도 있다.

19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태평소, 생황은 피리연주자, 아쟁은 해금연주자, 취구악기류인 단소, 소금 등은 대금연주자들이 주로 맡아서 연주하곤 했는데, 그래서인지 이들은 모두 부전공 악기로 인식되곤 했었다. 그러던 중 아쟁은 1980년대 대학에 전공이 생기기 시작했고, 그들이 졸업하여 활발히 활동하기 시작하면서 전문화되었다. 또한 생황은 21세기 들어 솔리스트들이 활동하기 시작하면서 음악적 영역과 활동을 동시에 확장하기 시작하였으며, 현재도 진행 중이다. 그렇지만 21세기에 가장 주목해야할 악기는 단언하건데 철현금일 것이다.

필자는 2013년 다소 늦게 철현금 소리를 처음 접하였는데, 사실 철현금이라는 우리악기를 모르는 이들도 대다수일 것이라고 생각된다. 마침 12월 20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우리 악기의 재발견, Another Dream’ 공연에서 철현금이 재조명된다고 하여, 세종문화회관 서울시청소년국악단 유경화 단장(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 철현금 연주자)과 시간을 가져봤다.

▲ 세종문화회관 서울시청소년국악단 유경화 단장

유경화 단장은 철현금, 생황, 퉁소 등의 악기가 21세기 전통음악에 있어 새롭게 주목 받고 있으나, 아직 독보적인 영역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아쉬움에, 그들과 함께 또 다른 새로운 꿈을 꾸고자 이번 공연을 기획하게 되었다고 한다. 공연기획자 관점에서 우리악기의 숨은 1cm를 찾고자 하는 사명감과 기발함이 동시에 담긴 기획력에 저절로 존경의 마음이 표현된다.

철현금은 1940년대 남사당인간문화재였던 故 김영철 명인이 거문고와 기타의 장점을 조합하여 고안하였다. 김영철 명인은 남사당놀이뿐만 아니라 가야금, 거문고, 심지어는 기타까지 현악기에도 매우 능통했는데, 그렇기에 철현금이 탄생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철현금의 탄생이 1940년대 말이고, 초기 기타 줄을 사용하여 제작되었다고 한다면, 과연 철현금을 섣불리 우리악기로 규정할 수 있을까? 라는 필자의 질문에 유경화 단장은 대아쟁은 송나라때 우리나라에 건너와 아악에 계속 사용되어 왔으나, 산조아쟁은 1940년대 박성옥이 최승희의 신무용 반주를 위해 대아쟁을 개량하여 제작한 점과 판소리 명인인 성창순에 의해 계속 철현금이 전수되어 온 점 등을 들며 우리악기임을 자부하고 있었다. 생각해 보니 우리악기에 철가야금, 양금 등 철현이 없는 것도 아니고, 현금(玄琴)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전통 거문고(현금)에 철현을 얹은 거문고의 개량형으로 보는 것이 타당한 것 같다.

철현금은 8개의 철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거문고와 같이 오른손엔 술대를 쥐고 연주하며, 왼손은 농옥으로 철줄을 눌러서 연주한다고 한다. 흡사 거문고와 연주법이 같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거문고는 괘 위에 줄이 얹어져 있어서 음정을 만들어 내기가 비교적 용이하지만, 철현금은 줄을 받치고 있는 괘가 없이 공중에 떠 있어서 정확한 음정을 만들어 내기가 매우 어렵다고 한다.

▲ 술대, 농옥

유경화 단장이 연주하는 현재의 철현금은 삼국사기 악지에 등장하는 전통음악의 미학에 따라 위는 하늘을 본떠 둥글게 하고, 아래는 땅을 본떠 평평하게 하였으며, 전통 현악기 제작에 사용되는 오동나무를 사용하여 제작하였는데, 초기 철현금은 평평한 합판 위에 기타 줄을 얹어서 사용하였다고 한다.

▲ 철현금

철현금의 매력에 대해 유경화 단장은 음역과 음량의 폭이 다른 우리악기에 비해 넓은 것과, 선율과 주법은 한국적이지만 철현으로 인해 기타와 같은 보편성과 현대성을 동시에 담을 수 있음을 이야기 한다. 철현금으로 연주되는 전통곡은 김영철류 산조, 영산회상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는데, 아직 많은 악곡 복원과 창작, 악보 작업을 과제로 남겨놓은 듯하다.

이번 공연 ‘Another Dream’ 의 철현금 협주곡 ‘금(琴)노래’(작곡 김성국)로 인해 연주자가 모르던 악기에 대한 숨은 1센티를 찾은 것 같다며 다소 격앙되어 있는 유경화 단장은 전통은 항상 새로워야 한다고 주장하며, 철현금으로 가야금을 전한 가야국의 우륵을 꿈꾸고 있다.

우리악기의 숨은 1cm를 찾기 위한 노력은 2016년 12월 20일(화) 19시30분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서울시청소년국악단과 함께할 수 있다.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 가고자... 제2의 우륵을 꿈꾸는 철의 여제 유경화단장과 함께 꿈을 꾸는 서울시청소년국악단 여러분에게 무한한 존경을 표한다. Respect!!!

▲ 김영훈 세종문화회관 예술단공연지원팀

[김영훈 PD]
추계예술대학교 및 동대학원 졸업
공연기획자, 문화예술학 박사
전)네오(NE5) 크리에이티브 대표
서울시국악관현악단 기획담당
현)세종문화회관 예술단공연지원팀

김영훈 세종문화회관 예술단공연지원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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