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kbs 뉴스 화면 캡처

[미디어파인=신수식의 세상읽기] 2017년 1월 9일 정유년 벽두부터 중국의 군용기들 10여 대가 이례적으로 우리 대한민국 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우리 군은 F-15K와 KF-16 등 전투기 10여 대를 긴급하게 발진시켜 이에 대응했다고 한다. 이러한 전반적인 당시 상황은 매우 급박했던 군사적 상황이었음을 잘 보여주는 것이나 이러한 사실을 군이 숨기고 쉬쉬했다는 사실에 어이가 없다. 이번 중국 군용기들은 전략폭격기와 해상초계기, 전자정보수집기 등이 포함된 대규모였으며 우리의 경고에 중국은 훈련이라고 응답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중국 군용기의 이러한 구성과 규모를 볼 때, 유사시 주변 국가들인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에 대한 공격능력을 목적으로 하는 훈련이었을 가능성도 있으며 이에 더하여 강력한 라이벌인 일본과 갈등을 빗고 있는 센카쿠열도 등 남중국해, 일본의 수상전력 점검차원적 의도도 있었을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중국의 항모 랴오닝호가 예상보다 빨리 전력화되고 있는 데 대해 미국이 이에 맞서 1월 5일 샌디에이고에서 칼 빈슨 항모전단을 출항시킨 미국의 항공모함전단까지 겨냥하는 무력시위적 성격도 함께 포함된 다차원적 군사적 의도였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있다.

특히 이번에 이례적으로 6대가 출동한 H-6 전략폭격기는 중국군의 주력 폭격기로 핵무장 폭격기인 A형(型)부터 최신형인 K형까지 다양한 형태가 있으며 H-6M은 핵무기도 탑재할 수는 있고 최대 3,500㎞의 항속 거리와 1,798㎞의 전투행동반경, 최대 9t의 각종 미사일과 폭탄을 탑재할 수 있다고 한다. 항공모함킬러로 불리는 YJ-62 장거리 순항미사일은 400㎞ 떨어진 적 함정을 정확하게 타격할 수 있고 탄두 중량은 210㎏ 정도다. YJ-83 순항미사일은 YJ-62보다 사거리는 짧지만 속도가 더 빠르며 180~200㎏의 탄두를 달고 180㎞ 떨어진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다. H-6K 최신형 전략폭격기는 최대 12t의 각종 폭탄·미사일을 탑재한다. 특히 최대 사거리가 3,000㎞에 달하는 CJ-10A 장거리 대함 순항미사일을 탑재해 강력한 미항모에 대한 공격력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 사진=kbs 뉴스 화면 캡처

이번 2017년 1월 9일 중국 핵폭격기 6대, 해상 초계기 1대, 전자정보 수집기 1대 등 10여 대가 제주남방 우리 방공식별구역(KADIZ)을 약 5시간 동안 침범했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라는 것이 군을 비롯해 군사전문가들의 주장이다. 물론 방공식별구역은 국제법상 영공(領空)은 아니지만 다른 나라 항공기가 방공식별구역에 넘어올 경우 사전에 해당 국가에 허가를 받는 것이 관례인데 중국은 우리 측에 이를 사전에 전혀 통보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사실은 중국이 우리나라를 의도적으로 자극하려고 했거나 아니면 무시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달에도 서해에서 항공모함인 랴오닝호와 구축함 여러 척에서 발진한 함재기(艦載機), 헬기가 참가한 실전훈련을 통해 이 군사훈련이 정상적 일정이라고 밝혀 앞으로도 비슷한 훈련을 서해에서 계속할 것임을 의도적으로 시사한 바 있다.

지난 2016년 남중국해에선 중국 인공섬 문제로 미국과 중국이 일촉즉발의 군사적 대립까지 갔는데 2017년 벽두부터 중국이 군사행동을 북상시키며 한반도 동해와 서해를 군사적 무대로 확대시키는 모양새에 우리로서는 매우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중국의 의도는 한·미·일 3각 체제를 겨냥한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시진핑이 언급해 왔던 해야 할 일을 주도적으로 한다는 '주동작위(主動作爲)'를 내세우는 일환일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중국의 적극적인 공세는 특히 한·미·일 3국 협력체제의 가장 약한 고리라고 할 수 있는 우리 대한민국을 겨냥한 것으로 한·미동맹을 이완 또는 완화시키고 한·미·일 3각에서 우리를 이탈시키는 것을 그 목표로 하고 있다고 예측되는 것이다. 이미 사드의 한반도배치를 반대하면서 여러 가지 차원에서 한국을 압박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목표 중 하나이며 우리를 길들이려는 의도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사진=kbs 뉴스 화면 캡처

이러한 상황임에도 우리 국방부가 중국폭격기의 대규모 우리 방공식별구역(KADIZ)침범을 10시간 넘게 계속 감추고 있었고 결국 일본에서 이 사실이 보도가 나오면서 세상에 공개된 이후 언론이 이를 확인하면서 이 사실을 확인시켜주었다는 매우 소극적 입장과 태도로 대응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7년 1월 9일 한반도 주변에는 한·중·일 3국의 군용기 50여 대가 동시에 공중에 떠 있는 급박한 상황이 한동안 계속됐다. 이는 한반도 주변의 불안정한 군사적 현실, 안보적 위기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상황인 것이다. 이 사건은 국제적 관례에 따라 우리 국방부, 합참이 중국에 대해 항의하는 성명을 발표해야 당연한 것임에도 쉬쉬했다는 사실은 주권국가로서 매우 당당하지 못한 행동이고 태도인 것이다. 이러한 당당하지 못한 소극적, 저자세적 행태가 여전히 국제사회에서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국민들로부터는 물론 국제사회에서도 군사적 자주권인 전작권도 없는 나라니 미국의 속국이니 하며 비판과 업신여김을 받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면서 중국군용기의 침범을 알리지 않은 이유에 대해 우리 군 관계자는 KADIZ에 진입한 미식별 항공기에 대응한 출격은 군사작전의 일부로 공개할 경우 우리 군의 탐지·감시 능력과 작전운용 전술을 노출할 우려가 있고 다른 나라도 일일이 설명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고 한다. 또 이어도 부근 상공은 한·중·일의 방공식별구역이 겹치는 지역이라며 중국 군용기들이 이 지역에 진입하는 일은 매년 수십 차례에 이르지만 한 번도 군에서 먼저 공개한 적이 없다며 비공개가 원칙을 말했다. 만약에 이런 입장이 정상적인 국제사회의 관례라면 그럼 일본 방위성이 즉각 이 사건을 발표한 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다는 말인가?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소극적이고 자기 변명에 불과한 답변이 아닐 수 없으며 우리 군의 입장과 태도가 이러한 수준이기에 더욱 한심하게 생각되는 것이다.

▲ 사진=kbs 뉴스 화면 캡처

북한 경비정 1척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해도 국가 전체가 난리인데 군의 상황인식이 너무나 안이하고 수동적이며 저자세인 것에 우리 국민들은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한반도 주변은 관련 국가들과 민감한 영역이 다양하게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중국의 군사적인 도발행동에 침묵하는 것은 이어도 부근 상공을 포함하는 중국 방공식별구역(CADIZ)을 우리 군이 인정한다는 잘못된 신호를 중국에 줄 수도 있기 때문에 결코 이러한 빌미를 주지 않아야 한다. 이제 우리 대한민국도 국제적 역량을 크게 강화할 때가 되었으며 자주적 주권국가로서 국제사회에 당당한 태도와 입장을 취해야 한다는 점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부에 요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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