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김용훈의 썰전] 장기적인 경제 침체로 꽁꽁 얼어붙은 세계 경기가 풀리기를 기다리는 것보다 자국의 경제 먼저 돌려보려는 시도가 일어나고 있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는 생각보다 오래 지속되는 저기압 경기에 뾰족한 수를 내지 못하고 점차로 힘을 잃어 자국경제를 보다 못해 컨트롤이 어려운 외부보다 집안단속으로 내수를 탄탄히 세울 생각을 한 모양이다. 이는 물건과 사람의 거래를 꼼꼼히 따지게 하여 교류가 쉽지 않을 전망을 하게 만든다.

단적으로 최근 미국의 대통령 당선자 트럼프는 국민들의 이해가 쉽게 일자리를 가장 많이 만든 대통령이 되겠다는 선언을 하였다. 사업하는 내·외기업에게 미국 안에서의 현지 사업을 강화할 것을 강력하게 주장하며 자국과 거래하는 모든 국가와 손익을 따져 손해를 보고 있는 거래에 관여를 할 것처럼 노골적인 행보를 기자회견장에서 밝혔다.

일자리 만들기는 우리나라도 수년전부터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이다. 공공기관 신규 채용 확대는 물론 신규 직원을 채용하는 기업에게 일정기간 금전적 지원을 하고 훈련비를 보조하거나 세제적 혜택을 주는 등의 지원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적극적으로 재정을 쏟아 부어 일자리를 늘리는 정책을 펼친다지만 인위적 노력에는 한계가 있다. 일정기간 지원금을 준다고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아니 한시적으로 늘어나는 것처럼 보여도 사실 늘어나는 것이 아니다. 일정 기간이 되면 부풀었던 인력들은 최적화를 찾아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고 만다. 실제로도 기업들은 지원금을 이용하여 비용을 절감하고 지원기간이 종료되면 그와 함께 해당 종업원도 퇴사를 시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자리는 궁극적으로 기업이 왕성한 활동을 해야 늘어나는 것이다. 세금을 낮춰주고 규제를 풀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구축해 주는 것으로 기업들이 기업운영에 편의는 받겠지만 궁극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시장을 발견하고 생산을 확대해야 늘어나는 것이 신규직원의 채용이다. 새로운 투자를 받아 제2, 제3의 공장이 서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사업을 벌일 수 있는 상황이 못 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예전만 못한 경기는 모든 수요를 줄이고 있다. 예전만 못한 물류거래량은 물론 활발히 돌지 않는 물건 때문에 재고는 쌓이고 그렇다고 새로운 물건을 만들 엄두도 못 내고 눈치만 보게 만들었다. 이런 와중에 상당한 물건을 수출할 수 있는 나라들이 교역조건을 까다롭게 바꾸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입장을 취한다면 엎친데 덮친격으로 기업들은 빙하기를 맞게 되는 것이다.

우리만을 외친 보호주의는 무역을 통하여 먹고사는 나라들에게 심각한 타격을 주게 된다. 자국에게 유리한 관세와 교역조건으로 기존 기존거래보다 거래조건을 불리하게 하거나 아예 거래를 단절의 결과를 가져오게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작은 단순한 변화에서 끝나지 않는다. 부분 부분의 거래 단절은 해당 분야에 먹구름을 가져오고 이것이 국내 경제에 비를 내리게 할 것이다. 일자리를 걱정하는 것은 그만큼 경기가 돌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세계 제일의 국가도 일자리를 제일 과제로 삼고 자국위주의 정책을 펼치고 있는 마당에 우리는 우리를 위한 어떠한 경제정책을 가지고 있을까.

우리나라가 그동안 주력했던 것이 제조산업이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이 제조업으로 인한 성장 동력이 명을 다했다는 것이다. 패러다임이 변해서 이제 제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산업에 포커스를 맞춰줘야 한다. 기술이 산업의 구조를 바꿨고 이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편성을 짜야하지만 아직 준비가 안 되어 있다는 것이 또 하나의 숙제이다. 모두가 깜짝 놀랄 인물이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데에는 변화를 망설이는 기득권에 대한 불만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래도 먹고 사는 것은 힘들지 않았는데 갈수록 힘들고 사회양극화가 심해지자 압력을 받고 있던 중산층 이하의 군단들이 몰표를 던진 까닭이다.

이제 우리에게도 일자리는 다급한 과제가 되었고 변화를 강제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트럼프처럼 무조건적인 사업 강제의 모습은 안 된다. 트럼프의 리쇼어링정책은 산업의 변화를 읽지 못하고 강제하는 것이다. 제조업은 이미 발전의 한계에 달했고 블루계층은 기술의 발달로 인한 자동화가 일자리를 채간 것이다. 따라서 그는 현재 그들을 최고의 부국으로 만든 체계를 부정하고 효율적인 분배를 거부하는 경제의 보이지 않는 손을 밀쳐낸 것이다. 단기적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얻을 수는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비효율과 물가상승으로 인해 그를 지지한 사람들을 다시 곤경에 빠뜨릴 것이다. 기업은 철저히 손익으로 운영된다. 가장 적합한 형태를 찾아 근거지를 마련하고 사업을 운영하는데 강제한다고 손익을 포기하지도 않을뿐더러 누적된 압력이 그대로 견뎌주지도 못한다.

결국 산업은 성장과 더불어 진화를 통해 지속성이 유지되는데 진화하는 기술에 따라 성장을 촉진하는 요소를 확충해 주는 것이 안정적으로 일자리를 확대해 갈 수 있는 방법이 된다. 따라서 거두절미하고 생색을 위한 정책을 만들 것이 아닌 생태에 기반한 필요한 촉매를 적절한 시점에 충족시켜 주는 그런 정책이 필요한 것이다.

▲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김용훈 대표]
정치·경제 컨설턴트
시사칼럼니스트
시인(2011년 등단)
현)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저서 : 새벽한시간, 지하철안에서 생각을 만나다
      남자시, 그렇게 보낸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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