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kbs 뉴스 화면 캡처

[미디어파인=강동형의 시사 논평]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대선 출마 포기로 대선정국이 요동칠 가능성은 없을 것 같다. 최대 수혜자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되겠지만 대세를 형성하고 있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위협할 수준은 안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갤럽의 1월 2주차(조사일시 1월10일~12일) 여론 조사를 기준으로 분석해 보면 황 권한대행은 7~8% 포인트 지지율 상승이 기대된다. 그 다음이 유승민 의원 3~4%포인트, 안희정 충남지사 역시 3~4% 포이트 지지율 상승효과가 예상된다. 문재인 전 대표와 안철수 의원은 1% 전후, 나머지 이재명 성남시장과 손학규 전 대표도 미미하기는 하지만 지지율 상승에 도움이 될 수 있다. 2주전 한국 갤럽 여론조사에서 잠룡들의 지지율은 문재인 31%, 반기문 20%, 이재명 12%, 안철수 7%, 안희정 6%, 황교안 5%, 유승민 3%, 손학규 2%, 기타 인물 2% 등 순이었다. 후보 없음 또는 유보가 13%였다.

반기문 전 총장의 불출마 선언은 일단 대선 지형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문재인 전 대표의 지지율에는 큰 변화가 없겠지만 황교안 대통령 권한 대행이 12~13%대의 지지율로 보수후보 가운데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도 반 전 총장의 지지표를 상당수 흡수해 10%대를 목전에 둘 것으로 보인다. 야권의 수혜자는 안희정 충남지사다. 유승민 의원 정도의 지지율 상승이 예상된다. 당시 여론조사에서 6%였던 안희정 지사는 10%대 진입도 가능하게 됐다. 당시 13% 지지율을 보였던 이재명 성남시장은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이며, 안 지사에게도 밀릴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은 상대적으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낙마에따른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 것 같다. 문재인 전 대표와 이재명 전 시장 보다는 지지율에 도움이 되더라도 기껏해야 1~2% 정도를 예상할 수 있다.

▲ 사진=kbs 뉴스 화면 캡처

이러한 예측은 당시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후보 간 정당 지지도와 보수, 진보, 중도성향 유권자들의 후보 지지성향을 분석한 결과다. 새누리당 지지자 가운데 반기문 전 총장을 지지하는 유권자는 65%, 황교안 권한대행 지지자는 21%였다. 유승민 의원 지지 보다는 안희정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가 많을 정도로 새누리당 지지자들은 유승민 의원에게 배타적이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전통적인 새누리당 지지자들이 유승민 의원과 바른정당을 배신자로 낙인찍고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따라서 반전 총장을 지지했던 세누리당 지지성향 유권자들은 황 권한대행으로 쏠림 현상을 보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새누리당 지지율이 워낙 낮기 때문에 황 권한 대행 지지율에 미치는 영향은 7~8% 정도다. 유 의원이 황 권한대행 보다는 반사이익을 얻지 못하겠지만 지지율 상승효과가 기대되는 것은 바른정당 지지자의 35%가 반 전 총장을 지지해온 탓이다. 이들이 유승민 의원이나 남경필 지사 지지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지지정당이 없다고 응답한 유권자들 가운데 과거 새누리당 지지자들이 상대적으로 많다. 지지정당 없다는 유권자들이 서울을 비롯해 대구·경북과 대전·충청에서 각각 29%로 가장 높은 데서도 알 수 있다. 참고로 지지정당 없다는 유권자들은 양자 대결시 문재인 27% ,반기문 48%로 반 전 총장 쪽으로 쏠림 현상을 보였다. 이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일 경우 황교안 권한대행의 지지율은 예상 보다 높게 나타날 수도 있다. 하지만 반 전 총장이 기록했던 지지율을 넘기기는 버거울 수밖에 없다. 따라서 반 전 총장의 중도 하차는 대선 판도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반 전 총장을 지지하던 충청권 지지표를 상당수 흡수할 것으로 보여 더불어 민주당내 2위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 전 대표나 이재명 성남시장도 약간의 지지율 상승이 있을 전망이다.

▲ 사진=mbc 뉴스 화면 캡처

한국갤럽 여론조사(1월 2주차, 조사일시 1월10일~12일) 에서는 나타난 반 전 총장 지지율 20% 가운데 절반가량인 10%포인트 가량은 황 권한대행과 유승민 의원이 7대3 정도의 비율로 나눠 갖고 나머지 10%포인트는 안희정 후보가 3~4정도를 챙기고, 그 나머지를 안철수 의원, 문재인 전 대표, 이재명 시장, 손학규 전대표가 고르게 나눠 가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갤럽이 아닌 다른 기관의 조사지만 가장 최근의 세계일보 여론조사에서는 반 전 총장 지지율이 13% 대로 떨어졌다. 반면 황권한대행과 유승민 의원, 안희정 지사가 상대적으로 지지율이 상승했다. 반 전 총장 대선 출마 포기에 따른 지지율 변화 역시 궤를 같이 할 것으로 보인다.

단순 지지율이 아닌 반 전 총장을 지지한 유권자들의 성향으로 봤을 때 반 전 총장은 최순실 국정농단과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탄핵과 함께 이미 대선 경쟁력에서 탄력을 상실했다. 2월 낙마설이 낭설이 아니었던 셈이다. 따라서 반 전 총장의 대선 출마 포기는 전 유엔사무총장으로서 국가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뒀다는 점에서 잘 한 결정이라 여겨진다. 이제 반 전 총장이 빠진 대선 시계는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세론이 더욱 강화되는 가운데 그 가능성은 낮지만 보수 후보 단일화와 후보 간 합종연횡, 그리고 누가 후보가 돼도 승리 가능성이 점쳐지는 더불어 민주당 당내 경선을 중심으로 돌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 본 칼럼에 인용된 여론조사 및 그 밖의 상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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