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촬영=심지연

[미디어파인=조영곤의 리얼 드라이빙 토크 시승기] 스칸디나비안 럭셔리SUV XC90과 드디어 조우했다.

이 차량은 토르의 망치로 불리며 전 세계 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명불허전의 안전미학과 올드함을 털어낸 최고 수준의 디자인까지. 볼보의 환골탈태다.

마음이 급하다. 외관부터 살펴보자. 전면부는 T자형 헤드램프와 볼보의 새로운 아이언마크가 적용된 세로 모양의 그릴이 눈에 띈다. 토르의 망치라는 애칭으로 더욱 유명한 풀-LED헤드램프가 강인한 모습을 완성시켜줬다.

측면은 육중한 SUV의 선 굵은 실루엣이 특징이다. 헤드라이트 위쪽에서 시작된 유려한 라인은 프론트 펜더와 도어 패널을 가로지르며 플래그십 SUV의 안정적인 이미지를 이끌어낸다. 도어 패널 등은 최대한 간결하게 표현해 면과 선의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 사진 촬영=심지연

후면부는 차체 아래쪽으로 내려갈수록 넓어지는 디자인을 적용해 안정감이 느껴진다. 유선형의 도로가 연상되는 후미등은 볼보만의 유니크함을 자랑한다. 결론적으로 외관 디자인은 올드함을 벗고 세련됨을 입혔다.

리얼 드라이빙 토크의 터줏대감 모델 송서영 역시 디자인에 상당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제가 알던 볼보 맞나요? 웅장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이 인상적”이라며 “과하지 않은 드레스 패턴이 만족스럽다. 절제된 품격을 보여준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실내 역시 품격 그 자체. 우아하다. 100% 천연 우드 트림을 적용해 전체적으로 따뜻하고 안락한 분위기다.

태블릿 PC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 한 세로형 9인치 센터 콘솔 디스플레이는 버튼을 최소한 것이 특징이다. 또 스마트폰 화면 전환 방식을 채택해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한 운전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이다. 실제로 시승 기간 동안 정말 편리하게 사용했다.

▲ 사진 촬영=심지연

시트를 감싸는 나파가죽(인스크립션 트림 적용)은 고급스러움을 배가시켰다. 이밖에 1열부터 3열까지 시트 높이를 모두 다르게 설치한 극장식 배열구조를 채택해 전방 시야를 확보한 것도 특징이다.

시트의 질감 등을 손으로 직접 만져보던 송서영도 “실내가 상당히 고급스럽다. 따스한 느낌이 기분을 좋게 한다”면서 “센터 콘솔 디스플레이의 사용이 편리한 것도 XC90만의 차별화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전체적으로 합격점이다. 다만 시트가 좀 딱딱하다. 시승 기간 동안 좀처럼 적응하기 힘들었다.

푹신하게 감싸주는 느낌이 없어서 아쉬웠다. 2열도 마찬가지. 장거리 운행시 피로가 증가하지 않을까 우려됐다. 3열은 늘 그렇지만 어린이에게 양보해야 할 듯.

대한민국 표준 키(171㎝)를 자랑하는 기자에게 3열은 상당히 답답하고 비좁았다. 볼보에 따르면 170㎝의 성인이 편안하게 탑승할 수 있도록 넉넉한 공간을 확보했다고 하지만 1㎝ 차이가 너무 크다는 것을 얘기하고 싶다.

▲ 사진 촬영=심지연

XC90은 전장 4950㎜, 전폭 2010㎜, 전고 1775㎜, 휠베이스 2984㎜의 크기로 압도적인 존재감을 자랑한다. 이에 적재공간 역시 여유롭다. 3열 시트를 접으면 1019ℓ. 40:20:40 분할 폴딩 기능을 지원하는 2열 시트까지 접으면 1868ℓ에 달하는 적재공간이 확보된다. 또 사용자 편의를 위해 발을 움직여 트렁크를 열 수 있는 핸즈프리 테일게이트가 적용됐다.

성능
시승 차량은 XC90 T6 AWD 인스크립션 모델. 이 차량은 수퍼차저와 터보 가솔린 기술이 결합된 직렬 4기통 2.0ℓ 엔진이 탑재됐다. 이에 최고출력 320마력과 최대토크 40.8kg(2200~5400 rpm)의 힘을 발휘한다.

XC90 T6 AWD 인스크립션은 2톤이 넘는 공차 중량에도 불구하고 제로백 6.5초, 최고 속도 230㎞/h를 자랑한다.

시승 코스는 올림픽대로 김포공항 방향에서 제2자유로 운정지구 방향이다. 심장을 깨우는 방식이 독특하다.

기어레버 뒤에 STOP과 START를 조종하는 장치가 있다. START 방향으로 다이얼을 돌리자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엔진 사운드가 웅장하다.

▲ 사진 촬영=심지연

가속페달에 힘을 주자, 치고 나가는 힘이 제대로다. 고른 영역대에서 최대토크가 발휘되기 때문에 답답함이 없다. 정숙성이 놀랍다.

역시 프리미엄 플래그십 SUV이다. 고속 주행에서의 대화가 전혀 불편하지 않다. 하체는 부드럽게 세팅됐다. 나쁘지 않다.

송서영은 탁 트인 시야 확보와 함께 부드러운 가속 성능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상당히 부드럽다. 체격이 큰 만큼 좀 둔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기우에 불과했다”면서 “이게 바로 럭셔리 SUV의 진면목이지 않을까 싶다”고 피력했다.

코너링도 제대로다.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상당한 순발력을 자랑하며 코너 구간을 탈출했다. 뒤 이어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주행 중 볼보만의 신기술들이 찰나마다 개입하며 안전에 대한 믿음을 심어준 것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제동 능력 역시 뛰어나다. 운전자가 원하는 위치에 정확히 멈춘다. 완성도가 높다는 생각이다.

아쉬움이 있다면 그립감이다. 스티어링휠이 상대적으로 왜소하다. 무언가 손에 움켜쥐고, 살짝 부족한 느낌이라고 할까.

한편 공인 연비는 복합 기준 8.8㎞/ℓ. 시승 동안 기록한 연비는 8.9㎞/ℓ이다.

▲ 사진 촬영=심지연

안전
XC90은 볼보의 첨단 안전사양이 집대성됐다. 안전에서 만큼은 명불허전이다. XC90에는 반자율주행기술인 ‘파일럿 어시스트 Ⅱ’가 적용됐다.

이 기술은 전방에 감지되는 차량이 없어도 차선을 유지하며 최고 시속 140㎞/h로 주행할 수 있게 해준다. 또 곡선도로에서 조향 지원이 원활하지 않다는 단점을 극복한 것도 특징이다.

시승 중 제2자유로에서 ‘파일럿 어시스트 Ⅱ’를 작동시켰다. 20초에 한번은 스티어링휠을 잡아줘야만 기능이 계속 활성화된다. 기계를 쉽게 믿지 못하는 기자에게는 상당한 고민 끝에 시도한 체험이었다.

왜! 이제야 문명의 혜택에 도전했는지 후회했다. 불안함도 잠시. 똑똑했다. 잘 달린다.

함께 시승에 나섰던 모델 송서영 역시 감탄사 연발이다. 그는 “TV 광고에서만 봤던 신기술이라서 반신반의했는데 정말 믿음직스럽다”면서 “장거리 운전에서 상당히 유용하게 쓰일 것 같다”고 극찬했다.

▲ 사진 촬영=심지연

‘도로 이탈 보호 시스템’도 인상적이었다. 한적한 도로에서 극한으로 몰아붙이는 과정에서 차량이 차선을 이탈했다. 이 때마다 안전벨트가 몸을 꽉 잡아주며(처음에는 숨 막히는 기분^^) 시트로 몸을 밀착시켜줬다. 부상을 최소화 하겠다는 볼보만의 배려에 감사할 따름이다. 이같은 이유 때문에 재구매율이 높은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다.

시승 동안 직접 체험할 수는 없었지만 긴급 제동 시스템인 ‘시트 세이프티’ 기술도 업그레이드됐다. 기존 앞차와 보행자, 자전거에 이어 큰 물체 감지 기술과 반대편 차량에서 직진하는 차량 등과의 추돌 위험을 감지(교차로 추돌 방지 시스템)하는 기술이 추가됐다.

편의
XC90의 편의사양도 합격점이다. 평행주차는 물론 직각주차가 가능한 ‘파크 어시스트 파일럿’ 기능은 덩치 큰 녀석의 안전한 주차를 돕는다.

차량의 전면과 후면에 설치된 4개의 초음파센서가 주차가능 공간을 감지해 센터 콘솔의 대형 화면을 통해 평행 및 직각 주차 가능 여부를 알려준다. 시속 30㎞/h 미만의 속도에서 스티어링휠을 자동으로 조작해주며 협소한 공간에서의 주차를 도와주는 360° 카메라가 장착(인스크립션 트림)된 것도 특징이다(기계에 의존하지 않으려는 기자의 성향 때문에 보도자료 내용 참조. S90 시승에서는 관련 체험에 나설 계획이다).

이 부분에서 남성과 여성 운전자의 성향이 뚜렷하게 대비된다.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으려는 기자와 달리 모델 송서영은 적극적이었다.

직접 운전석에 앉아서 ‘파크 어시스트 파일럿’과 함께 주차를 시도했다. 그는 “제 차와 비교하면 XC90은 공룡이다. 덩치 때문에 불안했는데 주차가 이렇게 쉬울 줄 몰랐다”면서 “360° 카메라가 가장 인상적이다. 김 여사도 전혀 문제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 사진 촬영=심지연

기자와 모델 모두에게 찬사를 받은 편의사양은 ‘바워스&윌킨스 하이엔드 스피커(인스크립션 및 엑설런스 트림 제공)’이다. 인공 다이아몬드를 사용해 고음 재생용 트위터와 방탄조끼에 사용되는 케블라 소재로 만든 스피커는 최고의 음향과 함께 XC90의 품격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바워스&윌킨스 총 19개가 설치돼 있다. 음향 모드는 콘서트홀과 개별무대, 스튜디오 등 3가지 모드를 지원하다. 기자와 모델 송서영의 선택은 콘서트홀 모드. 실내 공간을 꽉 채우는 웅장하면서도 선명한 사운드가 압권이다.

솔직히 다른 모드는 생각도 못했다. 시승 후 보도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24시간 시승은 차량에 대해 구석구석 살피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총평이다. 초대 손님부터. 송서영은 XC90 시승 종료 후 “디자인과 성능 무엇 하나 빠지는 게 없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올드한 이미지를 확실히 털어냈다는 것”이라며 “독일차 일색인 국내시장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어필한 것 같다”고 말했다.

기자 역시 칭찬 일색일 듯. 사석에서 늘 입버릇처럼 했던 얘기가 있다. 볼보는 모든 것을 충족하지만 딱 하나. 디자인이 아쉽다는 것. 이제는 아니다. 한 가지 아쉬움마저 만족감으로 바꿔 놨다. 볼보 XC90은 무조건 추천 1순위다.

▲ 조영곤 민주신문 편집국장

[조영곤 국장]
민주신문 편집국장
네이버 TV캐스트 카앤토크 제작자 겸 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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