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강정원의 생각스토리] 어느 날 수진(가명)이 엄마가 고민을 상담하러 오셨다. “우리 아이가 ADHD(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가 아닌가 싶어 걱정이네요”라며 상담실 문을 두드린 것이다.
평소 수진이의 모습을 관찰 해 보면 누가보아도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처럼 보일 수 있었다. 그런데 수진이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가 아닌 지극히 평범한 6살 여자 아이였다.
그래서 어렵사리 질문에 대답을 하였다. “우리 수진이는 ADHD가 아닙니다.”라고... 우리 수진이는 엄마의 사랑에 목마른거라고...“
수진이 엄마는 너무 놀라서 눈이 동그래졌다. “아니에요, 제가 얼마나 수진이를 사랑하는데요?”라며 인정하지 않으셨다.
평소 수진이가 등원 및 하원 시 어머님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머님, 어제도 어머님께서 수진이를 데리러 오셨을 때의 모습에 대해 한번 생각 해 보세요. 어머님이 수진이를 어떻게 맞이하셨는지?”라고 어제 일을 회상토록 질문을 드리고 잠시 시간을 드렸다.
수진이 엄마는 잠시... 고민을 하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잠시 후.. “어제 저는 수진이를 부르고 수진이가 현관 입구로 나오자, 수진이를 안아주었고, 신발을 신기고 선생님께 인사를 드리고 집으로 데려갔어요.” 평소랑 똑같이 그랬는데..“ 라고 하시며 말끝을 흐리셨다.
“어머님, 바로 그겁니다. 수진이를 맞이하실 때 어머님은 항상 음~~우리 수진이 잘 지냈어? 그래 신발신고 선생님께 인사드려야지?.. 하면서 아이를 살짝 안아주시고 등을 형식적으로 토닥거려 주셨지요?”라고 다시 여쭤 보았다.
그러자 수진이 어머님은 고개를 끄덕이며.. “뭐가 잘못 됐나요? 전 아이를 잘 맞아줬는데...?”하며 도무지 이해 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셨다.
“기분이 상하시더라도 이제부터는 제 말에 귀를 기울여 주셔야 합니다. 수진이에게 엄마의 사랑은 늘 잔잔하고 형식적인 사랑으로 느껴졌음을 인지하셔야 합니다. 엄마의 차가운 태도가 아이에겐 늘 사랑이 고픈 아이로 비춰졌던 겁니다. 이제부터는 수진이를 맞이하실 때에는 뜨겁게 끌어안아 주세요. 마치 갈비뼈가 부서지는 것 처럼요.”라고 농담을 섞어 말씀드렸다.
우리는 흔히 상대의 표현에서 가끔 진정성이 없다. 영혼이 없다는 식의 농담을 하곤 한다. 사람과의 상호작용에서 느껴지는 감정을 나타내는 강약의 말이다. 다시 말하면, 입으로는 “나는 너를 사랑한다.”라고 말한다.
그렇지만, 가끔 혼동될 때가 있다. ‘이 사람이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건가?’라는 의문을 갖는다. 왜 그럴까? 상대는 분명 나를 사랑한다고 말한다. 안아도 준다. 스킨십도 한다. 그래도 우리는 상대의 사랑을 매번 확인하려한다. 여기서의 문제는 상호의 진실 된 교감이다. ‘나를 미치도록 사랑한다’라고 느낄 수 있는 상대의 말과 행동, 표정, 표현방법 등이 복합적으로 전달되어질 때 그 사랑을 확신하게 된다.
위에서 본 케이스는 성향이 내성적이고 표현력 없는 엄마들의 흔한 유형의 한 예다. 아이는 엄마의 사랑을 확인받으려고 엄마의 주의를 끌기 위해 말썽을 피운다. 엄마는 아이의 주의력 없고 산만한 모습에 아이의 말과 행동 등을 지적한다. 반복적으로 이러한 상황이 자주 나타나면서 엄마는 아이의 문제행동에만 예민하게 반응한다. 그런 유형의 엄마를 나는 얼음공주라고 부른다.
얼음공주가 아이를 안아준다. 어떤 느낌일까? 차갑고 싸늘하다. 볼을 비비고 뽀뽀를 해도 차가운 느낌이 든다. 나는 엄마의 따뜻한 사랑을 원하는데.. 엄마는 늘 차갑고 객관적으로 나를 대한다. 문제는 아이가 아니다. 이번에도 엄마가 문제다.
아이에겐 더할 나위 없이 내편이고 나만 바라보고 나만 사랑해 줘야 할 엄마가 나를 늘 동생과 비교하고 다른 주변 아이들과 비교한다. 그런 감정을 겪는 아이는 정상일 수가 없다. 마음이 아플 수 밖 에 없다. 그래서 아이는 나름 더 엄마의 사랑을 갈망한다. 이 시간, 새 봄을 기다리는 설레임처럼 우리 아이들을 따뜻하게 안아주자. 따뜻한 봄 햇살을 느끼듯, 엄마의 사랑을 듬뿍 느낄 수 있도록...
[강정원 연구원]
덕성여대 교육대학원졸업 유아교육학 석사
전) 희망덕양포럼 운영위원
전) 경기도어린이집연합회 공동주택특별위원회장
현) 가치나눔코칭연구소 수석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