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농사 문제, 미래지향적 해법이 시급하다 [류충렬 칼럼]

류충렬 박사l승인2017.03.03l수정2017.03.04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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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류충렬의 파르마콘] 쌀은 한민족의 주된 농사였고 지금도 그러하다. 65%이상이 임야인 한반도에서 산비탈을 일구고 천수답(天水畓)도 가리지 않고 억척스럽게 논농사를 지어왔다. 먹거리가 부족한 시절 쌀밥은 부의 상징이자 한민족의 염원이었다. 한반도에서의 쌀농사, 마땅한 대체작물을 찾지 못해서이기도 할 것이고, 혹은 대체작물을 찾으려는 심각한 고민을 하지 않은 결과인지도 모른다. 어쨌든 쌀농사는 한국 농사의 역사였고 현재형이다. 이러한 쌀농사가 이제는 부메랑이 되어 국민경제의 걸림돌로까지 지적되고 있으며 그 심각성은 높아만 가고 있다.

쌀 생산량은 정부의 재배면적 축소 노력에도 매년 4백만톤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쌀소비는 매년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2016년 1인당 쌀소비량은 61.9kg로 지난 30년(‘85년 128.1kg)간 절반이하로 떨어졌다. 양곡관리 재고량은 2백만톤에 육박하고 매년 1천만원에 가까운 국민세금이 남는 쌀 보관에 소요되고 있다. 그럼에도 그간 쌀 만큼은 관세화 반대에 집착하여온 대가로 매년 409천톤의 외국쌀을 의무적으로 수입하여야 한다.

쌀농사에 들어가는 국민의 세금은 어떠한가? 농민에게 직접 지급하는 직접지불금으로 2016년산에만 2조3,283억원의 국민세금이 들어갔다. 쌀 재배면적에 지급하는 고정직접지불금으로 8,383억원, 가격차액을 보전하는 변동직접지불금으로 1조4,900억원의 국민세금이 각각 지원된 것이다. 특히 2016년산 쌀의 변동직접지불금은 산지쌀값 하락으로 세계무역기구(WTO)가 정한 농업보조금 상한액(14,900억원)을 초과하게 되어 일부 차액을 지급하지도 못하는 사태에까지 이르고 있다.

또한 쌀농사는 직접지불금보다 더 많은 간접적인 국민세금을 요구한다. 쌀농사에는 많은 기반시설과 수리시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쌀농사를 위해 정부(농어촌공사,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관리하는 저수지, 양·배수장 등 수리시설은 7만개소가 넘고, 용·배수로 길이도 187천km에 달한다. 이러한 시설들의 확충과 관리에 들어가는 국민의 세금은 매년 직접지불금 규모보다 훨씬 더 많다.

이처럼 많은 국민세금의 투입과 농민의 노력으로 생산되고 있음에도 쌀은 국제시세보다 곱절이상 비싸고, 쌀 소비는 갈수록 줄어가고 있다. 농민은 직접지불금이 지원되므로 쌀농사를 우선적으로 짓게 되고, 소비와 쌀값은 하락하고, 하락한 만큼 변동직불금은 늘어가고 남아도는 쌀은 세금으로 보관하여야 하는 악순환이다. 국민세금의 투입과 농민의 불만이 함께 늘어가는 모순적인 현실이다.

해결이 시급하다는 쌀농사와 한국의 농업문제, 물론 단기적이고 획기적인 해결책을 찾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악순환의 현실을 함께 인식하고 해결해야 한다는 절박함과 당위성을 모두 같이 해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혹자는 한국의 농사를 ‘아스팔트 농사’라고 하고 있다. 그간 국제변화에 애써 귀를 막고 관세화 반대, 쌀 목표가격 인상 및 직접지원 확대 등 단기적이고 일시적인 달콤한 대책에 더 매달려온 그간의 형태를 비판적으로 비유한 것이다. 이제 쌀농사 중심, 정부의 직접지원(국민세금 투입)의 확대 방식에도 한계가 왔다. 늦었지만 우리 농업의 심각한 현실을 공유하면서 방식에서 유연성을 갖고 양보와 타협으로 새로운 대안을 찾기 시작할 때 다양한 해결책도 가능하게 될 것이다. 사실 쌀농사 해법은 쌀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영농정책, 농업 외 소득원이 부족하거나 대비하지 못한 우리 농촌의 어려움과 연관된다. 어쨌든 그간 불가피함에도 개방 반대, 쌀농사 및 직접지원의 확대에 더 우선하는 주장에서 벗어나야 그 만큼 다양한 해결책이 보이게 된다. 눈과 귀를 막고는 대안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얼마 전 굴지의 대기업이 새만금 산업단지에 대규모 농업투자 계획을 추진하였으나 일부 농민단체의 반대로 무산된바 있다. 반대가 아닌 상생의 보완방안을 먼저 주장하였으면 하는 아쉬움을 표하는 농민도 많다. 만약 해결 방식을 찾음에 있어 보다 눈과 귀를 열게 된다면, 국민세금 투입의 한계의 대안으로 기업의 농업투자 허용과 상생하는 방안도 가능하게 되고, 시도하고 있는 직불금의 쌀외 타작물 및 소득보전 전환도 그만큼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고, 우리 농업이 가야할 6차산업에 도시자본의 참여와 상생방안 마련 등 다양한 해법도 가능할 수 있게 된다.

쌀 소비촉진에 있어서도 홍보에서 나아가 제도개선도 보다 과감하게 추진되어야 한다. 예들어 쌀주정 및 희석식 쌀소주 탄생을 불가능하게 하는 현재의 병목현상식 주정(酒精)도매 규제, 맞춤형 쌀 도정의 불가능으로 쌀 가공식품 개발에 어려움이 있다는 양곡도정공장지정제 규제, 협소한 농업의 개념과 이에 따라 협소하게 설정된 농림업자의 범위와 이에 따른 지원제한(예, 쌀 가공업자의 농업신용보증기금 대상제외) 제도 등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적극적으로 귀를 기울려야 한다. 또한 우리 농업의 미래인 6차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범 부처가 협심하여 농장형 규제정비에 나서야 한다.

▲ 류충렬 박사

[류충렬 박사]
학력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박사
경력 2013.04~2014.01 국무조정실 경제조정실장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민관합동규제개혁추진단 단장
국무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
국무총리실 사회규제관리관
한국행정연구원 초청연구위원
현) 국립공주대학교 행정학과 초빙교수

저서 : 규제의 파르마콘

류충렬 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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