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김용훈의 썰전] 어떤 일이 있어도 생계 위에 법이 군림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법과 질서, 정의와 양심에 따라 생계를 팽개치고 법 타령을 하는 소위 생계형 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기업인들의 전유물이었던 법 앞에 눈물이라는 정의가 서민으로 물 타기를 하고 있다. 어디까지가 경제이고 어디까지가 생계형인가? 이 문제를 두고 많은 정치경제학자들이 아담스미스의 국부론을 언급하며 밥상 밑에 정의를 정의 사도화 하고 있다. 물론 현시점에서 악의 축으로 불리는 미국의 힘있는 법 규제를 통한 경제 탈환이라는 슬로건과 모티브로 자신들의 밥상을 도로 진수성찬화 하려고 하지만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한다.

우선 국내 사정은 숟가락 싸움에 밥알 싸움이 쌀이 아닌 정의를 두고 논하기에 밥상 앞에 앉아도 밥을 먹지 못한다. 영국의 세계 최대 투자은행인 바클레이즈는 아시아는 더는 창고지기가 아닌 창고주주론인 해브(Have)캐피털리즘을 요구하고 있다. 더는 서구 강대국의 종살이가 아닌 같은 지주급 행사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듣기엔 아시아의 경제 성장이 마치 급부상한 것처럼 들리지만 실은 중국과 일본을 비롯 인도까지도 더는 자국의 값싼 노동력 착취로 임금 수출을 하지 말라는 뜻이다. 즉 소비량을 늘리는 게스트(guest) 하우스를 아시아까지 늘리자는 전략이지만 실은 이것은 심각한 함정이 들어있다. 돈을 주고 감투를 사라는 뜻이다. 같은 지주급으로 같이 해먹자는 식이지만 그 속엔 제조업이나 반도체 그리고 물량공세로 벌어들이는 철강, 물류, 서비스업의 핵심 소스까지 내놓고 공유하자는 것이다.

아시아의 주 종목은 인구수 비례에 강력한 인적자원이다. 우리에겐 노동시장이 곧 경쟁력 장악이고 미국과 유럽에서는 노동력 약탈이다. 머리 보다는 팔다리가 많으니 그에 따라 노동력으로 전 세계 각 국가에 유입되어 월급을 수입해 온다는 것이다. 이를 막고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는 미국의 트럼프와 영국의 메이총리는 얼마 전 정상회담에서 의견을 같이하고 심각하게는 유로존에서 거시정책 공조를, 최소한의 경제적 간섭의 자세를 취한 독일까지도 상 위에 숟가락을 빼고 젓가락만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강해지고 있다. 자유방임시장을 엄격하게 존중하며 히든챔피언을 자랑시하던 독일마저도 유로존 내수시장을 탈피하고자 아시아에게 게스트하우스에 들어오라는 손짓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 국내는 삼성과 한화 SK의 서비스 및 제조업 거대 국가 유지들이 각종 민의와 정의에 시달리고 있어 고개 숙인 성장을 돕고 있다. 법률적 규제 없이 그동안 여론의 강력한 권고 사항이자 눈치싸움이었던 R&D 및 신성장 동력을 이참에 부동으로 금고 지키기에 명분을 만들고 있어 내수시장은 말 그대로 바람 위에 촛불로 아슬아슬하다.

이 와중에 일본과 중국은 대동아시아마켓 재편이라는 구실로 사드와 각종 경제재제로 만만한 한반도를 코너에 몰고 비열한 이이전략(以夷制夷)을 내세워 시장진입을 막고 있다. 우리의 정치상황은 블랙홀 상황이고 그것을 받아칠 수 있는 히든카드가 없다. 그저 집주인이 바뀌어 새로운 국면을 타개하자는 목소리가 크지만 그 때까지 세계시장이 기다려 줄지는 아무도 예측 못한다. 현재까지는 미국이 파놓은 명함과 직함을 받아가고 있는 아시아와 남미와 유럽중소국가들은 자국보호무역조차도 감투를 받은 이후로 저항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자존심으로 견딜만하고 일본은 환태평양 환관 역할로 아직까지 킹 옆에서 눈을 가리고 있어 감투를 피하고 있지만 우리에게는 딱히 피할 명분도 빽도 없다. 우리에게 자본시장은 여전히 글로벌적인 눈높이가 아니라 정치와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고 있는데다가 집나간 가족들의 불화로 아무도 공과금을 내지 못하고 있으니 혹여나 서방국가의 셈법으로 체납금에 대한 가압류가 들어오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꽃피는 삼월 우리는 다시 폭설을 맞이해야 할 각오를 하지 않는 방법은 헌재의 빠른 결정과 누구든 회초리를 들고 다른 후보를 가혹하게 때리는 방법밖에 없다는 것이 침통할 뿐이다.

▲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김용훈 대표]
정치·경제 컨설턴트
시사칼럼니스트
시인(2011년 등단)
현)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저서 : 새벽한시간, 지하철안에서 생각을 만나다
      남자시, 그렇게 보낸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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