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지지율 급상승 원인과 한계 [강동형 칼럼]

강동형 전 서울신문 논설위원l승인2017.04.01l수정2017.04.03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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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강동형의 시사 논평]

▲ 사진=kbs 뉴스 화면 캡처

안철수 지지율 급등, 대선 지각변동 신호탄?

19대 대통령 선거 정당별 후보경선이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경선을 남겨 놓고 있는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안희정 후보와 이재명 후보를 따돌리고 대선행 본선티켓을 거머쥘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후보 역시 국민의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됐다. 이미 자유한국당은 홍준표 후보, 바른정당은 유승민 후보, 정의당은 심상정 후보가 대선후보로 후보들이 결정됐다. 각당 후보 경선을 치르면서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급등해 눈길을 끌고 있다.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를 앞두고 안철수 후보 지지율 상승의 원인과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 지 궁금하다.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사실상 양자 대결을 펼칠 수 있느냐도 관심사다.

한국갤럽 3월 5주차 여론조사(조사일시 3월28일~30일)를 살펴보면 문재인 후보는 31%, 안철수 후보 19%, 안희정 후보 14%, 이재명 8%, 홍준표 4%, 김진태 3%, 유승민 2%, 심상정 후보는 1%의 지지율을 보였다. 3월 4주차 조사에 비해 문재인 후보는 지지율 변동이 없는 반면, 안철수 후보는 9%포인트 수직 상승했고, 안희정 후보는 3%포인트 하락했다.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 급등은 당내 경선에서 압승하면서 나타난 컨벤션효과로 당내 지지율 결집이 밑바탕이 됐다. 국민의당 정당지지율은 3월 4주차 13%에서 5주차에는 16%로 상승했고, 안철수 후보의 당내 지지율은 55%에서 75%로 20% 포인트 올랐다. 여기에 안희정 후보를 지지하던 보수 성향 유권자 상당수가 민주당 대선 후보 가능성이 낮아진 안희정 후보로부터 안철수 후보로 이동하면서 지지율 급등을 견인했다.

이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낙수효과를 본 안희정 후보가 지지율 5%에서 20% 초반대로 돌풍을 일으킨 것과 같은 맥락이다. 특히 보수 성향의 결집도가 높아졌다. 안철수 후보는 3월 4주차 여론조사에서 바른정당 지지자들로부터 9% 지지를 받았으나 5주차에는 유승민 후보(24%)와 거의 동률인 23% 지지율을 기록했다. 자유한국당 지지 유권자도 1%에서 7%로 증가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낙마에 따른 안희정 후보의 지지율 상승과 닮은꼴이다.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는 진보성향 유권자는 12%에서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이러한 변화는 안철수 후보가 중도보수후보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지지하던 보수표가 안희정 후보를 떠나 안철수 후보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반 전총장 지지 보수표, 안희정 거쳐 안철수로 이동

안철수 후보 지지율이 어디까지 상승할 것인지는 더불어민주당 경선이 끝난 이후의 표심이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안희정 후보(14%)나 이재명 후보(8%)를 지지하고 있는 표심의 향배에 따라 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후보의 대세론에 맞설 수 있느냐도 유추해 볼 수 있다.

▲ 사진=한국갤럽 제공

한국갤럽 3월 5주차(조사일시 3월 28일~30일) 5자 가상대결 여론조사는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5자대결에서 문재인 후보는 40%, 안철수 후보는 29%, 홍준표 후보 9%, 유승민 후보 5%, 심상정 후보는 2%를 얻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5자 구도가 형성되면 안철수 후보 지지율이 30%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것을 예고하고 있다. 세부사항을 보면 안희정 후보 지지자들은 문재인 후보로 25%포인트, 안철수 후보 35%포인트, 홍준표 후보 11%포인트, 유승민 후보로 13%포인트 이동했다. 반면 이재명 후보 지지자들은 문재인 후보 53%포인트, 안철수 후보 23%포인트, 심상정 후보 9%포인트, 유승민 후보 4%포인트 등으로 나뉘었다.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은 김진태 후보 지지자들은 홍준표 후보 31%포인트, 안철수 후보 30% 포인트, 유승민 후보 8%포인트로 나뉘었다. 보수성향이 강한 태극기 표심도 안철수 후보로 상당수 이동할 것임을 보여 주고 있다. 안철수 후보가 특히 대구 경북에서 33%의 지지를 얻어 문재인 후보(30%)를 누르고 이 지역에서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다.

3월 4주차 5자 가상대결 조사에서는 문재인 후보 42%, 안철수 후보 23%, 홍준표 후보 12%, 유승민 후보 5%, 심상정 후보 4% 등 순이었다. 안희정 후보와 이재명 후보 지지자들은 5주차 조사와 비슷하게 분산됐다. 하지만 김진태 후보 지지자들은 4주차 조사에서는 홍준표 후보로 44%포이트, 안철수 후보로 23%포인트 이동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도 문재인 후보나 심상정 후보 처럼 지지를 받지 못했다.

일주일 간격의 5자대결 여론조사를 비교하면 5주차에서 김진태 후보 지지자들이 유승민 후보로 다수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아울러 대구 경북지역에서 안철수 후보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황교안 대통령 권한 대행에 이어 문재인 후보를 꺾고 지지율 1위에 등극했다. 보수성향이 강한 대구 경북지역 유권자들이 안철수 후보를 향해 눈길을 돌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가장 최근 발표된 동아일보 여론조사(조사기관:리서치앤리서치, 조사일시:3월28일~29일) 5자 대결에서도 민주당 문재인 후보 36.8%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25.7%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8.9%,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5.5%, 정의당 심상정 후보 3.2% 순으로 조사돼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 상승의 실체를 확인 할 수 있다.

안, 보수후보 프레임, 비호감도 극복 딜레마

여론조사 결과 5자구도에서는 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대세론을 저지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만큼 문재인 후보의 대세론이 견고하다는 의미다.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 상승은 보수 성향 유권자의 지지가 견인하고 있어 안 후보에게는 장점인 동시에 단점이다. 이는 호남에 뿌리를 둔 안철수 후보가 보수후보 프레임에 갇힐 경우 대구경북에서의 지지율 상승은 전체적인 지지율 상승에는 도움이 되지만 문재인 후보의 대항마가 되기에는 독이 될 수도 있다. 이는 민주당 안희정 후보가 당내 후보 경선에서 갖고 있는 딜레마이기도 했다.

한국갤럽 5주차(조사일시:3월28일~30일) 5자대결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후보는 보수 성향 유권자의 37%(중도성향 34%, 진보성향 22%)의 지지를 얻어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는 홍준표 후보 24%, 문재인 후보 13%, 유승민 후보 10%에 비해 월등하게 높다. 또 안철수 후보는 보수성향이 강한 50대에서 42%, 60대 이상에서 32% 지지를 얻어 문재인 후보(50대 26%, 60대 17%)를 앞섰다. 4주차 조사에서 문재인 후보가 50대에서 34%, 안철수 후보가 28%를 얻은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여론조사 결과치만 놓고 보면 안철수 후보의 지지성향이 중도에서 보수쪽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안 30%까지 상승 여력, 문 대항마로는 역부족

▲ 사진=kbs 뉴스 화면 캡처

5자 가상 대결 전체 지지율에서 안철수 후보는 29% 지지율로 문재인 후보 40%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중도(40%) 와 진보성향(64%)에서 견고한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문재인 후보의 대항마가 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보수 성향 지지표를 결집해야 한다. 안철수 후보가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 수감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사면 운운한 것도 보수표를 결집시키려는 정략적인 의도로 풀이된다. 반기문 외교특사설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안철수 후보의 보수 지향은 스스로에게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특히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은 바람에 흔들리는 부평초와 같다. 어느 한 순간 다른 후보로 옮겨갈 수 있는 성향을 지니고 있다.

반문정서에 기대 정치공학적인 비문연대를 성사시켜도 마찬가지다. 특히 종편 등 보수언론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보수 후보라는 이미지가 강화될 경우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던 호남 표심과 중도 진보성향 표심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 무엇보다 안철수 후보는 60%에 가까운 비호감도를 극복해야할 과제를 안고 있다. 대선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안철수 후보의 자질 등 후보 검증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제 3지대에 머물고 있는 김종인 전 의원 등의 지지가 이어질 경우 지지율 상승이 기대되는 등 긍정적인 영향을 마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양자 대결이 아니고서는 문재인 대세를 꺾을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는 게 현실적인 진단이다.

안철수 후보 입장에서는 명분 없는 단일화로 인위적인 양자구도를 만들기 보다는 홍준표 후보와 유승민 후보가 중도포기하거나, 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전략적 선택에 기대하는 게 현명한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후보단일화나 후보들의 중도포기는 희망사항에 가깝다. 국회 의석 분포로 볼 때 자유한국당이나 바른정당이 후보 단일화를 할 가능성은 열려있다. 그러나 3당 후보 단일화는 쉽지 않은 여정이며, 결과가 희망적이지도 않다. 지지율이 급등한 안철수 후보가 이들 장애물을 극복하고 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대항마가 되는 길은 여전히 험난하다고 하겠다.

※ 본 칼럼에 인용된 여론조사 및 그 밖의 상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강동형 전 서울신문 논설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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