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화의 직격 인터뷰] 이재근 선수촌장

“선수촌에도 경영 마인드 필요해, 흘린 땀만큼 결실 이룬다” 정태화 한국체육언론인회 사무총장l승인2017.04.02l수정2017.04.02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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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근 선수촌장

[미디어파인=정태화가 만난 스포츠 人] “선수촌은 국가대표선수들의 훈련지원만 하면 되는 곳이라는 소극적인 개념에서 벗어나 경영 마인드까지 갖추어야 합니다. 국가대표선수들에게 지원을 하더라도 같은 예산으로 어떻게 지원하는 것이보다 능률적이고 효과적인가를 고려하는 발상의 전환과 함께 방법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것이 비경기인 출신으로 선수촌장에 임명된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3월 8일 태릉선수촌장실에서 마주한 이재근 선수촌장(67)은 ‘비경기인 출신 선수촌장’이라는 주위의 우려를 의식한 듯 이제 선수촌에도 시대 변화에 따라 경영마인드를 접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월 16일 선수촌장에 취임한 뒤 두 달 가까워 오지만 언론기관으로는 처음으로 인터뷰를 한다는 이 촌장의 어조는 시종일관 담담하면서도 확신에 차 있었다.

선수촌도 시대 변화에 따라 운영시스템 개선 발전시켜야

▲ 이재근 선수촌장(가운데)이 이호식 부촌장(오른쪽), 정귀섭 국가대표훈련감독관과 함께 선수들의 훈련모습을 지켜보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Q 어떻게 지내시는지요?
매일 아침 6시에 긍지와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국가대표선수들과 함께 새벽을 열어가면서 ‘비경기인 출신 촌장’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이 선수촌을 보다 새롭게 개선, 발전시켜 나가야 할지를 고민하면서 하루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Q 취임한지 2개월이 가까워 오는데 소감은?
모든 직원들과 면담하고 태릉선수촌에 입촌해 있는 지도자,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정말 하루가 어떻게 지나고 일주일이 언제 지났는지 모를 정도입니다. 선수촌은 잘 알고 계시듯이 한국 스포츠의 요람이며 산실입니다. 이러한 막중한 자리에 선수촌장으로 근무하게 된 것은 제 개인에게 과분한 영광입니다. 그동안 이곳에서 많은 결실과 공적을 남기신 선배촌장님들의 업적에 누가 되지 않도록, 특히 ‘비경기인 출신 촌장’이라서 라는 오명을 듣지 않기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해야 된다고 매일매일 스스로 마음을 다지고 있습니다.

Q 바람직한 선수촌 상(像) 이라면?
모두가 느끼고 계시겠지만 지금 대한민국 스포츠의 시스템은 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선수촌도 시대 흐름에 따라 변화를 해야 할 시기가 되었습니다. 선수촌은 단순히 훈련만을위한 훈련장이 아닙니다. 이제는 국가대표선수들을 지원만 하면 그 임무가 끝나는 소극적인 개념에서 벗어나 똑같은 지원을 하더라도 효율성과 능률성까지 고려한 운영시스템을 갖추어야 합니다. 효율성과 능률성을 고려한 운영시스템은 바로 경영마인드입니다. 이제 스포츠도 경기력 향상과 더불어 새로운 경영 시대를 열어가야 합니다. 선수촌 조직과 인력은 능률과 효율성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지원체계로 변화시켜 선수나 지도자에게 경기력 향상을 위한 과학적인 훈련 시스템과 선진 기술 도입 등 한발 앞선 지원을 하는 선수촌이 되어야 합니다. 이렇게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 직원들이나 국가대표 선수, 지도자들에게 강조하는 부분이 있으시다면?
직원들의 최우선 임무는 체육지도자나 선수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보다 좋은 컨디션으로 경기력을 최대한 향상시킬 수 있도록 지원하고 뒷바라지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봉사하는 본분을 잊고 오랜 관행에 젖어 마치 선수나 지도자들에게 군림하는 모습을 보인 것도 사실입니다. 이를 가장 경계하라고 직원들에게 강조를 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스스로 하고 있는 일들이 의도하는 대로 잘되고 있는지, 아니면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지 등 업무 추진의 흐름과 상태를 정확히 파악해 문제점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방안을 찾아 해결해 나가는 자기업무에 대한 고민과 열정, 그리고 능동적인 근무 자세를 주문하고 있습니다.

진부한 이야기지만 국가대표 선수, 지도자들에게는 ‘나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다’라는 뛰는 가슴, 뜨거운 마음으로 언제나 목표를 향해 용기와 자신감을 갖자고 이야기합니다.

이 촌장은 취임하고 지난 2개월여 동안 대부분 직원과 격의 없는 대화를 통해 그들의 업무가 무엇이고 애로사항이 무엇인지를 들었다고 밝혔다. 우선 직원들은 하고 있는 일들이무엇인지? 또 그 업무를 추진하면서 어떤 생각으로, 어떤 방법으로 일을 하고 있는지? 일을 추진하면서 애로사항이나 힘든 것은 없는지 등 지원 방법과 지원 체계 흐름을 하나하나 파악하기 위해 개인 면담을 했다고. 또 체육지도자들이나 선수들과도 면담에서는 다양한 선진기술 습득을 위한 해외전지훈련 확대를 비롯해 선수촌 입촌 선수와 훈련 파트너 증원 등 건의사항이 있었지만 대부분 예산이 수반되는 사항이 많아 한정된 예산으로 그들의 요구를 해결해 줄 수 없어 안타까웠다고 심정을 털어놓았다.

촌장과 부촌장 업무분장은 황금분할이나 다름없어

▲ 이재근 선수촌장은 이호식 부촌장과의 업무 분장을 ‘황금분할’이라고 말한다. 오른쪽이 이호식 부촌장.

Q ‘비경기인 출신 촌장’에다 경기인 출신 부촌장과의 업무 조율 등 우려의 시선이 많은데?

예! 걱정 되는 마음으로 그렇게 우려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먼저 절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선수촌장인 저는 선수촌의 운영과 경영을 담당하고 부촌장은 체육지도자와 선수관리를 담당함으로써 선수촌 운영의 업무가 가장 효율적으로 분담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어쩌면 처음부터 우리 선수촌의 운영 조직은 촌장과 부촌장 제도가 있어 그 역할에 따라 명확하게 분담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난 8년 동안 경상북도체육회 사무처장으로 재직 하면서 처음으로 새로운 경영 마인드를 도입, 체육지도자와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은 물론 스포츠를 통한 신 가치 창출 사업을 발굴, 추진함으로써 체육인의 위상을 높인 성공 사례를 경험했습니다. 또 경기인으로 오랜 경험과 많은 노하우를 갖고 계시는 부촌장은 선수들과 숙식을 같이 하면서 체육지도자와 허심탄회한 의견교환을 통해 선수촌의 활기찬 분위기 조성에 큰몫을 하고 계십니다. 이런 점에서 저는 촌장과 부촌장의 업무분장은 황금분할이나 다름없다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Q 올해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올해 안에 추진해야 할 당면 현안 사항은 크게 다섯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1년도 채 남지 않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가 그 첫 번째이며 오는 10월 태릉선수촌의 진천 이전이 두 번째입니다. 세 번째는 진천으로 선수촌이전을 계기로 선수촌 운영의 종합적인 제반 규정 및 규약 등 을 제정하는 것이며 네 번째는 태릉선수촌의 활용방안 강구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진천선수촌 주변이 의료시설이 취약한 만큼 선수촌 내 스포츠전문병원 설립이 불가피합니다. 여기에서 보듯 첫 번째를 제외하고는 모두 진천으로 선수촌이 이전 되는데 따른 현안들입니다.

Q 태릉선수촌의 활용방안은 진척이 있습니까?
태릉선수촌의 무상사용기간이 내년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나는 3월말로 만료가 되기 때문에 기간 연장 조치 협의를 서둘러 신청할 계획입니다. 우리 대한체육회에서는 태릉선수촌을 한국 체육사의 상징으로 근대 문화재로 등록하고 스포츠 체험 관광지로 보존 관리하는 것을 기본으로 시설별 활용 기본 방안을 마련해 놓았지만 태릉선수촌이 문화재 구역이어서 협의과정이 순탄치는 않을 전망입니다. 부득이하게 일부 건물은 철거하더라도 숙소동이나 국제스케이트장, 체력단련장 등의 일부시설은 존치 보존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 진천선수촌으로 이전에 따른 많은 어려움이나 문제점들 도 예상됩니다.
그렇습니다. 서울 소재 학교에 다니는 대표선수들의 학교 수업과 등하교 문제를 비롯해 대학생 선수들의 잦은 결석으로 졸업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데다 입촌 선수들이 태릉선수촌보다 3배가 늘어남에 따른 훈련지원 전문 트레이너와 직원 보강 문제, 취약한 의료시설 보강을 위한 문제에다 직원들의 거주지 이전에 따른 숙소나 통근 지원 대책 등 크고 작은 문제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난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방행정과 체육행정에 경험이 있는 사람이 필요해 저를 선수촌장으로 임명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 촌장은 선수촌 직원들이 발상의 전환을 이루고 능률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하위직 직원들의 사기진작과 체육지도자들에 대한 복리 후생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하위직을 나무에 비유하면 뿌리나 다름없는 소중한 존재이지만 진급이나 월급에서 본관(올림픽회관)에 근무하는 직원들에비하면 열악한 대우를 받고 있다면서 이를 시정하는 것이 조직의 활력을 찾는 첩경이라는 것. 이 촌장은 또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개최국다운 우수한 성적을 거두기 위한 방안으로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가 이원화해 운영해 오던 경기력향상 TF팀을 지난 2월 1일부터 경기력향상 통합지원단으로 일원화 시켜 경기력 강화를 위한 중점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9월말 진천선수촌이 완공돼 이전을 하게 되면 지금의 태릉선수촌보다 시설 규모와 수용인원이 약 3배 정도 늘어나게 된다는 이 촌장은 이를 효율적 관리를 위해서는 해당 기관이나 종목단체 등의 산발적인 지침을 내부 운영규정으로 일원화시켜 정비하고 조직과 인력, 시설관리, 훈련예규 및 일반 수칙 등의 선수촌 운영에 대한 모든 분야를 재검토하여 비능률 비효률적인 사항은 과감하게 개선 정비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선진 스포츠 시대 여는데 다 함께 동참하는 자세 가져야

▲ 양궁 국가대표 선수들과 함께

Q 앞으로 선수촌을 어떻게 이끌어 가고 싶어진지요?
거창하고 판에 박힌 이야기이지만 직원들이 새로운 발상전환으로 자발적으로 보다 즐겁게 능동적으로 일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을 통해 국가대표 선수들이 세계무대에서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지원체계를 구축하는데 힘을 쏟겠습니다. 이를 위해 우선 큰 것보다는 조그마한 것부터 하나하나씩 챙기겠습니다. 모든 조직이 마찬가지이듯 선수촌에도 나름대로 애로사항이 있고 시정해야 할 일도 있습니다. 이를 새로운 선수촌장이 부임했다고 해서 한꺼번에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문제점이나 애로사항들은 우선순위를 정해 하나하나씩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습니다.

Q 아시안게임, 올림픽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의 전략은?
지금은 목전에 다가온 평창동계올림픽 성공개최에 집중하다보니 다소 소홀해 보일 수도 있지만 내년 자카르타아시안 게임이나 2020 도쿄올림픽 준비도 대단히 중요합니다. 특히 도쿄올림픽은 국민적 관심과 기대가 큰데다 일본에 대한 국민의 정서를 생각한다면 그 어느 올림픽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두어 야 합니다. 이를 위해 선수촌에서는 기본종목, 전략종목, 육성 종목으로 지원체계를 다양화해 선택과 집중을 통해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또 체육지도자, 연구원 등 관계기관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기술력과 자질의 철저한 검증시스템을 구축하고 우수한 외국 지도자 영입, 선진 스포츠 과학기술 도입, 해외 전지훈련 확대, 연수 파견 등을 적극 검토해 추진할 계획입니다.

Q 끝으로 체육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이 통합한지 1년이 되었습니다. 통합과정에서 보여준 갈등과 분열, 무분별한 투서의 난무는 우리 체육계의 부끄러운 자화상이었습니다. 너와 내가 아닌 체육인 모두가 우리라는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한마음, 한뜻을 모아 선진 스포츠시대를 열어 가기를 기원합니다.

“스포츠는 인류가 개발한 가장 즐거운 게임이며 가장 위대한 자산”이라고 평소 스포츠에 대한 생각을 밝힌 이 촌장은 대한체육회 97년의 발자취는 세계 스포츠 10대 강국으로 우뚝 선 엘리트 체육의 위대한 역사라고 정의했다.

공무원으로 35년, 그리고 경북체육회 사무처장으로 8년을 보낸 이 촌장은 지금 지방에서는 경영논리를 앞세운 대학운동부의 축소, 실업팀에 대한 육성 기피로 엘리트 체육의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면서 국가의 정책적 배려가 절실하다고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 정태화 한국체육언론인회 사무총장/ 전 서울신문 체육부장
정태화 한국체육언론인회 사무총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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