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이성우의 세계와 우리] 김일성 생일을 앞두고 미국의 전략자산이 한반도로 집결하고 있는 동아시아 국제정세의 전개는 한반도가 일촉즉발의 전쟁위기로 끌려갈 수 있다는 우려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3월 말 한미연합 독수리 훈련을 마치고 호주와의 연합훈련을 위해 남태평양으로 이동하던 미국의 칼빈슨 함 항모전단이 미중 정상회담과 시리아 공습 직후인 4월 8일 싱가포르 해역에서 한반도로 돌아오고 있다. 언론에 보도되는 내용만으로도 70여대의 최신 전투기를 탑재한 항모, 수척의 이지스 함, 공격용 핵잠수 함 등으로 구성된 이 항모전단의 화력은 웬만한 중소국가의 전체 군사력에 상당하다고 한다.

북한은 김일성의 생일인 4월 15일을 이른바 태양절이란 국가명절로 주민들이 평일에도 광장에 모여 주요행사를 준비하는 위성사진이 공개되어 다수 행사가 예정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때를 같이해 북한 당국이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실험과 같은 도발을 감행할 우려도 예상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전략자산의 한반도 집결은 북한의 군사도발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무력시위를 통한 강력한 경고라고 해석한다. 미중정상회담 직후 시리아를 공습했던 것처럼 미국이 독자적으로 대북 군사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이런 상황전개에 한반도와 서울이 불바다가 될지도 모른다는 전쟁의 위기상황은 우리 국민에게 심각한 위협으로 다가오는 것이 현실이다.

미국이 북한의 핵개발과 미사일 실험으로 대표되는 무력도발에 강경대응으로 나오게된 배경을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북한이 1993년 NPT 탈퇴를 선언한 이후 13년간 핵동결과 비핵화에 대한 협상을 하는 사이 뒤에서 핵개발을 추진하며 2006년 10월 9일 1차 핵실험을 감행했고 그 이후로 또 1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경주했지만 북한은 6차례에 걸친 핵실험을 계속해 이제는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라고 미국을 상대로 협박을 하고 있는 상황이 되었다. 나아가서 북한은 핵 탄두를 운반하는 발사체인 미사일 개발을 지속해 광명성호라는 ICBM을 개발 실험발사하고 잠수함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SLBM도 개발했다고 공공연히 미국을 위협하는 상황이 되었다.

북한의 핵 도발을 억제하는 방법에는 (1)직접 양자협상, (2)주변국을 포함하는 다자협상 (3)국제기구를 통한 압박과 같은 외교적 수단도 존재하지만 (4)북한의 핵시설에 대한 이른바 surgical air strike, (5)수뇌부를 제거하는 참수작전과 같은 군사적 수단도 존재하고 나아가서 전략적으로 (6) 방어무기인 사드배치, (7)공격무기인 전술핵 도입과 같은 다양한 옵션이 존재한다. 문제는 북한이 핵개발을 실질적으로 시작한 NPT 탈퇴시점부터 25년의 시간동안 우리는 외교적 수단만을 사용해왔다.

우리는 진보정권 10년간 햇볕정책을 통해서 북한을 비핵화라는 태도변화를 유도하려고 했지만 성공적이지 못했고 이에 대한 비판에서 출발한 보수정권 10년은 압박정책을 통해서 북한의 비핵화를 유도했지만 결과적으로 북한은 6차 핵실험을 준비하는 상황으로 악화되었다. 문제는 진보정권도 보수정권도 기능주의 패러다임에 갇혀있었고 그 결과 우리가 선택한 정책수단은 유화정책이든 압박정책이든 모두 외교적 수단이었다는 것이다. 북한의 입장에서 기능주의 패러다임에서 외교적 수단만을 이용해서 자신을 압박하는 것이 명백하다면 그것이 유화적이면 좋고 제재여도 상관없이 핵을 개발하고 보유하는 것이 우월전략이다.

2017년 4월 한반도에서 전개되는 군사적 위협상황은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기능주의 패러다임으로 북한 핵문제를 다루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다시 말해서 군사적 수단의 선택도 현실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북한이 인식하도록 만드는 것이 북한 핵 해결의 출발점이라고 인식하는 것이다. 중국도 이러한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해석되는 것이 북한이 제2의 시리아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와 한반도에서 확전의 가능성을 경고하는 것은 트럼프의 대북정책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뉴스도 시리아 사태를 보니 핵개발을 한 것이 당연한 자위조치라고 강변하고 있는 것은 트럼프의 의지에 대한 북한이 미국과 동일한 해석을 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지금까지는 트럼프의 정책의지가 상대방을 원하는 방향으로 몰아가고 있지만, 문제는 한반도에서 살고 있는 우리 입장에서 실제로 군사적 충돌없이 북한이 비핵화의 길을 선태하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 이성우 제주평화연구원연구위원(정치학박사)

[이성우 박사]
University of North Texas
Ph. D International relations
현) 제주평화연구원 연구위원, 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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