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의 행복 - 장자크 루소의 ‘에밀(Emile)’ [김승환 칼럼]

김승환 박사l승인2017.04.12l수정2017.04.12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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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짱구 박사의 행복한 교육] 좋은 책은 읽는 사람의 지식과 연령, 시대와 사회적 배경에 따라 그 내용이 마술 상자 속의 오묘한 물건처럼 수시로 변화하는 생물체 입니다. 또한 꺼내고 또 꺼내도 비워지지 않는 지혜의 보물 상자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가 예전에 읽은 책의 실질적인 간접 체험의 유효 기간은 읽는 사람마다 모두 다르다고 보는 것이 매우 합리적인 생각입니다. 모든 사람에게 어울리는 적합한 옷이 없는 것처럼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이해되는 책은 없다고 생각해도 무방합니다.

2017년 봄, 벚꽃이 화사한 어느 날 갑자기 장자크 루소의 ‘에밀(Emile)’을 다시 만났습니다.*

한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번역했던 장자크 루소의 ‘에밀(Emile)’이란 책은 자연주의 교육론의 획기적 지침서라고 많이 알려졌고 지금까지도 교육학의 필독서로 여겨져 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20대에 흥미 삼아 읽었던 내용이지만, 서양의 알려진 사상가가 쓴 실생활에 그다지 필요 없는 내용으로 치부해 버리고 말았기에 어느 순간 기억에서 지워져 버렸습니다.

수 십년이 지나 아이 둘을 키우며 이제서야 품을 떠나 보낸 후에 읽어본 ‘에밀(Emile)’은 정말 놀라울 정도의 자녀교육 방법론 이었습니다. 300여년 전에 21C 현 시대의 필자와 유사하고 대등한 정도의 자녀 교육 철학을 가진 장자크 루소 같은 사상가가 실존했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정작 루소는 자신의 아이들은 제대로 키울 수 없다며 태어난 5명의 아이들을 모두 고아원에 맡겨버렸음에도 불구하고 ‘에밀(Emile)’과 같은 이상적인 자녀 교육 방식을 이미 300여년 전에 제안했다는 것입니다.

루소는 ‘에밀(Emile)’에서 ‘유아기’, ‘아동기’, ‘소년기’, ‘청년기’와 ‘성년기’까지 자신이 선택한 가상의 특별하게 선택된 모델 아이인 ‘에밀(Emile)’을 통해서 성장 단계의 교육이 어떠해야 하는 지를 이상적으로 보여줍니다. 물론 현 시점에서는 시대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인 맥락에서는 가히 아이를 위한 인성교육이나 독립적인 홀로서기를 위한 자연주의 교육의 진원지라 일컫는다 하더라도 무리가 없는 정도입니다. 여기에서 루소가 키운 가상의 선택된 모델 아이 ‘에밀(Emile)’에 대한 교육 방침을 요약해 봅니다. 루소가 제시한 많은 자녀 교육의 키워드를 모두 담을 수는 없지만 우리 부모들에게 시사점을 주는 몇 가지 문장들을 골라보았습니다.

- 유아기(0~5세)의 어머니의 역할은 누구도 대신할 수 없으며 어머니가 그 의무를 다하면 가정은 화목하고 활기가 넘친다. 어머니가 그 의무를 소홀히 하면 가정은 위축되고 파괴된다.

- 가장 좋은 습관은 어떠한 습관에도 물들지 않는 습관이다. 아이의 행동을 규격화하고 양식화하지 말라. 아이를 안아줄 때나 잡아줄 때도 한쪽 팔로만 하지말라. 습관에 좌우됨 없이, 아이의 의지대로만 움직이도록 사전에 예방하고 조처하라. 그리하여 언제나 자기자신이 주인이라는 점을 각성시켜라.

- 울어야 할 이유도 없는데 우는 아이는 없으며, 아이의 잘못된 고집을 꺽는 방법은 간단하다. 아이보다 당신이 더 고집이 세면 된다

- 앞날에 대한 생각이 우리를 불행으로 이끈다. 불확실한 미래를 전망하면서 현재를 소홀히 한다는 것은 얼마나 미친 짓인가?

- 아동기(6~12세)의 당신 아이를 불행하게 만드는 확실한 방법이 있다. 아이가 갖고 싶어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갖게 하라. 하나를 가지면 둘을 갖게 하라.

- 아이를 복종하는 존재로 만들지 말아야 한다. 복종이라는 괴물이 아이들에게 거짓말을 해야 할 필요성을 야기시킨다. 아이들은 그 괴물을 피하기 위해, 벌이나 꾸지람을 듣지 않기 위해 사실을 은폐한다. 거짓말로 인한 당장의 이익이 진실을 말해서 얻을 장차의 이익을 압도하기 때문이다. 정직함이 벌이나 야단 등 어떤 위험도 초래하지 않는데 아이들이 거짓말을 할 이유가 있을까?

- 소년기(13~16세)와 청년기(17~20세)의 교육의 핵심은 많은 지식을 주입하는 데 있는 게 아니라, 그의 두뇌속에 보다 명료한 관념을 심어주는데 있음을 잊지 말라.잘못 알고 있을 바에야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는 편이 낫다.

- 역사를 통해 가르쳐라. 역사는 역사가의 관점에 따라 변형되므로 편견의 색채를 띠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무엇보다 경계해야 할 것은 역사가의 판단이다. 당신의 학생이 역사가의 판단에 기대게 하지 말고 스스로 판단하게 하라. 그렇지 않으면 그는 항상 남의 눈으로만 볼 뿐이다.

- 왜 선생님들은 모든 학생들로 하여금 같은 태도와 같은 억양으로 노래하도록 가르치는가? 각자마다 어울리는 춤과 노래가 있다는 것을 왜 고려하지 않는가?

- 인간의 고통은 결핍으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집착으로 부터 온다는 것을 너는 알고 있을거야. 욕망을 충족하면 할수록 결핍은 더 커지지. 집착하면 할수록 고통도 증가해.

루소는 “이 글을 쓰면서 나는 독자들이 내 견해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을 것임을 안다.”고 하면서도 이렇게 양육되고 이상적으로 교육된 ‘에밀(Emile)’은 결국 진정한 자유로운 영혼으로 성장하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21C에 맞지 않는 시대적 상황만을 배제한다면 루소의 자녀 교육방법은 현재도 매우 유효하고 획기적인 방법으로 보입니다.

내가 가진 지식만으로 아이를 키우면 결국에는 나 정도의 인물로 자라게 됩니다. 내 아이가 나보다 더 큰 바다를 항해하길 원한다면 더 넓은 바다를 다양하게 체험 시켜 줘야 합니다. 직접적인 체험을 통해서 경험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여러가지 간접 체험도 좋습니다. 간접 체험의 가장 좋은 방법은 여전히 ‘독서’라는데 방점을 찍더라도 이견이 많지는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때로는 한 권의 좋은 책이 자신은 물론 아이의 운명까지 바꾼 사례도 많다는 사실입니다. 따뜻한 봄나들이에 좋은 책과 함께 하기를 권합니다.

* 장자크 루소(Jean Jacques Rousseau, 1712)의 ‘에밀(Emile)’은 수 많은 번역본이 존재합니다. 필자는 그 중에서 돋을새김 출판사의 이환 편역본을 참조하였습니다. 일반인들이 읽기 쉽도록 평이하게 서술한 점에서 다른 번역본과 비교됩니다.

▲ 김승환 박사

[김승환 박사]
한양대 공대 기계공학사
충남대 대학원 법학석사 / 법학박사 수료

김승환 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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