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김국진의 ‘파워 오브 네이처’]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김소월의 ‘진달래꽃)
해마다 부활하는 사랑의 진한 빛깔 진달래여(이해인의 ‘진달래’)
봄이면 그리워라 봄이 오면 그리워라. 눈 맞고 오르던 산에 진달래가 피었소.(피천득의 ‘진달래’)
난 어찌하라고 진달래는 저렇게 고운 연분홍으로 확, 피어나는가(조병화의 ‘진달래’)

▲ 보해산 등산길에 만난 진달래 군락

오늘은 진달래에 꽂혔다.
어제까지는 합천댐 벚꽃 길에 반했는데…
어젯밤 비 온 뒤로 꽃잎이 수북하게 떨어져 섭섭하던 차에 다른 ‘마음사냥꾼’이 나타난 것이다.

애초 그녀들을 보러갈 요량은 아니었는데, 거창 약산약초교육원 뒤에 있는 보해산을 오르는 길에 우연히 군락(群落)을 만나 마음을 빼앗겨버렸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많은 시인들이 왜 그토록 즐겨 진달래를 노래했는지, 감성 부족한 내게도 짐작이 간다.

진달래는 먹는 꽃이다. 그냥도 따서 먹고, 茶로 마시기도 한다.
주로 꽃잎을 따서 茶의 재료로 쓴다.

만산홍(滿山紅) 또는 두견화(杜鵑花)로도 불리는 진달래는 여름부터 겨울 사이에 잎을 채취하여 그늘에 말렸다가 한지로 싸서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두고 보관한다.

茶로 쓸 때에는 아주 살짝만 볶아야 한다. 그래야 맛과 향, 약성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대부분 진달래를 보면서 ‘사랑’을 떠올리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일제 때 문단에서 활동한 조연현 선생은 배고픈 시절의 서러운 기억을 "진달래는 먹는 꽃 먹을수록 배고픈 꽃"이라고 노래하기도 했다.

진달래꽃을 약재로 쓴다고 어디서 들은 것 같다.
대체 어떤 효능이 있을까?

궁금함을 참지 못해 부산에서 튼튼마디한의원을 하고 있는 이호철 원장에게 도움을 청했다.

우리 약산약초교육원 자문위원인 이 원장은 “기침을 그치게 하는 진해(鎭咳)와 여성들의 월경을 고르게 하는 조경(調經)의 효과가 있고 혈액 순환을 활발하게 한다.”고 조언해주었다.

꽃가루 날리는 봄철만 되면 알레르기 비염 때문에 기침과 콧물이 그칠 날 없는데, 당장 진달래꽃을 달여서 마셔볼까?

▲ 거창 보해산 앞 약산약초교육원과 앞마당에 무단침입한 강아지 3마리

내일 서울로 올라가는 길에 잠깐 해인사 근처 고조선찻집에 들러 친구 튼 주인 여운당에게 진달래 꽃잎차를 만들어달라고 부탁해볼까?

도시를 떠나 시골에 살면 마음 빼앗길 데가 많아 행복한 고민에 빠진다. 시시때때로 마음사냥꾼들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내 친구 카피라이터 조민호는 오늘 마당에 무단침입한 귀여운 강아지 3마리에게 마음을 빼앗겼다. 주인 없는 녀석들인 것 같아 키워볼까 하다가 “생명을 보듬든 일엔 책임이 따르지”하며 아쉽지만 내보냈다고 한다.

마누라가 알면 “나이 들어가면서 마음 뺏길 일 많아 좋겠다.”고 핀잔줄 게 뻔하지만 내일도 모레도 어느새 중년이 되어버린 친구들과 함께 다른 마음 뺏길 곳을 찾아볼 생각이다.

▲ 김국진 튼튼마디 ‘자연의 힘’ 연구소장

[김국진 튼튼마디 ‘자연의 힘’ 연구소장]
자연건강칼럼니스트
전 중앙일보동경특파원
전 중앙일보 포브스코리아편집장
(현)튼튼마디 ‘자연의 힘’ 연구소장

저서 : '마음의 엔진에 불을 붙여라(번역)'
      '이렇게 시작하여 이렇게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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