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김용훈의 썰전] 트럼프 대통령의 좌충우돌 공격적인 행태에 힘을 실어주기라도 하듯 미국은 초유의 완전고용의 모습을 가지면서 자연스러운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연말까지 두 차례 소폭의 인상으로 경기 밸런스를 맞춰갈 예정이다. 문제는 우리나라이다. 벌써부터 금리 인상으로 가계부채가 집중 이슈가 되고 한껏 올라있는 부동산들이 들썩인다. 사실 그들의 금리 인상은 바로 우리의 금리 인상의 요인이 된다. 그런데 우리는 쉽게 따라 올릴 수가 없다.

금리를 올리면 바로 1300조가 넘는 가계 부채라는 시한폭탄이 작동된다. 게다가 우리에게 투자한 외부투자자들이 수익이 더 나은 투자처로 자금을 빼내가게 된다. 흔하게 사용할 수 있는 통화정책이 속수무책이 된 것이다. 금리 1프로에 가계이자부담이 9조원이 늘어난다. 높은 부채로 숨이 턱에 닿은 가계는 이제 소비를 최대로 줄여 내수 경기는 꽁꽁 얼 것이다. 꽉 막힌 내수에 꽉 막힌 수출이라면 숨을 못 쉬게 되는 것이다. 다른 무엇보다 무서운 것은 이럴 것이라는 썰 때문에 미리 겁먹고 얼어버리는 경제다. 미국이 금리 인상 사인을 보내기도 전에 가정과 추측으로 최악의 시나리오를 연상했지만 막상 인상 후 우리 시장의 사인은 큰 파장을 보이지 않았다. 원달러 환율이 크게 움직이지 않았고 코스피는 연중 최고치를 쳤고 외부자금 이탈도 없었다. 사실 투자자들은 이미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고 투자를 진행하고 있었고 아직은 우리의 주식과 채권이 그들에겐 매력이 있다는 증거이다. 세계 시장에서 우리의 주식은 저평가 되어 있어 구입가격이 싸고 국내 금리가 크게 오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따라서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지만 큰 폭의 올림은 없을 것이고 환차익으로 리스크를 줄이면서 수익을 견주고 있는 것이다. 일단은 외환들이 국내 유입을 꺼리지 않고 투자를 하고 있으니 당장은 문제 없다. 그리고 앞으로의 행보는 이미 예보 되어 있으니 단계적으로 시급한 조치부터 진행하며 금리 상한선까지 버텨볼 수 있다.

걱정인 것은 아직 어떻게 된 것도 아닌데 미리 걱정하고 불안을 조성해서 안 그래도 되는 사람들까지 움직이게 만드는 것이다. 시장은 아직까지도 썰에 의한 움직임이 크다. 우리가 겪은 지난 외환위기 때도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때도 외화의 갑작스런 움직임으로 디폴트 위기를 만난 것을 기억할 수 있다. 큰 폭으로의 인상이 아니라 아직은 흔들림이 감지되지 않았지만 여기 저기 걱정하고 수근대는 썰에 흔들릴 가능성은 상존한다.

충분한 예고와 점진적인 인상으로 미국의 금리 인상에 시장이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투자자들처럼 시장은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달러 강세로 외부투자자들이 빠져나갈 것이라는 예측과는 반대로 달러가 들어오고 있다. 그러나 안심할 것은 아니다. 이들은 언제든 스탠바이 상태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투자는 시간과 시기의 싸움이다. 적정한 시기에 수익을 더 많이 낼 수 있는 곳으로 옮기기 때문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예정되어 있고 우리 역시 미국이 우리 금리를 넘어서는 순간 움직일 수밖에 없다. 아직은 한정적 시간에 우리의 시장이 리스크 대비 수익 개연성이 많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추가 금리의 인상에 따라 언제든 빠져나갈 수 있기에 이들이 투자하는 동안 이를 활용하여 금리 역전시의 위험요소들을 줄여 내야 한다. 특히 갑작스런 외환자금 유출에 대한 유동성 대비가 충분해야 한다. 또한 썰에 흔들리지 않는 기초체력을 만들어 내야 한다. 세계시장은 이제 저성장 시기를 극복하기 위해 초저금리의 양적완화정책을 거두기 시작했고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초저금리 시대의 종말을 고했다. 불확실성이 큰 시대에는 변수 역시 다양하고 그 파장도 크다. 움추러드는 경제에 우리가 움직일 수 있는 폭이 그리 크질 못하니 모든 변수들을 고려하여 다양한 카드를 가동하고 위험을 분산할 필요가 있다.

▲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김용훈 대표]
정치·경제 컨설턴트
시사칼럼니스트
시인(2011년 등단)
현)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저서 : 새벽한시간, 지하철안에서 생각을 만나다
      남자시, 그렇게 보낸하루

저작권자 © 미디어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