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단도 치료도 쉽지 않은 질병, 비만에 대하여 [박창희 칼럼]

박창희 교수ll승인2017.05.07l수정2017.05.14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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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박창희의 건강한 삶을 위해] 쉽게 살찐다는 고민에 비해 살이 잘 안찐다는 고민은 상대적으로 적다. 가령 있다 하더라도 다어어터들의 눈총을 받기 십상일 것이다. 조금만 먹어도 살이 불어 걱정임을 호소하는 사람들은 필자의 주위에 넘쳐난다. 비만의 원인을 알지 못하면 해결책을 찾기가 어렵다.

개인을 비만으로 몰고 가는 원인은 상호작용하는 수많은 요소들로부터 복잡하게 발생하기에 명확히 짚어내기가 쉽지않다. 하지만 크게 변하지 않을 비만의 정의는 이렇다. 일정 기간 동안 체내로 유입되는 에너지에 비해 대사로 소비된 에너지가 적을 때 생긴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칼로리 섭취를 줄이고 소비되는 칼로리를 늘려 감량을 한다는 해결책은 아주 간단하고 쉬워 보인다.

문제는 그에 따른 신체 기관들의 적응이 비만해소를 위한 대사과정에서 걸림돌로 작용하기 때문에 성공이 대단히 어렵다는 점이다. 결국 이 말은 인바디라고 하는 체지방측정기에서 나온 종이 한 장으로 대책을 세워서 비만을 해결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설령 성공한다 하더라도 운이 좋았을 뿐이다. 복잡하게 얽힌 문제의 총 집결편인 비만을 단편적 방법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

비만의 이면에는 역사, 경제, 사회, 정치, 문화적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결국 개인의 비만, 그 원인을 제3자가 판단하여 지속성이 가능하도록 치료 하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또한 비만이 한 개인에게 미치는 파장 또한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다음 사례를 통하여 알아보자.

축구팬이라면 90년대를 풍미하던 브라질의 호나우도 선수를 대부분 기억할 것이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발군의 드리블 실력, 폭발적인 골 득점력 등이 벌어진 앞니와 더불어 우리에게 인상 깊은 선수다. 대부분의 운동선수들이 그러하듯 호나우도 또한 각종 부상에 시달렸다.

그러나 20세기 마지막 축구황제의 축구화를 벗긴 것은 고질적인 왼쪽무릎 부상 때문이 아니었다. 그를 조롱거리로 만들었던 불어난 체중이 급기야 그를 그라운드에서 끌어내린 것이다. 그러나 그의 불룩한 배를 비웃던 많은 호사가들은 선수의 비만이 자기관리의 실패가 아니었음을 얼마 후 알게 된다.

갑상선기능저하증. 이 병으로 인해 호나우도는 더 이상 수비수를 어떻게 제 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이 병에 걸리면 칼로리 섭취를 제한하고 운동을 꾸준히 해도 감량이 되지 않거나 오히려 늘어나게 된다.

체중이 불어나며 동시에 신진대사기능이 급격히 떨어지는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치료에 쓰이는 약물은 프로선수에게 투약이 금지되어 있다. 치료가 절실한 그에게 은퇴외엔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것이다. 이와 반대되는 개념으로 갑상성기능항진증이 있다. 저하와 달리 차고 넘치는 항진의 경우는 대사의 속도가 빨라져 음식물의 섭취가 늘어도 체중이 늘지 않고 감소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여기서 우리가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이 있다. 갑상선 기능이 떨어지는 경험을 우리가 일상에서 겪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예가 극단적 절식이나 금식이다. 절식이나 금식 후 우리의 몸은 갑상선 호르몬의 농도를 줄이게 되는데 이것이 곧 기초대사량의 저하로 이어진다. 굶는 것에 익숙한 우리 몸이 줄어든 에너지에 대응하기 위해 절약모드로 돌입했다는 의미다.

기초대사량이 떨어지면 총에너지 소비량이 크게 감소하므로 체중을 계속 감량하기 위해서는 줄어든 에너지 소비량보다 덜 먹어야 한다. 음식 섭취량을 계속 줄여야 한다는 것인데 이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거니와 영양 결핍으로 인한 면역체계의 심각한 불균형을 야기할 수 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요요현상과 비슷한 양상을 띄는 갑상선기능저하는 무리한 다이어트가 불러온 신체의 불균형도 한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잘 인식해야 한다. 다이어트의 본질은 결국 건강이다. 오랜 시간 관리부재에 놓였던 나의 몸이 단시간에 바뀌길 바라는 마음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조급해하지 않는 마음을 갖는 것이 결국은 얻으려는 것을 빨리 얻는 지름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박창희 교수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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