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상허 이태준 가옥] 우리나라 근대예술의 발원지라 일컬어도 될 만큼 많은 문인과 예술가들이 모여 살았던 성북동 언덕길. 그중 막돌로 쌓은 벽담과 일각대문이 인상적인 옛 한옥 ‘수연산방(壽硯山房)’이 있다. 전통찻집으로 소문난 ‘수연산방’이 바로 이태준 가옥이다.

상허 이태준 가옥은 월북 작가 이태준이 1933년에 지어 ‘수연산방’이란 당호를 짓고 1946년까지 거주하면서 문학작품을 집필한 곳이다. 이곳에서 단편 <달밤>, < 돌다리>, 중편으로는 <코스모스 피는 정원>, 장편으로 <황진이>, <왕자 호동> 등 문학작품 집필에 전념했다. 

▲ 문인들이 모이는 집이라는 뜻의 당호 ‘수연산방(壽硯山房)’을 붙임

1933년 정치사상적인 경향문학과 달리 순수예술을 추구하며 9명의 작가가 결성한 문학 친목단체인 구인회 창립 멤버인 이태준 선생은 서정성 짙은 문장과 미의식으로 한국 단편소설의 완성자로 평가받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무서록, 달밤, 가마귀, 문장강화 등이 있다.
※ 구인회(九人會) - 1933년 정치사상적인 경향문학과 달리 순수예술을 추구하며 9명의 작가가 결성한 문학친목단체

▲ 1933년 경 이태준이 직접 지은 근대한옥

개량한옥으로 지어진 수연산방은 정면 2칸 대청을 중심으로 좌측에는 건넌방과 우측에는 안방으로 위치하고 있고 안방 앞으로 누마루를 조성해 안채와 사랑채 기능을 결합하고 있다. 또한 안방 뒤로 부엌을 배치하고 화장실을 안채에 부속함으로써 전통 한옥의 변형을 제시하고 있다.

▲ 서울 경기 지방의 전형적인 ㄱ자형 평면에 뒤로 공간이 추가돼 工 자형으로 확대 / 안방 뒤로 부엌을 배치하고 화장실을 안채에 부속해 전통 한옥의 변형 제시
▲ 상허 이태준 가옥 / 서울시 민속문화재 제11호

유년기에 부모를 여의고 가난으로 불우한 학창시절을 보냈던 이태준에게 결혼 후 직접 지은 살림집은 그의 작품에 등장할 만큼 각별했다.

목수 다섯 사람 중에 네 사람이 육십객(六十客)들이다...
남의 일 하는 사람들 같지 않게 독실하다.
그들의 옌장은 날카롭게는 놀지 못한다.
그러나 마음내키는대로 문질른다.
그들의 옌장 자국은 무듸나 힘쩍고 자연스럽다.
이들의 손에서 제작되는 우리 집은
아모리 요즘 시체집이라도 얼마쯤 교태는
적을 것을 은근히 기뻐하며 바란다
       / 이태준 수필 <목수들> 1939년
  

                    

▲ 상허 이태준

별채로 지은 다실과 정원을 사이에 두고, 아담한 살림집은 옛 모습 그대로 남아있다. 이태준 가옥은 1977년 서울시 민속자료 제11호로 지정되었고 현재는 ‘수연산방(壽硯山房)’이라는 이름으로 이태준 선생의 외종 손녀가 운영하고 있다.

1988년 정부의 월북, 납북 작가들에 대한 해금조치로 그의 작품에 대한 규제가 풀렸고 가옥 역시 제 이름을 찾았다.수많은 문인들을 불러 모으며 작가가 담소를 나눴던 옛집은 이제 작가의 흔적을 찾는 시민들의 아담한 휴식공간으로 남았다.

   <이태준 가옥 편> 프로그램 다시보기 ☞ : http://tv.naver.com/v/239645

tbs TV에서는 서울 일대에 남았거나 변형된 근현대문화유산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제작을 통해 서울의 역사․문화적 의미와 가치를 고화질 HD영상으로 기록하고 있으며, 프로그램은 네이버 TV캐스트(http://tvcast.naver.com/seoultime), 다음 TV팟(http://tvpot.daum.net 검색어: 서울 시간을 품다) 또는 tbs 홈페이지(tbs.seoul.kr)에서 다시 볼 수 있다.

▲ tbs 백남우 영상콘텐츠부장

[수상 약력]
2013 미디어어워드 유료방송콘텐츠 다큐멘터리 부문 우수상 수상
2014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PP작품상 수상
2015 한국방송촬영감독연합회 그리메상 지역부문 우수작품상 수상
2016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기획부문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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