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이 이혼·사별 없는 행복한 가정 만든다 [정동근 칼럼]

정동근 승원철학원 원장l승인2017.05.16l수정2017.05.16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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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정동근의 명리학 산책] 가정의 달에 가슴 아픈 이야기를 하려 한다. 얼마 전 승원철학원을 찾은 한 손님 이야기다. 필자는 여느 때와 똑같이 청소를 하고 청정수를 올리고 아침 종송 후 예불을 끝낸 뒤 찾아오는 고객님의 아픈 사연에 혜안을 줄 수 있도록 기도를 한다.

기도를 마친 후 49세 여성으로부터 예약 받은 사주 감정서를 만들면서 한숨이 절로 났다. 이 여성은 이혼 한 번에 자녀 둘 있는 남편과 사별을 한 우여곡절이 많았기 때문이다. 인생의 쓴맛이란 쓴맛은 모두 봤다고 표현할 수 있다. 그래선지 주변이 적막한 가운데서 사주 감정서를 보고 있노라니 가슴이 먹먹해지고 답답한 감도 없지 않았다.

어떡하든 이 여성에게 희망을 주려고 했으나 이름도 사주에 안 맞았고 올해 도화살까지 묶여 있어서 난감했다. 대부분 사주가 태어난 월(月)에 묶이면 일이 안 된다. 태어난 일(日)에 묶이면 남들보다 두배 고통스러운 가정사를 겪는다. 태어난 시(時)에 묶이면 말이 어눌해 진다. 뇌가 생각하는 속도보다 말이 더 느려지는 현상이 일어난다.

사람은 누구나 완벽할 수는 없다. 다시 말하면 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똑똑하면 말을 잘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말에 괴강살이나 일(日)에 백호대살이 있으면 말은 상대방 귀에 송곳처럼 찔리게 들리게 된다. 또한 의심이 많아 항상 사랑받는 걸 스스로가 느껴야 안정이 되는 여성도 있다.

10시가 되자 오늘의 첫손님이자 마지막 손님으로 사주 감정서의 주인공인 49세 여성이 왔다. 인상은 역시 사주와 같았다. 강하게 눈꼬리가 치켜 올라가고 콧날은 끝에만 오뚝했다. 코허리는 죽어 있었고 손 안댄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많이 고친 얼굴이다.

입고 온 옷이나 들고 온 가방 모두 소위 명품이다. 첫 대면에서 느껴진 감정은 서늘했다. 차가운 마음을 가지고 그마저도 굳게 닫아 놓은 듯 했다. 대인관계가 좋아 보이질 않았고 사회성도 거의 없어 보였다.

고민이 무엇이냐고 묻자 여성은 고민 대신 외려 질문을 했다. 질문 하나 하나가 참 허탈했다. 질문인 즉 “지금 남편은 돈 언제 벌어요?”, “사업은 잘될까요?”, “자녀가 있는데 공부를 안 하고 요즘 들어 화를 많이 내요. 왜 그럴까요?”, “저는 언제 쯤 경제 사정이 풀릴까요?” 등이다.

필자는 여성에게 좀 더 솔직한 질문을 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왜냐면 현재 남편의 사주라면서 죽은 전 남편 사주를 말해줬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이 이름까지 개명해 버렸다. 아이의 사주가 추운 겨울에서 봄도 못보고 봄의 직전까지 흘러가는 사주인데 이름마저 가짜를 붙여 놓으면 어찌 하냐고 지적했다.

“이름에서도 겨울이면 이 아이가 어찌 당신 아이라 할 수 있습니까?”라고 지적하자 근거를 주장했다. 그래서 감정서를 부모 순으로 해서 자녀를 밑으로 배치한 뒤 차근차근 설명했다. 이 아이가 진정 당신의 아이라면 당신이 가지고 있는 살이 있어야 하는데 어디 누구에게도 없다고. 또한 두 번 이혼이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한번은 이혼, 한번은 사별이었던 것이다.

이렇게 사주를 풀어주자 여성은 마른 침을 삼킨 뒤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리고 닫혀 있던 마음이 열리면서 상처에 고름이 터져 나오 듯 울음을 쏟아냈다.

여성은 “그걸 어떻게 알았냐?”고 하면서 통곡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어디 가서 이런 이야기를 꺼내지도 못하고 속앓이를 했다는 것이다. 결혼을 위해 남자를 만나서 사주를 이야기 해주면 살이 강해서 감당 못한다며 죄 내빼더라는 이야기까지.

여성은 인터넷 ‘지식인’ 코너에 물어보니 이름을 바꾸면 삶이 바뀔 수 있다고 해서 개명을 했다고 고백했다. 새로운 삶의 희망을 품고 남자를 만나면 사주가 좀 더 나아질 것으로 보고 바꿨다는 것이다.

첫 번째 이혼은 가정 폭력 때문이었고 두 번째 결혼은 아이가 둘 딸린 남자와 했다. 아이 키운 사람이 설마 때릴까 생각하고 사람이 나쁘지 않아 정을 줬다. 어느 날 아이들 문제로 말다툼을 하자 남편이 밖으로 나가버렸다.

“왜 여자의 느낌 있잖아요? 왠지 모를 불안감이 엄습해서 카톡 문자를 보냈는데 확인도 안하는 거예요. 점점 더 불안해져서 전화를 했는데 받질 않아 나가서 찾기 시작했죠.”

여성은 남편의 차를 발견했다. 창 밖에서 보니 남편은 자고 있는 듯 했다. 문을 열자 남편의 손이 차문 밖으로 툭 떨어졌다. 남편은 심장마비로 숨진 채 발견된 것이다. 남편 장례를 치른 뒤 유품 정리를 하던 중 빚이 많은 것을 알게 됐고 혹시 아이에게 빚이 넘어갈까 싶어 여성이 아이들 친권자가 됐다. 그러면서 아이들 이름을 여성의 성으로 바꿀 때 이름도 개명했다. 비록 낳은 정은 없지만 키운 정이 있어서 그랬다고 했다.

여성이 친권을 결심한 계기는 두 번째 남편이 본인에게 잘해줬기 때문이다. 남편이 남긴 빚은 모두 여성을 만족시키기 위해 명품을 사들이느라 진 것이다. 여성은 비록 빚을 남겼지만 그런 남편이 고마워서 한없이 울었다고 했다. 천성은 나쁜 여성이 아닌 것이다. 정신을 차리고 생계를 위해 마트에서 일을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여성의 입에서 뜻밖에 말이 나왔다. “저는 과부낙인이 찍혀서 앞으론 남자 안 만나려고 합니다.”

필자는 여성에게 아이가 결혼적령기에 들어서면 상대 배우자감은 꼭 궁합을 보라고 했다. 그리고 여성에게는 자궁이 안 좋아 출산이 어려운 상태니 지금의 아이를 귀인이라 생각 하라고 했다. 이유는 여성의 사주를 두 자녀가 변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에게 언제쯤 인생이 풀릴지 굿도 했지만 두 자녀만큼 사주를 못 돌릴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니 두 자녀를 귀인이라 생각하고 잘 키우라고 했다. 그러면 죽은 남편이 좋은 배필을 내려줄 것이라고 했다. 여인과 죽은 남편은 업연이다. 여인의 사주에는 남편이 세 명이 있었다. 여인의 고생은 끝났다. 필자는 여인에게 고생 끝이니 더 이상 사주를 보지 말라고 했다.

지금 이름은 올해까지만 묶여있는 것이라 내년을 위한 준비 하는 희망의 해로 생각 하라고 했다. 어딜 가서든지 본인의 처지를 당당히 이야기하라고 했다. 감추는 것 보단 이야기로 푸는 게 더 당당한 모습이라고 했다. 그리고 금주하라고 했다. 여인은 술만 먹으면 눈빛이 바뀌는 사주라 술을 끊으면 좋은 배필을 만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도박도 끊으라고 했다.

여성은 올해 묶이면서 합이 된 것은 도화살이 풍부해서다. 풍류는 이제 그만 즐기고 진심으로 자녀들에게 잘해주면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랬더니 필자에게 신내림을 받았냐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허탈한 웃음과 함께 신내림을 받았으면 도를 닦지 뭣 하러 사주를 보겠냐고 하고 돌려보냈다.

문 닫고 대웅전 작은 법당에 앉아서 기도를 했다. 조금 전 여성의 사주를 호령하며 인생의 가시밭길 잘 넘어가게 해달라는 기도가 저절로 터져 나왔다. 초도 하나 켜드렸다. 사주를 보고 인생의 희망을 열어줘야 하는데 사주를 놓고 거짓말부터 잡아내야하니 참 허탈한 날이기도 했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이혼 없고 사별 없는 행복한 가정이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말에는 영험한 기운이 있다. 배우자, 자녀들에게 좋은 말을 많이 하도록 하자. “당신과 함께해서 행운이라 생각합니다. 당신께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이 한마디가 얼마나 큰 희망이고 힘인지, 깊게 생각해 보는 5월이다.

▲ 정동근 승원철학원 원장
정동근 승원철학원 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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